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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12대 KBS 노동조합 부위원장 당선자님, 먼저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선거 결과가 공표된지 약 1주일만인데, 당선 축하가 좀 늦었죠.

사실 KBS 노조 선거 결과를 확인하고 최재훈 당선자께서 러닝메이트로 조를 이룬 '강동구-최재훈'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내심 기대했던 후보가 정말 간발의 차이로 낙선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솔직히 '강동구-최재훈' 후보를 선택한 KBS 구성원들에 대한 실망도 컸죠.

하지만 최재훈 당선자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리려고 하면서 '축하'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예의가 아니기에 힘든 선거 과정을 치르고, 당선까지 된 것에 대해 수고하셨다는 말씀,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최 당선자가 'PD저널'과 한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12대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




이 인터뷰 기사를 읽고 나니, 저로서는 실망스러운 KBS 노조의 선거 결과이긴 하나, 최 당선자가 부위원장이 될 12대 KBS노조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 당선자께서는 "50대 50대이라는 분할이 가지는 의미는 조합이 통합하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라며 "통합을 하지 않으면 자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통합을 위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노조 집행부로 '삼고초려'해 '무지개 집행부'를 구성하겠다는 선거 당시의 공약을 다시 약속했습니다. 

특히, 이병순 사장 체제의 KBS 사측이 정연주 사장 축출 반대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여온 'KBS 사원행동' 쪽 관계자들을 징계할 경우 "12대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전면전에 대한 선포를 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옳으신 판단입니다. 정상적인 노동조합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이 약속을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리라 믿고 싶습니다.

저는 사실, 12대 KBS노조 후보등록이 끝난 뒤, <'MB개그' 못지않은 모 KBS노조 후보의 개그>라는 글을 써 최 당선자가 출사표로 내놓은 말들을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최 당선자가 "진정한 노동자의 벗이 되겠다"며 스스로를 "진정한 노동자의 벗임을 자부한다"고 한 말이 당시 저에게도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허황한 미사여구로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강동구-최재훈' 후보를 10대 진종철 집행부와 11대 박승규 집행부를 잇는 노조로 판단했습니다. 강동구 위원장 후보가 박승규 집행부의 부위원장이고, 최재훈 후보 또한 10대 집행부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기에 저에게는 당연히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11대 노조가 어떻게 했습니까?

이병순 사장이 들어선 직후 KBS에서 이뤄진 이른바 '한밤의 인사대학살'로 탐사보도팀이 해체되고, 사원행동에 참여한 기술직들이 오지로 쫓겨나고, 프로그램 제작과 보도에 탁월한 실력을 지닌 이들이 제작일선과 취재현장에서 배제되었음에도 11대 노조는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인사대학살'이 있었음에도 '나 몰라라'며 외유를 떠났습니다.

그랬던 11대 노조의 뒤를 잇는 것이 명백해 보이는 후보가 '진정한 노동자의 벗이 되겠다', '노동자의 벗임을 자부한다'는 말이 어찌 곱게 들리겠습니까? 제 눈에는 최재훈 당선자의 그 말이 개그로 보였습니다. 아니 우울한 블랙코미디의 한 장면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제 당선이 되고서도 "언론 노동자로서 노동계급과 공영방송 철학에 맞게 싸워야 한다"며 언론노동자의 '노동자성'을 강조하고,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징계에 단호히 맞서 싸울 각오를 밝힌 것을 보며, 더 이상 그 말을 '개그'로만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아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꼭 그렇게 하실거라 믿고 싶습니다.

만약 '행동'으로 이러한 약속들을 실천한다면, 저 또한 12대 KBS노조에 대해 그동안의 편견을 씻고 격려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12대 KBS 노조가 실천으로 보여준다면 노조 선거 결과에 실망해 '더 이상 KBS에 기대를 걸지 않겠다'며 '수신료 납부거부운동'까지 거론하는 시청자들과 시민들도 생각을 달리 할 수 있을 겁니다.

