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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PD, 시청자 가슴에 '거침없이 하이킥' 날릴까?

MBC 평일 저녁 승부수 '거침없이 하이킥' 방송 개시


 시트콤(시추에이션 코미디)의 대가 김병욱 PD가 돌아왔다. 줄곧 활동해왔던 SBS를 떠나 MBC로, <거침없이 하이킥>(연출 김병욱, 극본 송재정)이란 프로그램을 들고서.
  
  8시대에 시트콤 넣는 파격적 편성 단행한 MBC
  
  MBC는 11월 6일부터 단행된 가을 프로그램 개편에서 그 동안 일일연속극이 방송되던 시간대인 ‘8시 20분~9시’에 일일시트콤을 넣는 파격을 선보이며 <거침없이 하이킥>(<하이킥>)을 거야말로 ‘거침없이’ 편성했다. 아울러 원래 방송되던 일일연속극 <얼마나 좋길래>는 시간대를 당겨 <하이킥> 바로 앞에 배치했다.
  
  
△MBC의 새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제작발표회. ⓒMBC

  
  <하이킥>이 편성된 시간대는 SBS가 ‘1시간 빠른 뉴스’를 내세우며 <8시뉴스>를 방송하기 전까지 ‘고정불변’의 ‘일일연속극’ 시간으로 여겨져 왔다. <보통사람들>, <서울뚝배기> 같은 드라마가 일일극의 전설을 만들어왔다.
  
  물론 SBS 8시뉴스 방송 이후에도 KBS와 MBC에서 9시뉴스 직전의 시간은 타 장르 프로그램의 불가침 성역이나 마찬가지였다. KBS는 <노란손수건>, <백만송이 장미>, <별난여자 별난남자> 등의 일일연속극을 줄곧 히트쳐 왔고, MBC 또한 <온달 왕자들>,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등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해왔다.
  
  하지만 MBC의 일일극은 <굳세어라 금순아>가 막을 내린 뒤부터는 KBS에 밀려 맥을 추지 못했고, 이번 가을개편에서 결국 MBC는 시트콤을 내세우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하이킥>은 MBC가 스스로 “평일 저녁 시간대의 대변혁”으로까지 이야기하는 만큼 흡족한 결과를 안겨줄까?
  
  일단 시도 자체는 기대할만 하다.
  
  첫째, 줄곧 ‘일일시트콤’을 해오다 지난 해 주간시트콤에 도전해 만들었던 <귀엽거나 미치거나>가 애초 예정한 방송분을 채우지 못하고 SBS에서 조기종영당하는 참담함을 겪었던 김병욱 PD가 방송국을 바꿔 다시 일일시트콤으로 돌아온 프로그램이 바로 <하이킥>이다.
  
  둘째,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에서 이른바 ‘가족시트콤’이란 장르에 절대적 강세를 보여 왔던 김병욱 PD와 송재정 작가가 ‘개성 강한 한의사 가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무규칙 이종 드라마’를 내세우며 또 다시 호흡을 맞춘 <하이킥> 역시 그들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대된다.
  
  셋째, 이들 커플이 비록 SBS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한 번의 좌절을 맛봤지만 당시 이들의 실패가 ‘프로그램의 문제’라기보다 시청자들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기종영을 밀어붙였던 SBS의 편성전략이 문제였던 만큼, <하이킥>을 전면에 내세워 공세적인 편성전략을 꾀하고 있는 MBC가 앞으로 한 동안은 <하이킥>을 지원할 것으로 보여 제작진의 부담은 있겠지만 결코 전망이 어둡지 않다.
  
  
△김병욱 PD. ⓒMBC

 김병욱 PD는 스스로 “원래 슬로우 스타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초대박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도 방송을 시작한 지 석달이 지나서야 반응이 왔다고 한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와 <똑바로 살아라> 역시 <순풍>의 후광을 업고 관심을 모았지만 방송 초기에는 반응이 신통찮았다.
  
