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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거슬러 태조 왕건을 넘어, 대조영, 연개소문, 광개토대왕, 주몽까지 올라갔던 방송의 사극 드라마의 역사 연대가 마침내, 이른바 '한민족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단군'에까지 이르게 됐다.

"'주몽' '왕과 나'의 외주제작사인 올리브나인은 최근 작가 야설록과 드라마 '단군' 제작에 합의했다고 밝혔다"(올리브나인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9월 19일자 몇몇 기사)

현재 이미 10회 분 정도의 대본이 나와 있다고 하고, 내년 하반기 쯤 방송을 목표로 편성할 방송국과 협의 중이라고 한다. 예상 방송 분량은 총 100회.

한마디로 '대작 사극'이라는 건데...

시청자로서 방송에서 주몽도 보고, 대조영도 보고, 내시도 보고, 정조도 보고, 세종대왕도 보고, 이순신도 보고, 다양한 이야기의 다양한 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묘사한 드라마를 보는 건 나쁠 게 없다. 이제껏 보지 못한 단군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에 대한 것도 그러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한두가지 우려되는 점을 짚어보자면,

먼저, '올리브나인'이 만드는 '단군'이 아무쪼록 '주몽'의 '용두사미'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라는 거다. 처음에는 뭔가 좀 해볼려다가 뒤로 갈수록 맥빠지는 드라마만큼 난감한 경우도 없다. 지금까지 봐온 게 아까워서 안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매번 시간 맞춰서 보기에는 짜증도 나고...
'단군'도 거의 '주몽'처럼 100회나 계획하고 있다니 부디 초지일관, 아니 뒤로 갈수록 더욱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물론 이것은 그냥 '기대'다. 10회 나온 대본으로 바탕으로 앞으로 약 1년 동안 출연자 섭외하고, 스텝 짜고, 촬영장소 섭외하고, 세트장 짓고 하다보면 막상 방송에 들어가서는 처음에는 뭔가 보여주겠지만 뒤로 갈수록 쪽대본에, 막편집, 제작비 문제 등 이것저것 난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측면에서 '대조영'이나 '불멸의 이순신' 같은 드라마는 모범 그 자체다. '단군'이 '주몽'보다 이들 드라마에서 보고 배우면 좋겠다.

다음으로, '사극'이면 항상 논란거리가 되는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다.
'단군'은 말 그대로 '신화 시대'다. '신화'를 '신화'로써 다루더라도 이런 저런 논란이 불거지기 쉽다.(특히 한국 사회에는 단군상의 목을 치고, 페이트 세례를 퍼붓는 극렬 기독교인들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작가인 야설록은 "단군에 대해 신화적 접근이 아닌 역사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을 시도할 것이다. 가능한 판타지적 요소를 배제하고, 인간 단군에 초점을 맞춰서 집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 마디로 드라마에서 다루는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규정하겠다는 것인데, 야설록은 이를 위해 "단군에 대한 역사적인 접근을 위해 재야사학계의 많은 분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히면서, 민족적 자존심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여기서 우려가 좀 더 커진다. 단군과 관련한 '재야사학계'라면 이른바 '한단고기'를 필두로 한 일군의 '사서(史書)'(이에 대해 '주류사학계'에서는 '위서'(僞書)라고 규정한다)와 이를 기반으로 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말하는 건데, 이걸 '역사적 사실'로 규정하는 건 사실 위험한 측면이 있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요즘 '태왕사신기'에 나오는 '쥬신'이라는 나라도 이런 재야사학계에서 주장하는 개념이다. 뭐 만화가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라든지, 역시 만화가인 신동우의 '대쥬신 제국사' 등이 이 같은 주장에 기반한 작품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조선은 한반도가 아니라 알타이 산맥을 넘어 중앙아시아 전역과 서남아시아에까지 이르는 영토를 가졌다는 등 근거도 없는 주장을 하며 광활한 옛 영토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른바 '재야사학계'는 심할 경우 '극우민족주의'와 연결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드라마 '단군'이 섯부르게 '재야사학계'의 주장을 차용해(야설록은 '논란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그런 가능성이 큰 것 같은데...) 마치 '사실'처럼 다룬다면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초딩 등 청소년들에게 그 영향이 우려된다.

