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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4일 '국민권익위원회'(뭐하는 곳일까요?)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는 개그 프로그램을 일부러 유심히 보곤 하는데, 젊은 사람들의 사고를 배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고 하죠.

이 대통령은 또 "젊은 세대에게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재미, 즉 'fun'이 없으면 의미가 크게 떨어진다"며 "인터넷 시대인 이들 세대에게 정부 문서는 공자가 문자 쓰는 격이다.30∼40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명할 때와 10대 등 젊은 세대에게 설명할 때의 방식은 달라야 한다"고도 말했다는데, fun(펀, 혹은 훤~ --;)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개그 프로를 일부러 본다'는 말도 덧붙였나봅니다.

이 대통령이 '유심히 보는 개그프로그램'은 무슨 프로그램일까요? '웃찾사'?, '개콘'?, '개그야'??

하루 4시간밖에 안 주무신다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개그프로그램까지 챙겨보신다니 우리 대통령, 알고보니 참 '훌륭한' 분이네요. 근데, 그냥 '개그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만약 나는 개콘을 즐겨본다거나 웃찾사를 본다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ㅎㅎ

근데, 우리 한 번 유추해봅시다. 대통령이 '일부러 유심히 보는 개그프로그램'이 뭔지...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먹게 됐다", "마음에 안들면 적게 사면 된다"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 직후 대통령이 한 말 이죠.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통째로 내준 정부의 책임을 질타하는 여론에다 대고 태연히 '마음에 안들면 적게 사면 돼'라고 말하는 대통령!!

분명 개콘의 '박대박'을 보고 배우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먹기 싫어?, 그럼 안 사면 될 거 아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다는 국민들에게 기어이 먹여보겠다고 기를 쓰는 이명박 대통령.
웃찾사의 '잡솨봐'를 즐겨 보는 걸까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한 번 잡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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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더...

불법적인 땅투기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그 사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사에 전화 걸어서 '한번만 봐주라'고까지 한 이동관 대변인을 끝끝내 감싸고 있는 이 대통령.
언론계와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측근 중의 측근 이라는 최시중 씨를 끝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앉히고야 만 이 대통령.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역시 개콘의 '달인'을 보고 배운 걸까요?

"16년 동안, 남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꼴통 이명박 선생'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재밌을 거 같아서 시작했는데, 하고 보니 어째 찝찝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개그 코너들을 욕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쩝쩝...

어쨌든 개그프로그램 유심히 본다는 대통령이 어째 이 꼬라지인지, 참 안타깝습니다.
재밌는 개그프로그램 보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줘야지 이렇게 피곤하게 하다니...
보긴 보대, 피곤함을 애써 감추며 억지로 보는 게 아닐까요? ^^
대통령님, 개그프로그램 안봐도 좋으니 잠이나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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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다운 원조 '개콘'

쇼오락후비기 2007/07/27 21:38 Posted by hangil



‘개그콘서트’ 400회, 그리고 공개코미디

 KBS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지난 7월 8일 400회를 맞았다. 1999년 9월 11일 첫 회를 시작한 이래 매주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며 달려온 지 햇수로 9년째다. 콩트와 슬랩스틱이 주를 이루던 기존 코미디계에 일대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코미디 프로그램의 판도 자체를 바닥부터 바꿔버린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역사가 이제 십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인터넷도 없고, 방송이라고는 지상파 채널밖에 없던, 그래서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던 70~80년대야 <웃으면 복이 와요>, <유머일번지> 같은 프로그램이 몇 년을 두고 ‘장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아니 1분 1초가 다르게 돌아가는 세상 소식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인 21세기에, 그것도 수 십 개 채널의 재미 일색, 자극 일색의 온갖 잡다한 프로그램이 리모컨만 돌리면 언제든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준비를 하고 있는 시대에, 국가기간방송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400회 동안이나 방송되다니!
  
   매번 방송 때마다 새로운 코미디, 더 웃긴 코미디를 선보여야 하는 숙명을 가진 코미디 프로그램이 ‘처음처럼’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것은 분명 예삿일이 아니다.
  
  
  ‘개콘’으로 인한 코미디계의 지각변동
  
  <개콘>의 방송 이후 국내 코미디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체제로 일대 전환을 이뤘다. 정통 코미디는 KBS 뿐만 아니라 SBS에서, 그리고 MBC에서 차례로 ‘퇴출’됐고, <웃찾사>와 <개그야>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프로그램만 새로운 형식으로 교체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정통 코미디로 대중들을 웃고 울렸던 ‘정통 코미디언’들도 시대 변화에 민감한 극소수 몇몇을 제외한 대다수가 방송계에서 ‘퇴출’되었다.
  
