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2500원.방송법에 의하면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64조(텔레비전수상기의 등록과 수신료 납부)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텔레비전수상기(이하 "수상기"라 한다)를 소지한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에 그 수상기를 등록하고 텔레비전방송수신료(이하 "수신료"라 한다)를 납부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TV를 '소지'한 가정은 한 달에 2500원을 '텔레비전방송수신료'로 내게 됩니다.
이 수신료 2500원.. 예전엔 KBS의 수신료 징수요원들이 집집마다 다니며 걷었더랬죠. 해서 저도 기억엔 거의 없지만, 옛날엔 KBS 징수요원이 수신료를 받으러 왔을 때 각 가정 사이에서 TV 수상기를 숨기고 하느라 실갱이를 벌이고 그랬답니다.
근데 1994년 이후부터 한국전력의 전기세 납부고지서에 TV 수신료도 '통합고지'되게 되어, 전기세를 낼 때 자동적으로 수신료도 납부하게 되었습니다.
이 '수신료 2500원',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가 KBS를 안보는데 왜 돈을 내냐'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우리집은 케이블 안달면 TV도 잘 안나오는데 왜 돈을 내냐'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좌파방송에 무슨 돈을 내냐'고도 합니다.
근데, 또 어떤 사람들은 지금의 2500원이 28년째 동결되어 있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지 못한다며 '수신료 현실화', 즉 인상해주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마지막 경우에 해당합니다만, 여기서는 수신료 현실화를 가지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어서 이쯤에서 일단 이 부분은 접구요. 다만, 2000년 대법원에서 KBS 수신료의 성격을 규정한 내용 하나만 덧붙입니다.
수신료는 KBS가 방송을 하고 그 대가로 받는 수수료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가가 징수하는 조세도 아니다.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에 충당하기 위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다.
즉, KBS를 보지 않는다고, KBS를 싫어한다고 내지 않는 돈이 아니라는거죠.
자, 여기서 제가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것.
KBS 직원들의 1년 연봉이 얼마나 될까요?
다들 '많다'라고 알고 있을 겁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평균으로 따져서 대략
7000만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많죠? MBC와 SBS는 그보다 좀 더 많다고 그러구요.
1년에 7000만원...
이 돈을 채우려는 수신료를 내는 곳이 몇군데나 필요할까요?
수신료는 보통 한 가구별로 징수가 되죠. 집에 TV가 두 대 있어도 개별적으로 다 조사하지는 않으니, 두 대 이상 있더라도 2500원 낸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그러면 한 가구당 1년 동안 내는 수신료가 30,000원.
30,000원 * X = 7000만원, X=수신료를 내는 가구의 수, 즉 2,333가구입니다.
대개 1가구는 4인가족을 기준으로 하니, 4인*2333가구=9332, 즉 9,332명.
무엇을 말하려는 것이냐?
KBS 직원 1명을 1년 동안 먹여살리기 위해 9332명의 국민들이 1년 동안 수신료를 모아줘야 한다는 거죠.
9332명... 약 1만명에 가깝습니다. 약 만명의 국민이 KBS 직원 1명의 삶을 책임지고 있다는 겁니다.
KBS 직원이 전국을 모두 합쳐 50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내는 수신료 가운데 4,666,0000명의 국민들이 내는 수신료는 KBS 직원 5000명을 먹여 살리는데 사용되는 겁니다. 어떤 누군가로부터 이런 계산 방법을 듣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아 그렇구나...'
KBS 직원 되려면 무지 어렵습니다.
기자나 PD가 되려면 이른바 '언론고시'라는 험난한 길을 통과해야 하고, 아나운서가 되려면 몇 천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고, 카메라맨, 행정직 등을 하려고 하더라도 정말 바늘 구멍이 따로 없습니다.
그야말로 '엘리뜨'들이라 할 만 하죠. 물론 MBC나 SBS 등 타 방송사에 들어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아무로 '엘리뜨'라 하더라도, 자기 잘난 맛에 빠져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KBS에 들어간 이상 국민 만명이 자신을 1년 동안, 아니 평생 동안 먹여살린다는 생각을 가슴에 새겨야 하지 않을까요? 과연 지금 KBS 직원들 중에 이런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 국민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슴에 새기고 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요?