(12대 KBS노조 당선자, 강동구 위원장 당선자(왼쪽)와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오른쪽))

12대 KBS 노조가 제대로 된 '공영방송의 노동조합'이라면 앞으로 해야 할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습니다. 조합원들에 대한 사측의 부당한 징계를 막아줘야 하는 것은 기본이요, 한나라당이 내놓은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분명하고도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공영방송법'에 대해서도 KBS노조가 해야 할 역할이 무척 크겠지요.

최 당선자의 말씀대로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KBS 내부 구성원들이 단결해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최 당선자께서 '통합'의 주축으로서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최 당선자가 진정한 '노동자의 벗'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재훈 당선자와 12대 KBS 노조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겠습니다. 일말의 기대를 부디 헛되지 않게 해주시길 재차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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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까지는 앞으로 4년..., 국회의원 선거까지는 또 앞으로 3년 반...., 지방선거는 내후년..., 민주주의 하에서 합법적으로 잘못된 권력을 바로잡을 기회라 할 수 있는 선거가 너무나 멉니다.

그런데, 비록 내가 참여할 수는 없는 선거이지만,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는 아니지만, 어찌보면 정말 자그마한 선거지만, 지난 대선(이미 승패가 진작부터 갈려 있었던)보다 관심이 쏠리는 선거가 있습니다. 바로 다음주인 11월 24일부터 26일 동안 치러지는 KBS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입니다.

온갖 초법을 동원해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이병순이라는 '관제사장'(KBS 내에서 이렇게 부르더군요)을 앉힌 뒤, KBS에서는 정말 온갖 별별일이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주는 정말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목요일(13일) 밤에는 '시사투나잇'이 마지막을 고하더니, 그 다음날엔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또 마지막을 맞고, 그리고 그 다음날엔 또 '미디어포커스'까지... 심지어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해 윤도현의 마지막을 위로해준 김제동까지 '연예가중계'에서 마지막을 인사했더랬죠.

하나같이 즐겨보는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이제는 기억 속에서만 남게 되어버렸습니다.

KBS 내에서 저항하지 않은 게 아니죠. 의식있는 KBS 직원들은 'KBS 사원행동'이라는 결사체를 꾸려 '방송장악 저지투쟁',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 '밀실개편 반대투쟁'을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보면 판판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엔딩 크레딧 보며 우는 <시사 투나잇> PD들

[현장] KBS '미디어포커스' 마지막 녹화현장


물론 방송장악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의지가 너무나도 강한 반면, 그것을 막아내려는 사람들의 힘은 너무나도 미약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까지 일방적으로 밀리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KBS노조'를 꼽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려고 온갖 음모와 협잡을 부리는 과정에서 KBS노조는 그 어떤 항의를 제대로 한 적이 없었고, 정연주 사장이 쫓겨난 뒤에야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을 잠깐 하는 '시늉'을 내더니, 이병순 사장이 들어서자 '이병순 사장은 낙하산이 아니다'며 투쟁을 접었지요. 그리고 지금 이병순 체제에서 일방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프로그램 개편에 대해서도 별다른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노조가 아니라, 제대로 된 노조가 KBS에 서야 된다는 요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차에 이제 노조 선거(12대 정·부 위원장 선거)를 치르게 된 것입니다.

모두 4팀이 후보등록을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병순 체제의 KBS에서 벌어지게 될 '구조조정'을 막아내겠다며 저마다 자신을 찍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 제 눈길을 끄는 후보와 그들의 다짐이 있더군요.

바로 기호 1번으로 나온 '강동구-최재훈'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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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이 분'은 바로 지금 노조, 그러니깐, 11대 박승규 집행부에서 '부위원장'을 하던 '분'입니다. 즉, 지금의 박승규 노조를 계승하는 노조라 보면 되겠지요.