   <개콘> 도입의 ‘산파’ 역을 했던 전유성과 김미화는 그 공을 인정받고 살아남았다. 아니 후배들의 찬사와 존경을 받으며 정신적 지주로서 과거보다 더 높은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코미디판에 남아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임하룡은 영화판으로 진로를 옮겨 ‘어쨌든’ 살아남았고, 박미선은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경규는 이제 코미디언이기보다는 일명 ‘규라인’을 이끄는 MC로 역할을 굳혀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2년여 전 정통 코미디의 부활을 선포(MBC <웃는DAY>)하며 다시 코미디판으로 복귀한 적이 있지만 쓰디쓴 실패를 맛본 뒤에는 MC 역할에 충실하다. 물론 간혹 영화판으로 외도를 하기도 하지만.
  
   ‘정통 코미디언’의 범주에 속하는 최양락이 거의 유일하게 아직 현역에 남아 있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할 뿐(전유성은 ‘역대 최강의 개그맨은 당연히 최양락’이라고 평한 바 있다), 나머지 내노라 하던 코미디언들은 어느 순간 일제히 방송에서 사라졌고, 간혹 ‘명절 특집’이나 KBS <폭소클럽> 같은 프로그램이나 밤무대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
  
   대신, 방송계에는(지상파와 케이블, DMB, 위성 등 모든 매체를 막론하고) 20대 시퍼런 젊은이들이 그 자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젊은이들도 어느 순간 새로운 얼굴로 바뀌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도 대학로 곳곳의 공개 코미디 공연 소극장에서, 전국 각지에서 이름 없는 개그맨 지망생들이 <개콘>, <웃찾사>, <개그야>를 꿈의 무대로 삼아 절치부심 고된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개콘’의 신화창조
  
  이 모두는 <개콘>이 만들어 낸 변화다. 하지만 그런 <개콘>도 ‘시작은 미약했다’.
   <개콘>이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조연출을 맡아 전유성 등과 함께 공개 코미디의 탄생을 주도했던 서수민 KBS PD가 이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해줬던 일화를 소개한다.
  
  “<개콘>이 개그프로로서 처음 있는 공개방송이잖아요. 공개방송 녹화 들어가기 전까지 모든 사람이 걱정했어요. ‘그게 될까?’, ‘공개코미디가 될까’ 다 반대했어요. 하물며 출연자들도 반신반의하고, 스텝들은 불만이고, 그런데다 방청객으로 부른 사람들도 객석이 안차니깐 여의도공원가서 사람들 불러오기도 했으니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어쨌든 리허설을 했는데 무대로 보는 거랑 카메라로 보는 거랑 느낌이 이상해요. ‘큰일났구나, X 됐구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녹화가 딱 들어갔어요. 그 자리에 500명이 있었는데 500명이 우리가 계산했던 그 포인트에 정확히 쓰러지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에서도 쓰러지는 거예요.”
  
  그리고 그때부터 <개콘>의 신화는 시작되었다.
   코미디계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개콘>도 <개콘> 나름대로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개콘>에서 다뤄진 코너만도 수 백 개, 그 중에는‘봉숭아학당’, ‘사바나의 아침’, ‘갈갈이 삼형제’, ‘생활사투리’, ‘우비삼남매’, ‘도레미합창단’, ‘언저리뉴스’, ‘대단해요’, ‘깜빡홈쇼핑’, ‘춤추는 대수사선’ 등 기억에 남는 코너만 열거해도 수 십 개는 금방 생각날 정도다.
  
   <개콘>의 미덕 중 하나, 새로운 실험을 담은 새로운 코너를 선보이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는 점. <개콘>의 시도 자체가 실험이었던 터라, <개콘>은 출연자들의 다양한 실험이 선보이고 관객의 평가를 거쳐 시청자들에게 전해진 뒤 새로운 코너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무대였다. ‘언저리뉴스’, ‘도레미합창단’, ‘깜빡홈쇼핑’, ‘GoGo 예술속으로’, ‘착한 사람만 보여요’, ‘골목대장 마빡이’, ‘고음불가’, ‘사랑의 카운셀러’, ‘지역광고’ 등은 그 시도 하나하나가 새로운 코너였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과 재미,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 코너들을 통해 또 다른 ‘스타 개그맨/개그우먼’이 탄생해 다시 <개콘>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백재현, 김영철, 심현섭, 강성범에서 박준형, 정종철, 김준호, 박성호, 안상태를 거쳐 이수근, 유세윤, 김병만, 강유미, 신봉선, 장동민, 황현희 그리고 최근의 변기수(‘까다로운 변선생’), 김기열(‘지역광고’), 김원효(‘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에 이르기까지 <개콘>만큼 스타 탄생의 산실이 되는 프로그램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물론 조원석과 김미려, 정성호, 김주철 등을 탄생시킨 <개그야>에서도, 윤택, 김기욱, 김경욱, 김재우, 김신영, 양세형, 이동엽 등을 낳은 <웃찾사>에서도 스타는 만들어진다. 하지만 <개콘>과 비교하자면 중량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왜 그럴까?
  