그냥 '신화'는 '신화'로 다루는 게 어떨까 싶다.
지금 '태왕사신기'는 '판타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보니 '단군'과 '광개토대왕'을 연결시켜도 '뭐 그냥 그런가보다'라면서 그냥 볼 수밖에.(일부에서는 문제삼기도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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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원섭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이는 아직도 단군을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단군은 실재 인물로 국사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단군 신화가 아니고 단군史話인 거지요. 아직도 일제식민사관에 따라서 쓰여진 옛 국사를 믿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요하 근처에는 황화문명보다 천 년 이상 앞선 문화의 유적이 발굴되고 있으며 그 이름이 紅山文明라고 불리고 있으며, 고조선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아직까지는 추측임) 있습니다.

    2007/10/06 20:32
  2. 황원섭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삼국유사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도 곰토템족과 호랑이토템족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문화가 뛰어난 환웅족이 이 두 종족을 싸움시키는 것이 아니라 높은 환웅족의 문화를 전수해주는 과정으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인정되고 있는 고대 역사서가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역사사에 의하면 환인과 환웅의 나라도 기술되어 있습니다. 남의 나라 역사서에 말입니다. 지금 중국에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환웅촌을 만들었고 웅녀상과 곰 그리고 동굴을 만들어 고조선도 자신의 나라라고 우기고 있답니다.

    2007/10/06 20:37
  3.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007/10/07 04:06
  4. 단군의후손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군을 아직도 신화로 생각하고 계시다뇨,,, 일제앞자비가 웃고 있습니다. 정신차리세요~
    2333년 단군조선에 1대 왕검단군 부터 47대 고열가단군 할아버지 까지 계셨답니다.

    2008/10/21 11:11

 

엄홍길 대장이 출연했던 '무릎팍 도사' 두 편을 두고 시청자들의 평도 좋고, 각 매체의 평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나도 "엄홍길 편 '무릎팍도사', 색다른 '인터뷰 프로그램' 가능성을 열다"며 평가한 바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엄 대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해 받았으며, 기분 좋은 웃음도 선사받았다. '무릎팍 도사'로 인해 엄 대장의 인기도 높아지고, 대중들의 관심도 커졌다.


그런데,


이렇게 지상파 방송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이 높이 치솟자마자 엄 대장은 또 다른 '구설수'에 휩싸이고 말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7일 이명박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문화예술지원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명박 지지를 선언한 연예인들(출처-MB캠프)



엄 대장은 27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의 경선대책위 문화예술지원단에 이덕화 등 연기자들과 함게 합류하고 문화예술지원단 상임고문으로 임명장도 받았다. 문화예술지원단은 말 그대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이명박 후보의 경선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한 곳으로 여기에 참여한 것은 곧 '이명박 지지'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


특히 이덕화의 경우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미래의 챔피언인 그에게 고백하고 싶다. 당신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들의 챔피언이다"라며 "각하, 힘내십시오"라고 말해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지금 시대에 무슨 '각하'냐'는 질타를 받는 등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어쨌든 엄홍길 씨가 '이명박을 지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무릎팍도사'를 통해 엄 씨에게 큰 호감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엄홍길 대장이 그럴 줄 몰랐다', '나는 MB 선언한 엄홍길 말고 무릎팍도사에 나온 엄홍길만 기억하겠다'며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논란이 불거지자 엄 씨는 보도자료를 내고 "특정 후보의 지지는 대자연을 경외하고 무위(無爲)를 지향하는 산악인으로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명박 후보의 캠프에 합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적인 논란 무마에 나섰다. 엄 씨가 마음 속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사적으로 지원 활동을 펼치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상 적어도 공개적인 이명박 지지는 철회한 것.


물론 연예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얼마든지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고 후원할 수 있다. 이는 민주사회에서 누구나 가지는 정치 적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


80년대나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편으로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는 좋지 않은 편견에 시달려야 했고(코미디언 이주일은 국회에 들어갔다 나온 뒤 틈만 나면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게 정치인이 된 것'이라고 토로하며 당시 겪었던 여러 편견을 이야기한 바 있다), 또 한편으로는 막강한 정치권력에 의해 일부 연예인은 선거 유세에 동원되는 등 주변의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문성근, 명계남 등으로 대표되는 일군의 '노사모 문화계 인사'들이 등장한 이후 문화예술계 인사는 물론 연예인들의 특정후보 지지활동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게 되었다. 박찬욱, 봉준호, 문소리 등 민주노동당 당원인 영화계 인사들은 선거 때 자신의 지지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주저함이 없다.


