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기사는 지난 8월 18일 조선일보 5면에 실린 기사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기사다.

펼쳐두기..

제목에서처럼 이 기사가 강조하는 것은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1위'가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것, 그리고 '가장 많이 보는 언론'이 조선일보라는 거다.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1위에 MB에 오른 것은 별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시사저널'의 조사에서 매년 이 항목의 1위는 현직 대통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MB의 영향력이 가장 높다고 판단한 비율이 71.6%였다는 것이 이야깃거리가 될 만 한데 시사저널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성적표를 비교해 보자. 노태우 전 대통령 89.9%(1989년), 김영삼 전 대통령 76.8%(1994년), 김대중 전 대통령 74.4%(1999년), 노무현 전 대통령 75.7%(2004년)였다. 이대통령(71.6%)이 역대 가장 낮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다만, 내년에도 70%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고 한다. 즉 집권 2년차를 맞은 대통령 가운데 그 영향력이 가장 낮은 게 바로 MB라는 거다. 그럼에도 어쨌든 MB가 영향력 1위를 차지한 것을 내세우고 싶은 것은 조선일보 마음이니, 그러라고 해두자.

그런데, 조선일보가 강조한 두번째 내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가장 많이 보는 언론 1위'를 조선일보라고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왜곡이다. 시사저널의 이 항목에 대한 조사는 '가장 열독·시청하는 매체' 부분이다. 즉 신문의 경우 '열독률'이라는 거다. '열독률'이 무슨 의미인가. 바로 '가장 열심히 읽는 비율'이라는 거다. 조선일보가 제목에서 표현한 '가장 많이 보는'은 '구독률'이다. 구독률과 열독률은 개념이 다르다. 시사저널의 조사는 '열독률'을 의미하는데 조선일보는 제목에서 '구독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표현했으니 이는 왜곡이다.

그런데, 어쨌든 조선일보가 열독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단한 의미를 둘 수 있을까?

시사저널 조사에 의하면 조선일보는 이 부분에서 22.4%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조선일보가 1위였는데, 34.5%였다. 즉 '조선일보를 가장 열심히 읽는 비율'이 무려 12%나 빠져나간 것이다. 조선일보 말대로 '구독률'의 개념이라면 조선일보를 보는 사람들의 비중이 이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와는 정반대로 그 의미가 대단히 큰 조사결과다.

참고로 이 조사결과는 일반시민을 상대로 한 것은 아니고, 학계, 언론인, 관료, 기업인, 정치인, 사회단체인 등 각 분야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를 상대로 한 것이다. 흔히 여론을 이끈다는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열심히 읽는 비율이 1년 사이 12%나 줄어들었다.

다음으로 조선일보가 본문에서 강조하는 것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조사결과다. 조선일보는 57.5%로 58.6%인 KBS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조선일보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야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니 크게 눈여겨 볼 대목은 아니나, 2000년까지 1위였던 조선일보가 2001년부터 줄곧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곱씹어 볼만 하다.

무엇보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조선일보가 굳이 다루지 않은 내용이다.
시사저널의 조사에는 '열독률'과 '영향력' 외에 중요하게 볼 항목이 바로 '신뢰도'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신뢰도'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결과는 조선일보가 14.4%로 5위를 차지했다.

조선일보보다 상위를 차지한 매체들이 주목되는데, 1위는 MBC가 31.3%, 2위는 한겨레가 30.3%, 3위는 KBS가 25.5%, 4위는 경향신문이 18.4%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뢰도'가 더욱 주목된다.

표출처 : 시사저널(클릭하면 해당 기사로 이동)


지난해에는 한겨레가 28.7%로 1위를 차지했고, KBS가 27.0%로 2위, MBC가 23.6%였다. 조선일보는 17.8%로 4위였고, 경향신문은 16.9%로 5위였다. 조선일보는 경향신문에게 4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MBC가 1위를 차지한 것도 두드러지는 결과다. MBC는 '23.6% --> 31.3%'로 '3위 --> 1위'가 된 반면, KBS는 27.0% --> 25.5%'로 '1위 --> 3위'로 추락했다. '1위 --> 2위'가 된 한겨레는 '28.7% --> 30.3%'로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즉 MBC와 한겨레를 신뢰하는 '오피니언 리더'는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KBS를 신뢰하는 사람은 줄어든 것이다.
 KBS는 '가장 열독·시청하는 언론매체' 분야에서도 19.1%로 21.9%를 얻은 MBC에 밀려 3위를 차지했는데, 지난해에는 KBS가 26.3%로 2위, MBC가 20.8%로 3위였다. KBS가 왜 이런 꼴이 되었는지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KBS와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만큼 높은 것은 분명하나, 언론매체로서 생명이라고 할 '신뢰도'는 급격하게 추락했고, 조선일보와 KBS를 열심히 보는 사람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즉,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을 '미디어후비기'의 시각에서 새로 쓰면, "조선일보·KBS, 신뢰도 동반 추락" 정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연한 결과다.

  1. 겔러 2009/08/25 01:47 답글수정삭제

    아주속시원한 기사 잘봤습니다

  2. 행동하는투표인 2009/08/26 03:57 답글수정삭제

    조선일보를 찌라시라고 나쁘게만 말하는건 시정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냥 광고지라고 표현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ㅋㅋㅋ
    알만한 사람은 꼴통들이 말하는 좌파뉴스를 믿는다.. 판단력이 있다면 무엇이 중요한지 알수 있겠지요.. 뭐 조선광고지를 구독하는 주변사람들도 광고지를 믿지는 않고 귀찮아서 본다는게 상당수인 현실이니까요..

    제가 궁금한건 구독률 1위라는게 진실일까 하는겁니다...
    주변의 관공서에 비치되는 무상광고지가 무엇인지, 군부대에 납품?되는 신문이 국방일보외에 어떤 광고지인지 관공서에 여러종류의 신문이 비치된다면 과연 조작광고지가 구독률1위자리를 고수할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물론 시끄러워지는거 싫어하는 대다수의 매장이나 병원,은행등을 포함한더면 더더욱이요..
    그들의 조작중 개인적으로 가장 웃긴대목은 '민족지'개념입니다..
    조선,동아를 민족지라 말하는 매체가 조선,동아 외에 어떤게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하거든요...ㅎㅎ

  3. 한겨레도 경품 주는구만!

    Tracked from 순디자인연구소 2009/08/30 21:34

    얼마전 어느 아파트단지 앞을 지나가는데 왠 점퍼 차림의 아저씨가 만원권 여러장을 부채처럼 펼쳐서 내 앞에 디밀고는 신문구독을 권유하는 거다. 아들과 함께 가고 있었는데 내가 별 흥미를 보이지 않자 소년조선이라도 보라는 거다. 몇달 그냥 넣어주고 현금도 주겠다는 거다. 계속 무시하고 지나는데 한사코 쫓아 오면서 구독을 권유하는 거다. 결국 나도 화가 나서 "당신 이렇게 하는 거 불법인거 모르십니까? 이러니까 조중동이 욕먹는 겁니다~!"하고 쏴붙이고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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