  <귀엽거나 미치거나>의 경우도 조기종영될 당시 시청률이 그렇게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김 PD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 겨우 탄력을 받나보다” 할 때 SBS ‘높은 분’들로부터 느닷없이 조기종영 령이 떨어졌다. “<귀엽거나 미치거나>에 대한 감을 잡고 새로운 기획들을 많이 준비해 놓은 상태”에서 갑작스런 조기종영 통보를 받은 김 PD는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이는 당시 인터넷 상에서 ‘<귀엽거나 미치거나> 조기종영 반대 캠페인’까지 벌였던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그 동안 김 PD는 절치부심 만전을 기해 새로운 시트콤을 준비해왔을 것이다. 이 같은 제작진의 상황과 MBC의 새로운 편성전략이 절묘하게 만난 프로그램이 <하이킥>인만큼 일단 기대를 걸어볼 만 할 것이다.
  
  방송 초기 '김병욱표 시트콤' 가능성 보인다
  
  이 같은 기대 속에서 6일 첫 선을 보인 <하이킥>은 ‘역시 김병욱’이라 할 만한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이순재와 나문희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닮은꼴을 보여주는 1세대 부부로 등장하고, 정준하(극중 이준하)와 박해미가 고등학생 형제를 둔 첫째 부부로, 최민용(극중 이민용)과 신지가 갓 애기를 낳은 둘째 부부로 등장해 각각 개성 강한 유별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견원지간’이라 할 만큼 만나면 으르릉 거리는 정준하의 아들 연년생 고딩 형제와 이들의 담임선생으로 등장한 서민정이 풀어낼 이야기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인물 관계뿐만 아니라 <하이킥>에서 각 캐릭터의 특징이 드러나는 부분에서도 재미가 더해 질 것 같다.
  
  이순재는 <허준> 등에서 보여줬던 강직하고 근엄한 인물이 아니라 <사랑이 뭐길래>에서 연기했던 ‘대발이 아버지’와 흡사한 모습을 <하이킥>에서 보여준다. 예전 김병욱 PD 작품 <순풍산부인과>의 오지명 수준으로까지 캐릭터를 살려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일 것.
  
  나문희는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연 많고 굴곡진 삶을 살아온 어머니 상에서부터 성깔있는 여사장, 딸과 티격태격 다투는 어머니 등 자신에게 부여된 거의 모든 역할을 너무나 잘 구현해 호평이 끊이지 않는 연기자다. 시트콤에 얼마나 적합할지는 아직 미지수이겠지만 <하이킥> 방송 초기에 이미 ‘힘센 천하장사 할머니’라는 특이한 인물로 등장하면서 <소문난 칠공주>에서의 ‘돌리고~돌리고~’ 못지않은 활약이 기대된다.
  
  이밖에 최민용은 MBC의 청춘 시트콤 <논스톱>에서 보여줬던 뺀질하면서도 코믹한 모습을 여전히 살려낼 것으로 보이고, 서민정은 김병욱 PD의 <똑바로 살아라>에서 시트콤을 경험했을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이미 시트콤에 아주 어울리는 연기자로 인정받은 만큼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터트리는 데 남다른 재주를 보여줄 것 같다. 서민정은 이미 첫 회부터 남자 고등학교의 초년생 담임을 특유의 ‘맹’한 연기로 그려내고 있는 중.
  
  다만 <하이킥>에서 <순풍>과 <똑바로 살아라>의 박영규 정도의 비중있는 역을 맡은 정준하는 아직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 기대가 이른 것 같고,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신지도 더 지켜봐야 할 듯.
  
  애초 의도한 기획의도, 편성전략 밀고 나가야
  
  ‘김병욱표 시트콤’은 여러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부조리한 일상’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데 그 매력이 있다. 쪼잔한 모습, 치사한 모습, 버거운 모습 등 ‘곱지 않은’ 인간들의 다양한 일상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도 과감히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 웃음 속에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탁월한 능력도 가지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한 장면. ⓒ

  
  방송 초기 경쟁 프로그램인 KBS의 <열아홉 순정>과의 정면 승부가 상당히 버겁겠지만 ‘슬로우 스타트’까지 끈기 있게 잘 밀고 나간다면, 앞으로 이순재·나문희 가족과 김병욱 PD가 시청자들의 답답한 가슴에 얼마나 통쾌하고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릴 수 있을 지 기대해 볼만 하다.

(이 글은 2006년 11월 8일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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