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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30%가 넘는 드라마에다 대고 쓴소리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예전에 한 번 그랬다가 그 드라마의 팬들에게 된통 당한 적도 있는데요. 그래도, 그냥 두고 보기엔 좀 내키지 않아 한 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드라마 ‘이산’ 인데요.
‘이산’... 참 안타까운 드라마입니다.
‘이산’과 관련해 이번까지 모두 3번 글을 쓰게 됩니다. 모두 좋은 이야기는 없는데, 내가 ‘이산’ 안티라서, 정말 ‘이산’을 싫어해서 안좋은 이야기들을 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단지, 이 좋은 소재를 가지고 어찌 이렇게밖에 이야기를 못풀어 낼까, 아쉽고 또 아쉬워서, 그러다보니 눈에 안차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쯧쯧쯧’하면서 혀를 찰 수밖에 없게 되더라구요.

어제도 그랬습니다. 사실 이런 안타까움을 안가지려고, 요즘 웬만하면 ‘이산’을 안보려고 하는데, 그래서 SBS ‘사랑해’를 한동안 보려고 ‘노력’했는데, ‘사랑해’도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허영만의 만화를 통해서는 무진장 감동도 받고, 참 재밌어 하면서 봤는데, 드라마 ‘사랑해’는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더군요.

어쨌든 그래서 어제는 시간도 되고 해서 정약용도 등장해 기대되는 부분도 있어서 ‘이산’을 봤는데,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군요. 하나만 이야기해 볼께요.

홍국영이 죽었습니다. 나름 열연을 펼치고, 꽤 감동을 자아내려고 하면서 최후를 맞았죠. 그리고 정약용이 등장합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산’이지만 그동안 ‘정조-홍국영-노론파(장태우)-성송연-혜경궁-정순왕후’ 등 혼란스러운 축으로 진행되던 구조에서 신구의 교체가 이뤄지며 정조의 개혁정치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함과 동시에 정약용의 활약이 이뤄질 수 있는 과정으로 넘어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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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제 ‘이산’은 앞으로 남은 이야기도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인간 이산의 사생활’에 맞춰질 거란 예견을 갖게 했습니다.

어제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외교마찰이 발생했습니다. 정약용이 해결의 비책을 찾아내 활약상을 드러내나 싶더니, 청나라 태감의 지략에 한순간에 꺾여버리고, 송연이 해결사로 등장하더군요. 송연의 해결사적 면모가 참 오랜만에 나타났습니다. 도화서 시절, 위기 때마다 어쩜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일이든 척척 해결해내더니, 궁에 들어가 별 볼일 없는 후궁이 되어서도 깜짝 해결사로 등장합니다.

여기에 이제 송연이 ‘회임’까지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남은 이야기는 뻔해 보입니다. 송연이 아들(문효세자)을 낳아 기뻐 하지만, 얼마 안 되어 이 아들은 죽고 마니 정조와 송연이 애달픔이 극에 달하겠지요. 그러다 얼마 못가 송연까지 죽고 나면 홀로 남은 정조는 거의 반폐인 상태에 있다 어찌저찌 드라마가 끝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멜로드라마로 성격지워질 우려를 지우지 못하겠네요.

오래전부터 ‘이산’이 홍국영보다는 정약용에 집중해주길 기대해왔고, 이제 겨우 정약용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자들의 활약은 거의 보지 못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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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약용으로 등장한 송창의)


‘이산’ 또한 시청률이 높은 성공한 드라마로 남을 것은 확실한데, 드라마적 가치는 그다지 찾을 길이 없겠네요. 개인의 호불호이긴 하지만 ‘이산’보다는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이 내용에서나, 서사에서나,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나 몇배나 더 재밌는 드라마였던 것은 물론 케이블에서 이 정도의 수준급 드라마를 제작하고 방송했다는 점에서나, 다른 여러 가지 측면에서 드라마적 가치 또한 ‘이산’보다 훨씬 높다가 감히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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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세종’, ‘엄마가 뿔났다’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말 볼 만한 드라마 없는 요즘, 내일 첫 방송되는 MBC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크다.

‘베스트극장’으로 잔뼈가 굵었다는 김도훈 PD, 이름이 익숙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 일단 나쁘지는 않다.