아니, 공영방송의 책임, 국민에 대한 책임보다는 자신들의 주머니를 더 채우는데 신경이 더 가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KBS노조, 선거 당시 '
복지대박'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와 당선되었습니다. 국민들이 내는 수신료의 가치를 생각하기는커녕 한 푼이라도 임금을 올리고 혜택을 얻고자 한 것이죠. 예전에 어떤 사람은 자칭 'KBS 직원'이라고 밝히면서 '정연주 때문에 우리 임금이 안오르는데, 왜 정연주를 지키자고 하느냐'며 저한테 따진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KBS를 자기네 수중에 넣기 위해 상상을 초월한 온갖 초법적인 짓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신태섭이라는 한 대학의 교수이자 KBS 이사인 분의 경우, 그 분의 대학당국은 그분이 대학의 허락없이 KBS 이사를 했다고 '해임'시켜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최시중 씨가 대장으로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라는 곳은 그 대학이 신태섭 교수를 '해임'시켰다는 이유로 KBS 이사에서 잘라내고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이미 채워넣었습니다.
신태섭 이사는 대학이 자신을 해임이 이유가 아무런 명분도 없는 것이어서 즉각적으로 '해임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데,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그냥 방통위는 '이사 자격이 없다'고 결정해버린거지요.
그리고, 신재민 문화부 차관은 '대통령에게 KBS 사장 해임권이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방송법 그 어디에서도 이러한 내용은 없습니다. 그저 'KBS 이사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을 뿐이지요. 그럼에도 KBS 이사회는 역시 자신들에게 부여된 법적 권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KBS 사장 해임권고안'이라는 것을 통과시키려 하고 대통령은 이를 명분삼아 정연주 사장을 해임한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한 편으로 '정치검찰'을 통해 정연주 사장을 사법처리한 다음 역시 국가공무원법을 인용해 정 사장을 해임시키려 한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구요.
그 와중에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KBS 사장은 정부 산하기관장으로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기조를 적극적으로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KBS를 '이명박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지금 진행되는 모든 '초법적' 일들이 결국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KBS를 자기네 입맛에 맞는 방송으로 만들려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많은 시민들이 'KBS는 정권의 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라며 'KBS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사회원로, 언론현업단체들은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이라는 것을 만들어 역시 'KBS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6월 11일 처음 불을 밝히기 시작한 KBS 앞의 촛불은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그런데, 정작 KBS 내부는 조용합니다. 몇몇 PD와 기자 등 일부 양심적인 KBS 직원들은 KBS 이사회의 초법적인 탈선행각을 저지하기 위해 몸을 던지고 있기도 합니다만, 절대 다수 KBS 직원들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KBS가 국민의 방송임을 가장 먼저 내세워서 싸워야 할 KBS 노조,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이런 사람들은 위해, KBS가 어떤 방송인지도 모르고, 자신들을 누가 먹여주는지도 모르고, 누구를 위해 자신이 일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해마다 만명의 국민들이 돈을 내야 하는 겁니까?
저는 사실 KBS 수신료 2500원 아깝다는 생각 하지 않았습니다. 매달 나가는 핸드폰 요금 3~4만원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됩니다. 매달 나가는 인터넷 이용료 28000원에 비하면 역시 10분의 1도 안됩니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 1편 요금보다 적습니다.
그런데, 내 돈으로 먹고 사는 KBS 직원들이 정작 국민의 방송이어야 할 자신들의 정체성을 망각한 채 KBS가 정권의 손아귀에 쥐어지도록 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돈 2500원이 엄청나게 아까워졌습니다. 국민들은 한 달이 넘도록 촛불을 들고 KBS를 지키자며 KBS 건물 앞에서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격려는 커녕 지켜보기조차 껄끄러워하는 아니 '저 사람들 좀 가주지'라고 하는 KBS 직원이 있다는 사실에 돈 2500원 내기 싫어졌습니다.
만약 정권의 시나리오대로 정연주 사장이 끌려 내려오고, 그 자리에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김인규 라는 사람이 들어오게 된다든지 하는 일이 끝내 벌어진다면 저는 집에 TV를 없애는 한이 있더라도 수신료 내지 않을 겁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설득할 겁니다.
만약 그렇게 되어, 촛불의 물결처럼 'KBS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갈 때 KBS 직원들이 어떻게 될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겁니다.
이것은 대단히 불행한 시나리오입니다. 돈 없는 가난한 국민들이, 삶에 바빠 여가시간 제대로 누리기 힘든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문화를 즐기고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영방송,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여론이 무엇인지, 이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절대 다수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공영방송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부디 불행한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힘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절실하게 나서야 할 사람들은 무엇보다 KBS 직원들입니다.
KBS 직원 여러분,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명박 정권 'KBS 탈취'를 앞장 서 막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