  
  원조, 이것이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비해 <개콘>의 코너들에서 캐릭터가 더 살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5~1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웃음을 만들어내야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주는 것은 유행어, 개인기, 애드립, 스토리 등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결국엔 그 모든 것을 조화시켜낸 캐릭터가 살아 있을 때 전해 받는 느낌이 강해진다. <개콘>의 경우 캐릭터와 그 캐릭터의 연기, 유행어, 애드립,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면, <웃찾사>와 <개그야>의 경우에는 캐릭터보다는 유행어나 개인기, 애드립 그 자체만 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행어는 남고 개그맨과 개그우먼은 없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디서 들어본 유행어인데 누구 유행어인지는 모른다는 의미다.
  
   스토리가 <개콘>에 비해 다른 프로그램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콘>은 짧은 한 코너라도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살아 있는데, <웃찾사>와 <개그야>는 스토리의 완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토리가 가장 강조되는 ‘뮤지컬’ 같은 코너가 아니더라도 <개콘>에는 ‘대화가 필요해’,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불청객들’, ‘내 이름은 안상순’, ‘사랑의 카운셀러’ 등 스토리가 살아 있는 코너가 적지 않다. 반면 <웃찾사>와 <개그야>에서는 스토리 보다는 비슷한 상황을 반복하며 같은 유행어와 우스꽝스런 몸짓을 계속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개콘>의 코너에 비해 <웃찾사>와 <개그야> 코너들이 대체로 수명이 짧다는 점도 <개콘>의 중량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제작진과 연기자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건 된다’ 싶은 코너는 한 번 방송으로도 판단된다고 한다. 따라서 반응이 좋지 않은 코너는 금방 내리고 새 코너로 대체하려는 것은 제작진들로서는 당연지사. 그럼에도 <개콘>의 코너들이 더 긴 생명력을 갖는 것은, 공개 녹화 전까지 5번 정도나 이뤄지는 사전 검증 과정을 <개콘>에 비해 다른 프로그램이 부실하게 하거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웃찾사>나 <개그야>보다 <개콘>이 연기자들을 몇 번 더 믿어본다거나, 아이디어를 짜내고 한 코너를 완성하는 실력이 <개콘> 출연진들이 뛰어나거나 셋 중 하나가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관객과 시청자들의 충성도와 애정이 높아 언제든 웃을 준비가 되어 있든지.
  
   사실 <개콘>에 비해 <웃찾사>와 <개그야>가 보여주는 관객들의 모습이 다소 인위적이라는 것(특히 <개그야>)도 <개콘>에 신뢰가 가는 하나의 이유라 할 만 하다. 세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콘>에 비해 다른 프로그램들은 관객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를 더 자주, 그리고 강하게 부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이 코너의 흐름과 맞지 않는 느낌을 적지 않게 준다. 그리고 <웃찾사>와 <개그야>는 화면에서도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다기보다 미모가 뛰어난 여성을 클로즈업 하는데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코너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를 종합해보면, <개콘>이 400회까지 이르는 데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고, 그것이 후발주자인 <웃찾사>와 <개그야>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여전히 공개코미디를 선두에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경쟁 또 경쟁, 그리고 그늘
  
  하지만 또 한 가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개콘>이 성공적으로 400회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인에서 <웃찾사>, <개그야>와의 경쟁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이다. 타방송사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개콘>은 주마가편의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이 과정에 한 때 휘청했던 순간도 없진 않았다. 2003년 심현섭, 강성범, 박성호, 김준호 등을 위시해 <개콘>을 이끌던 일군의 연기자들이 대거 <개콘>을 떠나 <웃찾사>로 자리를 옮겼던 것. 하지만 <개콘>은 이 위기 상황에서도 박준형을 필두로 한 이른바 ‘갈갈이 패밀리’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활약을 보여주며 전화위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세 프로그램이 트로이카 체제를 이뤄 경쟁 속에서 자극을 주고받으며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경쟁체제의 그늘도 무시할 수 없다.
   “공개코미디가 재미없는 아이템은 빨리 없어지고 새로운 게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재미없는 개그맨은 바로 교체된다는 것을 말한다. 못 웃기면 내려와야 된다.”(정종철)
   “항상 심판을 받으러 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떨린다. 안 웃고 썰렁하다 싶으면 땀이 흐르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게 된다.”(박성호)
  