‘하얀거탑’을 쓴 이기원 작가, 일본 원작을 가져다 쓴 것이긴 하지만 그 정도면 잘 각색한 것이라 할 만 하고, 의사에 이어 기자라는 전문직을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신뢰가 간다.

그리고 연기자.

손예진은 감히 나 혼자 ‘내 인생의 드라마 베스트5’를 꼽을 때 첫째, 둘째를 다툴 ‘연애시대’ 이후 정말 오랜만의 지상파 나들이가 아닌가. 영화 ‘무방비도시’에서 생각만큼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터라 약간 실망이었는데, 그래서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더욱 기대된다.

지진희는 사실 ‘대장금’ 이후 TV고 영화고 간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미지 자체가 워낙에 신뢰감을 주는 터라, 항상 기본은 하는 연기자로 판단된다. 더욱이 ‘스포트라이트’의 기자 역할은 지진희의 이미지와 잘 맞는 캐릭터가 아닐까? 제작발표회 때 미 쇠고기 수입을 두고 ‘정부가 솔직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따끔한 한 마디를 한 것도 지진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데 한 몫 했다.

‘스포트라이트’는 “국내 최초로 방송사 보도국 사회부 기자들의 직업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줄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물론 기자라는 직업이 드라마에서 다뤄진 적은 적지 않다. 그것도 주인공의 역할로.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명세빈이 바로 좌충우돌 사회부 기자로 등장한 바 있고, 지난 해 ‘드라마시티-이중장부 살인사건’은 비자금을 둘러싼 정-경-언 유착을 꼬집으며 기자와 보도국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16부작 드라마에서, 온통 기자를 주인공으로, 온전히 그들의 직업세계를 담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는 과연 어떤 식으로 기자들의 모습을, 그들의 세계를 담아낼 지 심히 궁금하다. 특히 “현 방송국 보도국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기자들의 세계를 전격 해부한 최초의 사실적 전문직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스포트라이트’가 밝힌 만큼 더욱 생생한 기자들의 현실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순전히 ‘기대’다. 막상 방송 이후 드라마가 그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드라마보다 실망은 두 배, 세 배 더 커진다.

내일 방송될 첫방에서는 GBS 기자 서우진(손예진)이 탈옥수 장진규(정진)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다방 여종업원으로 변장한 사연과 신임 캡으로 오게 된 오태석(지진희)이 서우진과 첫 만남을 가지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라고 한다. 첫방이라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고 시청자들의 눈을 끌어야 되겠지만, 소재가 튄다. 아무리 사회부 기자라고는 하나 기자가 다방 여종업원 등으로 변장하여 위장 취재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보다는 특종과 낙종 사이에서 항상 긴장하고, 자신이 발제(취재 아이템을 내놓는 것)한 내용을 관철하거나, 취재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등 정말 기자로서의 존재, 기자정신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담는 게 기자들에게, 또 기자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 더욱 절실하고 현실적인 문제의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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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이후 ‘스포트라이트’가 이러한 기자들의 자기 직업에 충실한 모습과 그 안에서의 고민을 담아낸다면 ‘스포트라이트’의 드라마로서의 가치는 감히 전망하건대 현재까지로는 ‘올해의 드라마’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기대와 함께 이런 ‘우려’를 함께 제기하는 것은 이미 방송되고 있는, 그리고 ‘스포트라이트’의 방송과 함께 막을 내릴 또 다른 전문직 드라마 ‘온에어’ 때문이다.

작가가 직접 자기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PD가 직접 자신의 경험을 드라마로 만들고, 연기자들이 직접 자신이 겪는 모습을 연기하는 데도 불구하고 ‘온에어’는 뒤로 갈수록 문제의식이 떨어졌다. PPL, 외주제작사와 방송사의 권력관계, 스타연기자의 천문학적인 출연료, 시청률에 목매는 현실, 쪽대본이 판치는 제작관행, 은밀한 외주진행비 관행 등 어찌 보면 곪을 대로 곪은 한국 드라마 제작 현실을 나름대로 폭로했지만, PPL을 비판하면서 더욱 노골적인 PPL에 목매는 ‘온에어’로 인해 문제의식을 상당부분 퇴색시켰는가하면 뒤로 갈수록 짝짓기에 골몰하며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느라 ‘전문직 드라마’의 가치를 허구한 ‘트렌디 드라마’로 격하시켜버렸다.