엄홍길 씨 역시 얼마든지 이명박이든 누구든 지지할 수 있고, 지원활동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특정 후보의 지지는 대자연을 경외하고 무위를 지향하는 산악인으로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듯 크게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산악인이면 특정정치세력에 대한 지지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 김영삼의 '민주산악회'처럼 산행을 하는 적지 않은 모임이 정치인들의 '사조직'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얼마 전 지리산을 다녀 온 뒤 범여권 대통합 참여를 선언한 손학규처럼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할 때 종종 산을 오르곤 한다.


그럼에도 엄홍길의 이명박 지지는 부조화스럽게 보인다. '대자연을 경외하고 무위를 지향하는 엄홍길'이 '경부운하 건설' 등 종종 '개발독재 시대로의 회귀'로 비쳐지는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거기다 MBC의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해 산악인으로서의 순수한 모습으로 많은 대중들로부터 높은 인기와 관심을 받은 바로 그 시점에 '이명박 지지' 소식이 전해져 논란은 더 커졌다.


아울러 엄홍길 개인의 이명박 지지의 타당성과는 별개로 이번 일을 계기로 방송에 출연하는 문화예술인(주로 연예인)들의 정치참여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만 하다.


이번에 이명박 캠프의 '문화예술지원단'에 참여한 사람은 30명으로 여기에 이덕화, 이종원, 배도환, 이계인, 임대호, 정흥채, 양금석 등 탤런트들이 다수 그 이름을 올렸다. 이덕화와 양금석은 KBS '대조영'에 출연하고 있고 이계인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는 등 그들은 대부분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그들 개인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이야 아무 문제될 것이 없지만, 특정 정치세력 지지를 선언한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다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조영'에서 '설인귀'를 보고 이덕화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시청자가 이덕화가 지지하는 특정 후보를 판단하는 데 있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기는 힘들다.


물론 후보 당사자가 아닌 이상 방송 출연을 제한하는 법적 근거가 없고, 그들이 방송에 나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공적 매체인 지상파 방송에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같이 얼굴을 비추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기는 또 힘들다.


지난 2002년 노무현을 지지했던 문성근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전념하겠다'며 스스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문성근이 그만 두기 전 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특정후보의 열렬 지지자인 문씨가 SBS TV 시사다큐프로인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쓴 적이 있다. 그리고 대선이 끝난 뒤 그가 KBS '인물현대사' 진행자로 방송에 다시 등장했을 때는 선거철도 아님에도 한나라당은 '친노방송이 친노인사를 출연시킨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성근에 대한 잣대를 이덕화에게 갖다댄다면 어떨까?


사실 나도 아직 어느 게 합당한 지 잘 모르겠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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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홍길 편 '무릎팍도사', 색다른 '인터뷰 프로그램' 가능성을 열다

    Tracked from 미디어후비기  삭제

    나는 요즘 '무릎팍도사'를 일부러 챙겨보지 않는다. 한창 '무릎팍도사'가 특유의 직설적이고 과감한 질문과 답변으로 기세를 올릴 때는 그 재미가 적지 않아 수요일 밤이면 일부러 채널을 맞춰두고 봤지만, 언젠가부터 '무릎팍도사'가 식상해졌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산으로 올라가는 것도 더 이상 신선하지 않고, 'Battle Without Honor of Humanity'가 흐른 뒤 "액션"과 함께 이야기되는 한 마디도 '남발'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으며..

    2007/06/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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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똥지바퀴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색이 산악인이면서 정말 대자연의 파괴자 쥐박이를 지지한다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2008/08/29 11:50

'사극열풍', 따져보자

드라마후비기 2007/06/19 20:00 Posted by hangil
'사극열풍', 따져보자


 지난 주(10월 30일~11월 5일)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전국 시청률 현황을 보면 1위에서 10위까지 순위에서 드라마가 8자리를 차지했다. 1위부터 6위까지는 모조리 드라마가 차지했고, 그 외 순위에서는 비드라마 KBS2TV <개그콘서트>와 <상상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드라마다.(TNS 기준)
  
  현재 지상파 4채널(KBS 1·2TV, MBC, SBS)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를 모두 더하면 25편이 나온다. 여기에 재방송 드라마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훨씬 늘어나겠지만, 어쨌든 일일연속극, 주말드라마, 수목드라마 등등 그 종류별로 편성된 드라마를 살펴보면 가히 ‘대한민국은 드라마의 천국’이라 할 만 하다. 시청자들의 선호도(시청률)도 이를 입증한다.
  
