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 6집 'HEXAGONAL'을 사서 듣고 있다.
리쌍 자체도 워낙 좋아하지만, 장기하와 얼굴들, 이적, 비지, 루시드폴, YB, 타이거JK 등 피처링으로 참여한 뮤지션들도 다들 개성만점의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이들이라 한곡한곡 버릴 것 없이 좋다. 길과 개리의 직설적이고 거친 듯 하면서도 귀에 착착감기는 랩을 기본 베이스로 하여 피처링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성이 이 한 장의 앨범에 모두 녹아들어 있으니 마치 10여장의 싱글앨범을 한장의 앨범으로 다 듣는 듯한 느낌이다.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는 물론 장기하와 얼굴들이 참여해 또박또박한 장기하의 목소리와 길의 탁한 랩이 이렇게 어울리나 싶은 '우리 지금 만나'라든지, 힘찬 YB의 락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런' 등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데, 그중에서도 귀에 딱 꽂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시나위 보컬 출신인 김바다가 피처링한 'Dying freedom'이다.
'죽어가는 자유'라.. 제목부터 심상찮은 이 노래는, 무엇보다 가사를 흘려듣기 힘든 노래다.

"소리쳐봐도 기적 따윈 없어"라며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이 또 오늘같아, 바뀌지않아 양심이 타는 냄새를 맡아, 이곳은 산소를 잃어버린 막장"이라고 절망을 이야기하는 개리의 랩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에서 '막장'은 다름아닌 '2009년 대한민국'이다.

2009년 대한민국의 '자유'에 대한 리쌍의 진단은 대중음악에서 쉬 접할 수 없을 정도로 직설적이고 날카롭다.

자유는 꺾여져 버렸고, 해야 할 말은 맘속에서 맴돌고, 그렇게 우리는 자유의 반대쪽으로 향해가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분노밖에 없다고 소리친다. 2009년 오늘의 세상에서 더 이상 참는 것은 질려버렸다고 한다.

펼쳐두기..


'표현의 자유', '집회, 시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는 2009년 대한민국을 향해 이토록 과감하게 '자유'를 이야기하는 노래를, 그것도 대중음악인의 앨범에서 들을 수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리쌍이 간절하게 랩으로 이야기하는,

내게 자유를 줘 말할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들을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봐 볼 수 있는
맘 편히 살 수 있는

이라는 요구는, 그냥 형식적이고 괜히 저항의식을 담은 겉멋 가득한 노래가 아니라, 지금 민주주의와 자유가 위협당하는 대한민국을 사는 모든 사람의 요구를 대변한 것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유를 간단명료하게 핵심적으로 담고 있다.

말할 수 있는 자유, 들을 수 있는 자유, 볼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맘 편히 살 수 있는 자유. 산소와 마찬가지로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가 아닌가.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리쌍의 노래에서처럼 자유가 질식당한 '막장'과 다름 없고, 자유의 반대쪽을 향해 가고 있다. 운동가가 아닌 대중음악인이 자신의 앨범에 '자유를 달라'는 요구를 담아 노래하는 세상이 바로 2009년 대한민국인 것이다.

여담이지만, 리쌍 6집에서 'Dying freedom' 다음에 담긴 트랙 또한 심상치않다.

skit(노래와 노래 사이를 연결하는 짧은 상황극이랄까... 우스개소리라든지, 읆조림이라든, 짧은 대화나 랩 등 형식은 다양하다)으로 들어간 이 트랙은 제목이 '벌칙'인데, 다름아니라 길과 김제동 사이의 짧은 대화로 이뤄져 있다. 대화의 내용은 별 것 없다. 김제동이 벌칙으로 길에게 따귀 혹은 알밤을 주려고 하는데 길이 계속 피하다 결국은 '딱'하는 소리로 한대 맞으면서 끝난다.

별 것 아닌 대화지만 김제동이 등장한 것이 그냥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그것도 '자유'를 이야기한 'Dying freedom' 다음에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긴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김제동이 아닌가.

물론 리쌍의 앨범이 김제동의 KBS 퇴출보다 먼저 나왔으니 우연의 일치다. 하지만 방송인이자 웃음을 주는 김제동을 더 이상 KBS에서는 볼 수 없고 리쌍의 앨범에서나마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현실은 그 자체로 적나라하다.(김제동을 MBC에서는 계속 볼 수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어쨌든 여러모로 리쌍의 이번 6집은 시간날 때마다 듣고 싶어진다.

'Dying freedom'(Feat.김바다)
-리쌍 6집

여기선 쉬운게 하나도 없어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어
소리쳐봐도 기적 따윈 없어
나는 도시의 외로운 비석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이 또 오늘같아
바뀌지않아 양심이 타는 냄새를 맡아
이곳은 산소를 잃어버린 막장

원하는 세상은 내 안에 머물고
바라던 세상은 내 손 안에 있어(come on)

내게 자유를 줘 말할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들을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봐 볼 수 있는
맘 편히 살 수 있는

자유는 꺾여진 꽃으로 해야 될 말은 맘속으로
그렇게 우리는 자유의 반대쪽으로 걸어가고 있어
목적지도 모르고 오늘도 사는 게
예전 같지 않아 남는 게 분노밖에 없어
참는 데 질려버렸어
2009년 세상을 향해 다같이 묵념

내게 자유를 줘 말할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봐(다 같이 묵념)
내게 자유를 줘 들을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봐(다 같이 묵념)
내게 자유를 줘 말할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봐(다 같이 묵념)
내게 자유를 줘 들을 수 있는
내게 자유를 줘 봐(다 같이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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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제동 하차 ‘스타골든벨’ 시청률 급락 7.6% ‘KS 여파-MC효과 미비’

    Tracked from   StoryBlog v5.5♬in T.C.T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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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6 09:0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앞산꼭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타고 들어와서 리쌍이라는 멋진 뮤지션(그룹인가요?)을 만나네요.
    말씀대로 '다잉 프리덤'은 작금의 대한민국을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서 의미 심장하네요.

    특히 "양심이 타는 냄새",
    "산소를 잃은 막장"과 같은 표현은 '용산'과
    불타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느끼게 하기엔 충분합니다.

    좋은 음반과 멋진 곡을 들려준 리쌍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 훌률한 뮤지션을 소개해준 님에게도요.
    고맙습니다.

    2009/10/19 18:16
    • BlogIcon hangil  수정/삭제

      저도 그 대목을 용산을 떠올리긴 했어요...
      리쌍 노래 좋답니다 ^^
      이런 의미 외에도 음악 그 자체로도 말이죠~

      2009/10/20 12:10
  2. BlogIcon навигатор екатеринбург  수정/삭제  댓글쓰기

    Really Good Work…. You Helping People A lot

    2009/10/1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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