물론 그럼에도 ‘온에어’는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 등장한 ‘전문직 드라마’ 가운데 가장 사실적이면서도 드라마적 재미가 풍부한 드라마임에는 분명하다.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기대는 이런 ‘온에어’의 한계마저도 뛰어넘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만약 ‘스포트라이트’가 사회부 기자들의 현실보다는 기자라는 직종에 대한 대중들의 환상을 자극하기 위해 있어 보이는 이야기에 멋스러운 모습만 담으려 한다면 ‘로비스트’에 가까운 실패를 하든지 ‘뉴하트’처럼 성공은 했지만 주제의식은 알 길 없이 그저 ‘있어 보이는 드라마’ 정도에 그칠 것이다.

아직 한국의 ‘전문직 드라마’에 ‘CSI’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허위왜곡편파과장보도가 판치는 한국사회에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이 왜곡될대로 왜곡된 우리 사회에서 기자라는 직업을 드라마화한다면, 이런 현실은 조금은 담아내야 되지 않을까, 그 안에 고뇌하는 기자들의 모습이 담긴 다음에야 재밌고 눈길 끄는 에피소드들이 포장이 되어야 정말 재밌으면서도 설득력 있고 무게감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부디 ‘스포트라이트’가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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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은 크게 1년에 두번, 봄과 가을에 '프로그램 편성 개편'을 합니다. 흔히 봄에 하는 개편을 봄개편이라 부르죠.
곧 있음 KBS가 봄개편을 하는 데, 확정된 KBS의 봄개편 안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씁쓸'과 '우려' 교차하는 KBS 봄개편
KBS 개편 재정위기 벗어날 수 있을까

뉴스, 교양 등 큰 폭의 개편이 이뤄질 예정인데, 특히 드라마 부분을 두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현재 KBS1TV에서 방송하는 '대왕세종'을 2TV로 옮긴다는 것과 '드라마시티'를 없애기로 했다는 것 때문이지요.

일단 '드라마시티'에 대해서만 언급하겠습니다.
'드라마시티'는 MBC의 '베스트극장'이 폐지와 부활, 다시 폐지 등의 운명을 반복할 때도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던, 현재로서는 지상파 유일의 '단막극 드라마'입니다.

사실 유명한 PD나 작가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톱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라서 시청률이 높지 않죠. 거기다 심야에 가까운 시간대에 편성되어 다른 드라마만큼 접근성이 좋은 것도 아니구요.

그럼에도 '드라마시티'의 가치는 '미우나 고우나'처럼 매번 KBS에게 시청률 1위를 안겨주는 일일드라마나, '불멸의 이순신-대조영-대왕세종' 등 시청자들을 지난 역사로 이끄는 사극이나, '엄마가 뿔났다'처럼 시청자를 울고 웃기는 주말드라마 못지 않습니다.

아니, 나는 '드라마시티'의 존재가치가 그런 드라마들보다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드라마시티'는 그야말로 등용문, 산실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KBS의 유명 PD와 작가들은 하나같이 '드라마시티'를 거쳤던 사람들입니다. 신인연기자들 또한 '드라마시티'를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고, 또한 비록 유명스타가 아니라서 간판 드라마에는 출연하기 힘들지만, 연기력만큼은 출중한 개성있는 배우들이 의미 있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드라마가 바로 '드라마시티'입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바로 '드라마시티'를 통해 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진다는 것이지요.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TV 프로그램 장르인 드라마. 바로 그 드라마의 다양성, 진보에 밑거름이 되는 게 바로 '드라마시티'와 같은 단막극입니다.

근데, '베스트극장'이 없는 지금, 유일하게 남은 단막극 '드라마시티'가 없어질 운명입니다.

PD와 작가들도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했나봅니다. KBS PD협회의 PD들이 '드라마시티' 폐지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더니,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도 반발했고, 오늘(3/24)은 57명의 드라마작가들이 '드라마시티' 폐지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네요.

노희경(꽃보다 아름다워, 거짓말, 굿바이솔로 등), 홍자매(환상의 커플, 쾌걸 춘향, 쾌도 홍길동), 송지나(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윤선주(불멸의 이순신, 대왕세종 등) 등 유명 스타작가들 또한 의지를 모았습니다.

저 또한 이들의 요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KBS는 '드라마시티' 폐지를 철회하세요!


KBS여, <드라마시티>를 살려내라!
 