  그 25편 가운데 8편이 시청률이 상위 10위권 내에 포함되었다니, 드라마라는 장르가 가장 폭발력이 실로 대단하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BS '대조영', MBC '주몽', KBS '황진이', SBS '연개소문'

  
  그 8편의 드라마 가운데 절반이 사극이다. MBC <주몽>은 시청률 40%를 넘으며 몇 달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주말 밤 엇비슷한 시간대에 포진한 SBS <연개소문>과 KBS1TV <대조영>은 시청률도 각각 20~22% 정도로 엇비슷하게 나오며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그리고 KBS2TV 수목드라마 <황진이>가 16~19% 정도의 시청률로 10위에 올라 있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고 있는 사극 4편 모두가 시청률 상위권에 진입해 있는 것이다.
  
  2006년 가을, 한국의 방송은 가히 ‘사극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MBC가 내년 초와 상반기 각각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다룰 <태왕사신기>와 김희선과 박지윤을 ‘기생’으로 내세운 <해어화>를 방송할 예정이고, KBS는 내년 7월 즈음 <세종대왕>을 방송할 계획이라고 하니 당분간 사극바람은 지속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극이라는 장르가 방송계 내지 드라마 전반을 쭉 이끌고 나갈 주류 장르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국의 방송에서 사극은 언제나 꾸준하게 이어져 오던 장르다. 지난 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 <서동요>, <신돈> 등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대장금>, <다모>, <허준>, <태조 왕건>, <용의 눈물>, <명성황후> 등까지, 아니 <조선왕조 500년>부터 따져보더라도 사극은 항상 기본 이상은 하는 장르였다. 물론 중간중간 번트조차 제대로 치지 못하는 작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따라서 지금처럼 고구려와 관련된 드라마가 동시에 3편이나 방송되고(1편은 건국을, 다른 2편은 멸망을 다루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색적이다), 여기에 ‘기생’과 관련된 드라마까지 덧붙여 4편이나 한꺼번에 안방극장을 공략하는 모습은 상당히 예외적인 사례다.
  
  더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극열풍’이라고 이야기하기엔 어딘가 부족함이 있다.
  
  MBC <주몽>은 완성도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고, 거기다 ‘연장방송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높은 시청률이 무색한 지경에 이르렀다. SBS <연개소문>은 궁궐을 등장시키면서 합판에다 사진을 붙여놓은 세트를 사용했다 시청자들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KBS <황진이>가 ‘황토팩’ 간접광고 논란을 겪은 것도 적지 않은 흠이다.
  
  <연개소문>과 <대조영>의 경쟁도 따지고 보면 결코 바람직하다 할 수 없다. 시대가 비슷하다보니 연개소문은 SBS에도 나오고 KBS에도 나온다. 양만춘 등 주요 인물도 마찬가지. 물론 두 드라마가 각기 차별성이 있겠지만, 채널이 나눠져 있는 것은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서다. 시청자들이 비슷한 시대, 비슷한 인물들이 큰 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드라마를 비슷한 시간대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채널선택권이 제약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특정 장르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되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런 맞대응 편성이 결코 우연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들의 경쟁의식 속에서 파생된다는 점. 서로 상대 방송사 프로그램을 앞지르려고 급하게 만들다보니 드라마 자체가 부실해지는 일도 다반사로 생긴다.
  
  반면 지금의 사극열풍이 그 동안 사극드라마가 다루지 못한 영역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고구려, 발해 등 그 동안의 사극에서 다뤄지지 않은 시대를 다룸으로써 해당 시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이라든지, 기존 사극에서는 조연이나 비주류에 머물러 있는 재야의 기생이라는 존재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도 소재의 확장,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열풍, 열풍’ 한다고 유행에 덩달아 휩쓸리기보다 어떤 드라마를 보든 내용과 형식에 얼마나 충실한 지, 그리고 얼마나 새로운 지를 먼저 살펴본다면 보다 즐거운 드라마 시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2006년 11월 10일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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