   공개코미디라는 틀에서 연기자들은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 경쟁과 타방송사 프로그램과의 경쟁이라는 두 번의 전쟁을 매주 치른다. 이 과정에서 “목이라도 매고 싶은 압박감을 느낀다”고 털어놓는 개그맨도 있다. 최양락은 공개코미디에 대해 “쉽게 얘기해서 요즘 개그프로는 젊은 개그맨들이 ‘누가 누가 더 잘 웃기나’를 겨루는 웃기기 자랑대회”라며 “‘자 여러분들, 지금부터 이 사람이 웃길 거 에요’ 이렇게 쌈을 시키면 그게 참 얼마나 어려운 무대가 되겠냐?”라고 지적한 바 있다. “코미디를 음미할 수 있고 뭔가 여운이 남고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는 건 꿈도 못 꾸고 그냥 디립다 웃겨야 되니깐 그게 아쉽다”는 거다.
  
  <개콘> 400회, 그리고 공개코미디 9년의 역사. <개콘>이 ‘처음처럼’ 한결같기를 바라면서도 또 한 번 코미디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새로운 프로그램도 슬슬 모습을 드러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된다. 어쩌면 치열한 경쟁체제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코미디가 어딘가에서 움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글은 '월간 말' 2007년 8월호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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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전성시대' 혹은 '유행어 전성시대'

특정 세대에 편중된 개그프로, 다양성 절실


  바야흐로 ‘개그 전성시대’라고 이야기한다. KBS <개그콘서트>, MBC <개그야>, SBS <웃찾사> 등 각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개그계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웃겨죠~ 어서~
  
  요즘 사회생활 하면서 주변 사람과 말 좀 섞으려면 이들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 한두 가지는 필수적으로 알아둬야 한다.
  
  “이건 아니잖아~”(SBS <웃찾사> ‘이건 아니잖아’),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 ‘형님뉴스’), “난 세 살 때부터 웃음(신용)을 잃었어”(〃 ‘띠리띠리’), “그래서 내가 왔잖아”(〃 ‘퀸카 만들기 대작전’), “김 기사~ 운전해~ 어서”(MBC <개그야> ‘사모님’), “뻥치지마, 그런 게 어딨어”(〃 ‘아홉살 인생’), “주연아~”(〃 ‘주연아’), “그럼 노세요”(〃 ‘명품남녀’), “내가 누군지 알어, 골목대장 마빡이여”(KBS <개그콘서트> ‘골목대장 마빡이’), “김창식 씨, 하보람 양”(〃 ‘호구와 울봉이’), “오빠~오빠~오빠~”(〃 ‘오빠’), “오빠, 기분좋아졌어~”(〃 ‘연인’)…….
  
  이들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시청자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행어만 대충 정리해도 열 손가락이 훌쩍 넘어갈 것이다.
  
  
△KBS의 간판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KBS

  
  유행어뿐만 아니라, 각 코너에서 개그맨과 개그우먼들이 펼치는 특이한 동작과 언행도 금방 화젯거리가 되어 어느 새 주변의 누군가가 그 동작과 말투를 따라하는 걸 볼 수 있다. 요즘 화제가 되는 <개그콘서트> ‘골목대장 마빡이’가 그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이 정도로 화제가 개그 프로그램이지만 생각보다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건 아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은 기록하는 <개그콘서트>만 하더라도 보도 20% 정도여서 비슷한 시간대 KBS1TV와 SBS에 편성된 드라마 두 편(<대조영>, <연개소문>)보다 낮다. <개그야>와 <웃찾사>는 13~15%를 왔다갔다한다.
  
  이는 좀 잘 나간다는 드라마에 비하면 절반 내지 1/3 정도에 불과한 시청률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고 할 때는 대개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게 아니라면 특종을 한다든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내용을 방송할 때나 화제가 된다.
  
  
△SBS의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 일요일로 편성을 옮겨 시청률 경쟁의 선봉을 맡고 있다. ⓒSBS

  
  하지만 개그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 않고, 그 내용이 무슨 특종이거나 사회적으로 의미있다고 보기에는 더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화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젊은 세대의, 젊은 세대에 의한
  
  바로 한 시대의 트렌드를 선도해나가는 10대와 20대가 개그 프로그램의 절대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높지 않은 시청률이지만 그 시청층을 이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다. 중장년층이 뉴스를 보고, 드라마를 볼 때 이들은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
  
  또 한 편으로 이들 세대는 굳이 TV를 통해 개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다시보기를 한다든지, P2P 사이트를 통해 개그 프로그램 동영상 파일을 구해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각 포털사이트마다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개그 프로그램의 재미있는 부분들만 편집된 영상도 얼마든지 골라볼 수 있다.
  