KBS가 <드라마시티>의 폐지를 확정했다고 합니다. <드라마시티>는 TV단막극의 마지막 생존자였습니다. <드라마시티>의 죽음은 한국 지상파 방송에서 단막극의 멸종을 의미합니다.
<드라마시티>를 이렇게 죽여야 옳습니까? 시장 논리의 황금 올가미로 단 하나 남은 단막극의 목을 이렇게 졸라 죽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입니까?
우리 드라마 작가 57인은 그 어떤 명분도 단막극의 멸종을 정당화할 수 없음을 선언합니다.
단막극이 가지는 의미는 재론할 여지가 없습니다. <드라마시티> 폐지의 소식이 들리면서 많은 시청자들과 피디협회, 작가협회 등 유관단체에서 그 의미를 누누이 역설했고, 그에 따른 반대의 뜻을 이미 명백히 한 바 있습니다.
단막극을 죽이면서 연속극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씨앗은 뿌리지 않고 수확만을 거두겠다는 투기적 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드라마의 문화를 꽃피우려면 투기가 아니라 투자가 필요하고, 그 투자의 기본이 단막극 육성입니다.
작금에 KBS의 어려운 상황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그러나 단막극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합리적인 개선책을 도모하는 것이 정도일 것입니다. 끝끝내 <드라마시티>를 죽이고 그 시간에 시트콤을 신설하면서, “더 나은 <드라마시티>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은 구차한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 KBS가 지켜야 할 공영적 가치에는, 돈은 되지 않으나, 향후의 방송 발전을 위해 꼭 있어야 할 프로그램의 토양을 지키는 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단막극이 그러한 표본입니다.
그러므로 단막극을 죽이는 일은, KBS가 자랑스레 내세우고 있는 KBS적 가치를 스스로 수치스럽게 하고, 스스로 죽이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지난해 3월 <베스트극장>을 폐지했던 MBC도 올 봄 개편 초점은 공익성 강화에 맞추고, <베스트극장> 부활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KBS 내부에서는 드라마 평 피디들이 <드라마시티>를 지키고자 하는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대로 <드라마시티>를 보낼 수 없다!”며 드라마시티는 결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 드라마작가 57인은 KBS 드라마 평 피디들의 그러한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드라마시티> 폐지 철회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단막극은 결코 멸종시킬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2008. 3. 24
                                                        드라마 작가 57인
강은경 고봉황 구현숙 김규완 김기호 김도우 김사경 김영현 김운경 김은숙 김은희 김이영 김인영 김정수 김지우 노희경 민효정 박정란 박지현 박진숙 배유미 서영명 송지나 오수연 유 호 윤선주 윤성희 윤은경 윤정건 이경희 이금림 이기원 이선미 이정선 이향희 이홍구 이환경 이희명 이희우 임 충 장영철 장현주 정성주 정성희 정형수 조명주 주찬옥 진수완 최순식 최완규 최윤정 최현경 최형자 한운사 홍미란 홍정은 황은경(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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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쓴 글 ‘드라마 이산 짜증난다, 그래도 본다’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경청해야 할 의견도 있고, 다분히 감정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쓴 글 자체가 좀 감정적 표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산’을 즐겨보는 분들로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내가 ‘짜증난다’고 했던 몇 가지 근거가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이러저러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재밌다’라고 내가 이해할 만 하게 반대 의견을 주신 분은 거의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이산을 즐겨 봅니다’. 재미도 있구요. 내가 지난 글에서 ‘이산이 정조가 되는 과정이 궁금해서 본다’고 했는데, 중간 생략이 좀 있었네요. 이산이 정조가 되는 과정 자체가 드라마틱하고 그것이 담겨진 드라마로서 재미가 있기 때문에 나는 ‘이산’을 봅니다. 그런데 내가 지난 글을 쓰던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드라마틱한 과정’이 전개되는 양태가 워낙 지지부진하고, 우연에 기댄 부분이 많고, 군데군데 끼어드는 ‘이산과 송연의 러브라인’이 너무 어설프고 구태의연하여 짜증이 난다는 거였습니다. 재미가 있어서 나름 즐겨 보는데, ‘이걸 계속 봐야하나’ 싶을 정도로 잡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산’이 많이 아쉬웠고, 그런 부분이 앞으로 절반 이상이나 남은 만큼 개선되면 좋겠다는 거였지요.


