'가상광고'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아실 분들은 알겠지만, 말 그대로, '가상으로 만들어낸 광고'인데요.
좀 설명을 하자면, 방송을 볼 때 실제 현장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이미지인데, 이미지 조작을 통해 TV를 보는 시청자에게는 보이는 광고 입니다.
조금 더 알기 쉽게 말씀드리면, 축구경기중계를 볼 때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양팀을 구분할 때 그라운드에 각 팀의 국기나 엠블렘을 이미지로 표시하는 경우가 있죠. 그 이미지를 어떤 상품의 광고나 어떤 기업의 상표 같은 걸로 만든 거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상광고의 한 예



물론 종류는 다양합니다. 그라운드 주변의 광고판들 있잖아요? 그걸 현장에 존재하는 광고가 아니라 화면에서는 다른 광고로 덧씌울 수도 있구요. 전광판 같은 것을 광고로 덮을 수도 있지요.

이런 가상광고가 우리나라에서는 금지되어 있었는데, 어쩌면 올해 본격적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월 29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그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요.
바로 그 방송법 개정안의 핵심이 '가상광고 도입' 이거든요.

정부는 '가상광고'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 '스포츠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가상광고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 '가상광고와 관련한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방송산업 및 관련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제출된 법안은,

"방송법 제73조 제3항 : 방송사업자는 가상광고가 포함된 방송프로그램을 방송할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상광고가 포함되었음을 밝히는 자막을 표기하여 시청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와,

"방송법 제73조제4항 제6호를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6. 가상광고: 텔레비전방송에서 전자적 영상 합성기술을 이용하여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가상의 이미지를 창출하여 기존의 방송신호를 대체하거나 기존의 방송신호에 부가하는 방법으로 행하는 광고"

를 신설한다는 내용입니다.

어쨌든, 이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상광고가 허용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상광고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는 힘듭니다.

실제하지도 않는 이미지를 덧씌워 광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의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게 가상광고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된 입장인데요. 한나라당이나 대통합신당 등 대다수 정치집단들이 이런 입장을 밝혀왔거든요. 물론 그래서 지금껏 기술을 얼마든지 도달해 있음에도 가상광고가 도입되지 않은 이유지만요.

그에 비해 가상광고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법 개정 이유에서 밝힌 것들 외에도, '역차별'이라는 게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등 외국 클럽의 축구경기 중계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가상광고를 쉽게 접했을겁니다. 그처럼 국내에 방송됨에도 외국의 방송은 아무런 제재없이 가상광고를 할 수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 축구경기를 우리나라 방송사가 중계할 때는 가상광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거죠.

또 방송사들로서는 어떻게든 광고수입을 조금이나마 더 올릴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상광고 도입을 꾸준히 요구해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월드컵 등 축구경기 때 프리킥 찰 때 공이 놓여진 지점을 중심으로 골대까지 거리가 표시되거나 원이 그려지는 것 많이 봤을 건데, 그게 다 가상광고 기술을 테스트한거라 봐도 무방하지요.

따라서 업계에 따라 가상광고를 둘러싸고 입장이 확연히 구별되기도 하는데요.
신문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신문협회 같은 곳은 "가상광고는 미디어산업의 균형 발전을 도외시하는 방송사 특혜 조치"라는 의견서를 방송위원회에 제출하는가하면(조선일보에서는 정부가 개정안을 통과시킨 다음날 "시민단체들 역시 '가상광고는 프로그램 안에 광고를 내장하는 방식이어서 시청자의 시선을 분산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등 반대주장만 3개나 뽑아낸 기사를 내기도 했죠), 방송사들은 '역차별' 논리와 '방송사의 경영위기' 등을 내세우며 가상광고 도입을 요구해왔습니다.

자~
그렇다면 시청자인 우리들은 이제 가상광고 도입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까요?
사실, 제가 보기에 정치권이 겉으로야 '시청권 침해' 등을 내세워 가상광고 도입을 반대하고 있긴 하지만 2월 국회가 아니더라도 올해 안에는 가상광고가 도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광고제도 변화는 가상광고 뿐만 아니라, 중간광고 도입, 간접광고 허용 등 몇가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상광고도 다른 광고제도들과 패키지로 다뤄질 가능성도 있는데, 중간광고나 간접광고보다는 가상광고가 좀 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시청권 제약이라 하지만, 중간광고처럼 시청흐름을 끊는 것도 아니고, 간접광고처럼 프로그램의 상업화를 크게 가져오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만큼 가상광고가 다른 것들에 비해 광고 효과가 그리 크지도 않다는 거겠지요. 예를 들어 수원삼성 경기에서 선수들이 삼성 로고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뛰나, 그라운드에 삼성 로고를 표시하나 무슨 큰 광고효과가 있겠나 싶은거죠. 물론 경기 현장 광고판을 직접 관리하는 업체들로서는 타격이 있는 건 분명할겝니다. 그 사람들이 경기보러 온 관중들 보라고 광고하기보다는 중계방송에서 TV를 보는 시청자들 보라고 광고하는 것 아니겠어요? ^^

따라서 저는 사실 가상광고 정도는 허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흔하게 접하고 있는 가상광고인데, 그리 시청권을 제약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 정도 틈새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해서요. 물론 중간광고도 케이블을 통해서 이미 접하고 있는 것이긴 하나, 중간광고는 사실 짜증이 많이 나거든요. 좀 집중할만하면 끊고, 또 보다보면 끊고...

그래서, 허용범위나 규칙 같은 것만 잘 정비한다면(막 무작위로 경기 흐름까지 제대로 볼 권리를 침해하면 곤란하겠지만) 가상광고 정도는... 싶은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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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JK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포츠 경기에서 실제 경기 시청에 방해만 안된다면 찬성합니다. 하지만, 그부분이 상당히 주관적인 요소이긴 하네요. ^^;

    경기시작전후, 경기가 잠시 중단 된 상황 등이나 화면상 실제 경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공간에 가상광고를 내보내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2008.02.04 21: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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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전문 블로그 : 미디어후비기
콧구멍에 코딱지가 앉았을 때, 코에 먼지와 온갖 잡것들이 쌓였을 때, 그래서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고, 때론 숨쉬기가 힘들 때, 코 한 번 시원하게 후비고 큰 덩어리를 파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함을 느낍니다. 방송을 보면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뭔가 찝찝함', '뭔가 불편함', '뭔가 파헤쳐야 하는 궁금함'을 시원하게 후벼볼랍니다. 미디어, 누구나(who) 후벼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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