최재훈...'이 분'은 지금 노조 말고, 그 전대 노조, 그러니깐 10대 노조(당시 위원장은 진종철이라는 '분')의 집행부를 했던 '분'인데, 11대 박승규 노조가 10대 노조의 '반정연주 노선'을 이어받은 노조이니만큼 10대와 11대가 연합해서 12대 위원장 선거에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최재훈 부위원장 후보의 출사표를 보니 참 재밌는 구절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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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노동자의 벗이 되겠다'며 자신이 '진정한 노동자의 벗임을 자부한다'고 합니다.

이 구절을 보면서, 그 뻔뻔함에 제 낯이 오히려 뜨거워질 지경이었습니다. 또 얼마 전 너무나도 비슷한 느낌을 겪었던 일이 있어 마치 데자뷰인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는데요. 바로 오바마 당선 직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일관되게 ‘변화와 개혁’을 국정운영의 중요 가치로 삼아왔으며, 그런 점에서 두 정상은 공통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 말을 들었을 때의 그 더러운 기분과 아주 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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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KBS 노동조합' 정도되면 '노동자의 벗'이라고 하기는 힘들죠. 대다수 생산직 노동자들의 평균적인 삶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대한민국 최대방송사의 직원들의 노조가 '노동자의 벗' 운운하는 것은 좀 거시기한 부분이 있습니다. KBS 내부에서조차도 자신들은 '귀족노동자'라는 반성이 있을 정도니 할 말 다했지요. 그런데 아예 내놓고 '노동자의 벗'을 칭하다니, 참으로 낯간지럽습니다.

물론 최재훈 후보가 쓴 맥락은 일반적인 '노동자 대중의 벗'을 이야기한 것은 아닌 것 같네요. '구조조정을 막아낼 KBS 조합원의 벗' 정도인 것 같은데, 바로 그 맥락에서 저의 낯은 더욱 화끈거리게 됩니다.

지난 9월 17일 이병순 사장이 들어선 직후 KBS에서는 사상 유래 없는 대규모 인사발표가 납니다. 이를 두고 이른바 '9월 17일 한 밤의 인사 대학살'이라고까지 이름 붙여졌지요.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KBS 탐사보도팀은 뿔뿔이 흩어졌고, 이병순 사장을 반대했던 'KBS 사원행동' 관계자들은 줄줄이 보복인사를 당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김용진 기자는 부산을 거쳐 울산으로, 사원행동에서 활동한 최용수 PD는 부산으로, 그리고 사원행동에 가입된 기술직 직원들은 산간오지로 쫓겨났지요.

이들은 대부분 KBS 노동조합 조합원들입니다. 하지만 KBS 노조는 '정연주 사장 퇴진 낙하산사장 저지 를 위한비상대책 위원회'해단식을 치른다며 그 이튿날인 9월 18일 1박2일 일정도 전라북도 선유도로 떠나버렸습니다.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고 말이지요. 조합원들이 부당하기 이를 데 없는 인사조치를 당했음에도, 항의는커녕 투쟁을 접는 자기들만의 '외유'를 떠나버린 겁니다.

이런 노조의 뒤를 잇는 사람들이 나와서 '노동자의 벗'을 운운하니 정말 할 말을 잃을 따름입니다.

강동구 후보는 출사표에서 "2년 성적표, 부끄럽습니다. 변명 대신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채찍질하겠습니다"라고 밝히면서 "조합원을 지키는 데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변명'이 낫지...

KBS 조합원들이 과연 '이 분'들을 다시 한 번 뽑을지, 이 분들이 얼마나 많은 표를 받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나아가 과연 KBS 직원들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을 막아낼 의지가 있는지도 이번 선거 결과에서 드러나게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 KBS 노조 선거가 재미없던 지난 17대 대선보다 훨씬 더 관심이 갑니다.

아래는 기호1번 후보들 외 나머지 후보들입니다. 어떤 분들이 진짜 KBS를 지키고, 조합원들을 위하는 분들인지 여러분들도 한 번 판단해보시죠.
이들이 선거에 나오면서 던지 출사표는 'KBS노보'(<-- 클릭)를 보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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