지난 글을 쓰고, 많은 분들이 의견을 남긴 뒤, 이후 방송된 ‘이산’ 또한 계속 봤습니다. 많이 나아졌더군요.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훨씬 재밌고,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지방행차에서 괴질에 걸린 백성을 ‘애달파’ 하던 영조가 괴질에 옮아 앓아 누워버렸죠. 죽음의 문턱까지 간 영조의 뒤를 이어 이산이 임금이 될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노론. 국사를 돌보기 위해 비워있는 궁에서 돌아가던 이산이 홍국영의 기지와 박대수의 용맹에 힘입어 노론의 암살 위협으로부터 다시 벗어나고, 노론들은 세손만 궁에 남겨두는 것이 미심쩍어 사경을 헤매는 영조를 다시 궁을 데려오고....


아파 누운 영조는 세손에게 정청정을 명하기 위해 교지를 내리는데, 중전이 이를 중간에서 빼돌린다든지, 영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약을 쓰는 과정에서의 긴박감이라든지, 마침내 병에서 일어난 영조가 세손을 기어이 대리청정을 시켜 이제 이산과 노론과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열어지게 되었다든지...


많이 재밌어졌습니다. 특히 11월 20일 방송분에서 대리청정에 나선 세손이 조정대신들과 ‘차대’를 하면서 시전 상인들의 횡포를 막는 등 드디어 개혁적 조치들을 시작해, 앞으로 정조와 노론 사이의 긴박한 수싸움이 벌어지게 되겠죠.


그래서 요즘은 짜증이 ‘많이’ 나지 않습니다. 즉 그럼에도 짜증이 나거나 ‘꼭 이렇게밖에 할 수 없나?’ 싶은 구석이 군데군데 여전히 보입니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죠.

첫째, 영조가 세손을 데리고, 지방행차를 갔을 때, 목적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방수령의 백성수탈 현장을 확인하고, 그것을 바로잡는 거였죠. 처음엔 분명 그것을 암시하는 ‘영조-이산’ 간의 대화가 있었고, 그래서 세손을 데리고 갔습니다. 노론들로부터 ‘이번 기회에 세손을 널리 백성들에게 알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받으면서요.

근데, 막상 지방에 내려가서 괴질을 겪고 있는 백성들을 접한 순간 지방수령의 실정을 다잡는 내용은 ‘실종’되고 맙니다. 아예 등장하질 않습니다. 어디로 가 버린 걸까요?

둘째, 임금이 행차합니다. 어디로 가서 어디에 묵을지 이미 다 사전답사가 이뤄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하필 괴질에 걸린 마을로 행차를 하다니요? 차라리 영조가 미리 그 마을에 괴질이 범람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곳을 가자’고 해서 간 거였다면 훨씬 흐름이 자연스럽겠습니다. 근데, 임금이 우연히도 전염병이 창궐한 곳에 행차하는 곳에 행차하는 것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셋째, 나는 지난 주 영조가 궁으로 돌아와서 몸져누운 상황에서 약을 구하다가, 화완옹주가 구해 온 약을 쓰게 되는 데, 그 약의 정체가 ‘삼을 찐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영조의 병을 반드시 나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왜냐구요? ‘이산’은 ‘정관장’으로부터 협찬을 받는답니다. 정관장은 홍삼을 만드는 곳이죠. --;; 협찬 받은 회사를 간접광고한 겁니다. 홍보를 하는 데 협찬을 준 회사의 상품을 써서 죽게 만들 수는 결코 없죠.

워낙에 드라마에서 빈번하는 이야기니 뭐 그러려니 하지만 PPL로부터 그나마 청정지대로 이야기되던 사극까지, 지난번 ‘황진이’에서 황토팩이 등장하더니 상업주의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니 짜증이 나기보다는 씁쓸했죠. 삼을 찌고 말리는 장면까지 자세히 보여주더군요.  임금 한 명에게 쓸 홍삼을 만드는데, 무슨 삼을 그렇게나 많이 찌고 말리는지...

그밖에 대리청정의 내용이 담긴 교지를 중간에서 가로챌 때는 절박하게 가로챘는데,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고, 중전이 지령을 내리면 금방금방 전술과 입장을 바꿔 어느새 이산을 몰아붙이는 노론들까지... 뭐 아쉬운 대목, 부족해 보이는 대목,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산’은 분명 많이 나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래서 ‘이산’을 계속 보렵니다. 재밌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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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가벼운 이야기 하나... --;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는, 딱 세 편 <이산>, <태왕사신기>, <대조영> 이다. 요즘 드라마, 사극이 대세인데, 이 추세에서 나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누군가가 <얼렁뚱땅 흥신소>를 권하길래 '볼까..' 하면서도 아직 시작은 하지 못했다.