  이들은 단순한 시청자 혹은 수용자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재미있는 부분만 편집해서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 내는 행위 자체가 이미 콘텐츠를 제작하는 단계로 볼 수 있으며 더 적극적인 경우 이들 영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패러디물을 만들어낸다든지, 아니면 개그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예 새로운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UCC(User Created Contents)가 시대적 대세가 되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데, 최근 다음은 마빡이를 흉내내는 여학생들이 어느 동작이 가장 어려운 지 확인하는 영상으로 다음UCC 사이트(ucc.daum.net) TV CF를 만들기까지 했다.
  
  
△MBC의 개그프로그램 <개그야>. MBC에서 간만에 활력을 찾은 개그 프로그램이다. ⓒMBC

  
  뿐만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는 개그 프로그램과 개그맨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루는 연예뉴스들이 범람하고, 뉴스 댓글란에는 한결같이 10대, 20대들의 의견이 줄줄이 달리는 한편, 이들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 역시 프로그램 시청소감을 올리는 글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려는 목적을 가진 개그 프로그램이 이같이 번성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우리 사회에 그만큼 ‘웃음’이 많아진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하지만 ‘개그 전성시대’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주시청층이 젊은 세대여서 그런지 이들 개그 프로그램은 날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현역에서 활동하는 최고참 코미디언이라 할 수 있는 최양락 씨는 얼마 전 ‘월간 말’과의 인터뷰에서 “공개방송 형식은 내 코너에서 웃음이 더 크게 터져야 되는 게 당연시된다. 그러다보면 자극적이고 원색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코미디를 음미할 수 있고 뭔가 여운이 남고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는 건 꿈도 못 꾼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청자들이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는 ‘웃음’ 그 자체일 수도 있지만,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기분 좋고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시청자들은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속 시원한 풍자를 기대하기도 한다.
  
  개그 프로그램 다양해져야
  
  하지만 요즘 개그 프로그램의 경우 1시간 동안 프로그램 보는 내내 정신없이 웃다가, 또 시시각각 쏟아지는 유행어를 쫓아가다보면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도대체 내가 왜 그렇게 웃어댔지?’라며 까닭모를 허무감까지 가지게 된다. 최양락 씨의 말대로 뭔가 음미한다거나 여운이 남기란 기대하기 힘들다.
  
  또 한편으로 이들 프로그램 주 시청층이 아무리 젊은 세대라 하더라도 거의 모든 코너가 이들 세대의 감수성과 취향에 맞춰져 있다 보니 조금 나이 든 세대들은 어쩌다 한 번씩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저 방청객들은 뭐가 그리 재밌어서 저리 웃을까?’라며 세대차이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채널을 이들 프로그램으로 맞추기 어려워하게 된다. 어찌보면 이들 프로그램이 특정 세대 외의 시청자들은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개그콘서트> '골목대장 마빡이' ⓒKBS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개그 프로그램이 한두 편 방송되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방송3사의 주력 개그 프로그램들이 모두 공개방송의 형식을 띠고 개그의 양식조차도 구별이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비단 시청자들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다.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개그맨과 개그우먼들도 피 말리는 경쟁 관계(타사 프로그램과는 물론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연기자들과의 경쟁 관계) 속에서 어쩌든지 웃음만 이끌어내면 된다는 식으로 아이디어 ‘짜’ 내고, 밤 새워 연습하는 지금의 구조가 계속되는 한 탁월한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기력이 소진되고 결국 수명도 짧아지게 될 것이다.
  
  벌써 최근의 개그 프로그램을 두고 ‘유행어 남고 개그맨과 개그우먼은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유행어가 범람해 누구나 따라하는 데 정작 그 유행어가 어떤 이야기 속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심지어 그 유행어를 하는 연기자의 이름이 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나마 KBS에는 그 동안 신인들의 등용무대라 할 수 있는 <개그사냥>이 방송되어왔고, 11월 25일에는 지난 3월 폐지됐던 KBS <폭소클럽>이 1TV로 부활함으로써 개그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조금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TV는 아니지만 SBS가 라디오에서 일반인들 중에 개그에 끼가 있는 사람을 발굴해내는 <라디오 웃찾사>를 지난 6일부터 편성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글은 2006년 11월 17일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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