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자사 기자의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하러 온 검사와 검찰수사관들을 막아나서며, '언론탄압'이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만약, 경향신문이 그랬다면, 한겨레신문이 그랬다면 '당연하지'라며 박수라도 쳤을텐데, 동아일보의 행동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다름 아닌,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와 관련된 이른바 '최태민 보고서'의 출처를 밝히기 위한 것.

동아일보의 자매지인 '신동아'가 지난 6월호에서 '최태민 보고서'를 '모처'로부터 입수했다며 보도했는데, 검찰에서는 그 '모처'가 어딘지 당시 기사를 보도한 기자의 이메일 계정을 확인하겠다는 거다.

근데, 그걸 막아서는 동아일보의 행동이 왜 이해하기 힘들다는 거냐?

아래는 내가 지난 7월 7일 쓴 글이다.

==========================
최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에 대한 이른바 '부동산 게이트'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MB캠프와 한나라당 측의 '권력기관 개입 의혹', '정보유출 의혹' 주장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MB캠프 측 관계자들과 한나라당 지도부들은 연일 '일반인들은 볼 수 없는 자료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권력기관이 자료들을 유출시키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국세청, 국가정보원 등 정부 기관 항의 방문을 하는가 하면, 이명박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 관련 부동산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와 '개인정보법 위반' 등의 혐의 고소고발까지 진행했다.

한나라당 측에서 주장하는 정보유출의 사례는 크게 두 가지.

'개인의 부동산 정보를 국세청 등의 도움 없이 접할 수 없다'는 것과,

'박근혜 후보의 측근으로 일컬어지던 최태민 목사와 관련한 이른바 최태민 보고서가 국정원이 보관하던 자료'라는 것.

나는 이 자리에서 이른바 '권력기관 개입 의혹'에 대해 아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려주고자 한다. 진짜 쉬운 방법이다.

경향신문이 터트린 김재정 의혹의 경우에는 어떻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이 그 자료를 입수하게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고, 경향신문에서 앞으로도 여전히 '합리적 검증을 계속하겠다'고 밝힌만큼 후속보도 또한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그런 경향신문더러 '어디서 자료를 구했냐?'면서 법적 대응까지 한다고 경향신문이 '그래 여기서 입수했소'라고 나올 것 같지 않다. 아니 경향신문은 절대 그런 방법을 쓰지 않을 것이다. 설혹 법원에서 '입수경위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경향신문에서는 '취재원 보호' 때문이라도 절대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렵게 에둘러 가지 말고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처리해서, 자기네들 주장대로 권력기관이 개입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바로 그것은,

한나라당이 또 하나 문제로 삼고 있는 '최태민 보고서' 유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게 왜 쉽냐면,

무엇보다 한나라당과 이해관계가 똑같은 동아일보의 협조만 구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동아일보의 자매지인 월간 신동아 6월호는 <박근혜 X파일 & 히든카드>라는 기사에서,

"
이런 가운데 ‘신동아’는 중앙정보부가 작성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최태민 관련 수사보고서인 ‘최태민 관련 자료’(사진)를 최근 모처에서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최태민의 출생, 성장배경, 경력, 박근혜를 만나게 된 과정, 구국여성봉사단 창설 이후의 부정행위 의혹, 여성 추문 등을 A4지 16장 분량으로 상세히 담고 있었다."
 
면서 그 내용을 상세히 전한 바 있다.

바로 그 기사를 쓴 기자나 신동아 편집국장에게 '모처가 어디냐?'라고만 물어보면 문제는 쉽게 풀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물어본다고 신동아에서 쉽게 답해주겠냐고?

답은 '그렇다' 이다.

최근 '부동산 게이트' 관련 의혹으로 이명박 후보가 궁지에 몰리게 되자 보수신문들은 모두가 떨쳐 일어나 '이명박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사설을 읽어보면 그렇다.

그 중, 동아일보 사설 하나.

동아일보는 지난 7월 4일 사설 '이명박 씨 '부동산 의혹' 제기 경위와 실체적 진실'에서,
 

"의혹의 근거가 되는 자료의 취득 경위도 떳떳하다면 마땅히 밝혀야 한다.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자료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도 의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002년 대선 때의 ‘병풍(兵風)’ 같은 흑색선전의 조직적 조작과 유포가 이번에도 판을 쳐서는 안 된다."

고 주장한 바 있다. 남에게 '마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할 정도라면 자기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한나라당 측에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동아일보 측을 찾아가기 바란다. 너무 쉽게 일이 풀리게 되어 있다. 더운날 힘들게 정부기관 돌아다니며 푸대접 당하지 말고, 칙사대접 받으면서 쉽게 유출 경위를 파악하면 되는 거다.

이렇게 쉬운 걸 왜 안한는지 나는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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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시, 동아일보가 얼마든지 한나라당과 검찰수사에 흔쾌히 협조할 줄 알았다...
사설까지 썼는데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을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
지 무덤 지가 파놓고 이제와 마치 대단한 탄압이라도 당하고 있는 것처럼
(<“취재원 공개 강요는 헌법적 가치 무시 행위” >, <검찰 “신동아 ‘최태민 보고서’ 기사 출처 확인하겠다” >, <검찰 관계자 “동아가 협조해야 다른 언론사 수사 가능”>)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검찰마저 '애원'하지 않느냐, '동아가 협조해야 한다'고....
동아는 '취득 경위가 떳떳하다'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라.
언론자유고, 탄압이고, 괜히 생색부리지 말고~ 아주 가증스럽다, 가증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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