세편 중, 순위를 매기자면, <태사기>, <대조영>, <이산>이다.
사실, <이산>은, '즐겨 본다'기보다는 '그냥 습관적으로 본다'는 의미가 강해 순위에 넣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이 세편은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보고 있다.

근데, 왜 <이산>은 '즐겨 보질 않고 습관적으로 본다'고 그럴까?

자문자답하자면, <이산>은 재미가 있으면서도 '짜증만땅'이기 때문이다.
보는 동안 짜증을 내면서 '내가 이걸 계속 봐야 하나' 싶은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그래도 월화만 되면 습관적으로 MBC로 채널을 맞춘다. 습관적으로...

<이산>은 짜증이 제법 나는 드라마다.

이야기 전개 과정도 지루하기 짝이 없고, 한 편에서 다루어지는 자그마한 에피소드들도 차마 눈 뜨고 집중해서 보기 민망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도대체 하나의 사건이 전개되고 마무리되는 데 얼마나 있어야지 결과를 알 수 있는지 화가 날 지경이다. 예를 들어, 이산이 '역적도당들과 한패'라는 누명을 쓰고, 이를 벗기 위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세월아, 네월아 였다.

그 와중에 군데군데 끼어드는 '이산과 송연의 러브씬'은 하품나오기에 딱일 정도로 지루하고 식상하기만 하다. 송연이가 짓는 표정은 언제나 꼭 마치 순정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눈을 반짝이면서 이산을 바라보며 애달파 할 뿐이고, 이산은 언제나 지그시 애정 듬뿍 담긴 눈길과 천편일률적인 낮으면서도 지긋한 목소리로 송연을 대한다. 거의 똑같은 수준의, 똑같은 포맷의, 똑같은 구조의 사랑이야기가 반복 또 반복된다. 이때 깔리는 BGM까지 지겹기 그지 없다.

내가 보기에 더 큰 결함은 제목이 <이산>이고, '정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사건해결은 언제나 이산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연'의 반복으로...
저번주까지 해결사는 송연이었다. 청나라 사신이 원하는 기린을 그리고, 누런 옷감을 흰 옷감으로 염색할 방법을 '발견'해내고, '역적'들의 누명을 벗겨낼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그림을 송연이가 찾아냈다.

만약 송연이가 없었더라면(이걸 정사라고 가정한다면.. --;) 정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주부터는 송연이 대신, 홍국영이 해결사로 등장하기 시작한다...쩝...
세손의 암살 시도를 미리 '예감'하고 '익위사' 단원들 딱 세명으로 10명의 암살무리들을 처리했다...
홍국영은 앞으로 계속 모든 사건의 해결사가 될 것이다.
이산은 그저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이오', '그 사람의 그릇은 그 정도가 아니오'라며 홍국영에 대한 애정만 보이면 된다. 그러면 모든 사건과 갈등은 만사형통~

캐릭터도 천편일률적이다.
송연은 '캔디'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물론 우는 장면도 많다.. 천편일률적으로..), 웃거나 울거나, 천진난만하거나, 사랑가득한 표정을 짓는 게 다다.
대수는 '이대근'이다. 큰 동작으로 매번 소리 지르는 게 대부분이다. (이종수가 이렇게 연기를 못하는 지 차마 몰랐다)
이산은 다양한 사람과 대면하는 관계로 다양한 연기를 펼치긴 하지만 평면적이다. 영조를 대할 때, 측근을 대할 때, 송연이와 대수를 대할 때, 정후겸을 대할 때... 딱 구분되어 있고, 연기의 범위가 이 특을 벗어나지 않는다.

가장 연기 잘하는 사람은 당근, 영조(이순재)다. 정말 돋보인다고 할 수밖에...

정말 짜증 지대로인 드라마다.
그래도 나는 본다.. 습관적으로...
그저, 이산이 어떻게 '정조'가 되는지, 어떤 암투를 다 이겨내고 '조선 최고의 현군(賢君)'이 되는지..그게 궁금해서 본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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