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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6월 18일) 동아일보 5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KBS노조가 성명 등을 통해 최근 KBS 앞에서 '공영방송 지키기'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 민주당 국회의원과 친노세력 등이 있다며 이들에게 '빠져라'고 비판한 것을 거의 일방적으로 인용한 기사입니다.

기사의 세부 내용을 일일이 전해줄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겠구요.(궁금하시면 KBS노조가 낸 성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민주당은 KBS 촛불 시위에서 빠져라!!')

딱 한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아래는 위 기사에서 빨간 색으로 박스친 부분을 확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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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무엇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까?
KBS 노조는 스스로 "11일부터 잇달아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를 동영상 촬영 등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KBS노조가 KBS를 지키기 위해 KBS 앞으로 달려가 촛불을 든 시민과 네티즌을 동영상 카메라로 '채증'했다는 것 아닙니까?

도대체 KBS노조가 무슨 권리로 '동영상 채증'까지 합니까?

법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당사자의 동의와 허락없이 마음대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행위는 불법적인 것 아닙니까?

심지어 KBS 노조는 촬영한 동영상으로 참가자들 분석까지 했으니 '정치사찰'까지 떠올리게 되네요.

어처구니없습니다. '동영상 촬영해서 분석해보니 누구누구 있더라'고 자랑스레 떠벌리는 KBS노조나, 그말을 곧이곧대로 받아 써주는 동아일보나...

법을 잘 아시는 분들, 11일부터 KBS 앞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KBS노조의 카메라에 촬영된 사람들이 엄청 많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 피해구제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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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촛불로 바른 결론이 나도록 힘을 주십시오.--KBS보고국 기자

    Tracked from ★무감이네★  삭제

    (아고라 펌) 안녕하십니까, KBS 보도본부의 한 기잡니다. 요 며칠, KBS에 들어온 뒤 가장 부끄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가 뭐가 대단하고 잘 났다고, 스스로 지키지도 못하는 KBS, 그냥 둬버릴 것을, 뭣하러 지키겠다고, 작은 '촛불'들이 모인 것을 보고, 정말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물나도록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아고라를 비롯한 여기저기서 KBS에 대해 많은 토론이 이뤄지는 줄로 압니다. 정연주 사장을 지키자는..

    2008/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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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용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의 KBS노조, 확실히 이상하긴 이상하다.
    KBS 심의실 부장 출신의 윤명식 현 KBS노조 위원장은 의혹이 있는 사람이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785542

    2008/06/18 13:23
  2. 이론  수정/삭제  댓글쓰기

    KBS노조( http://www.kbsunion.or.kr/)에 항의가 필요할 것 같군요

    2008/06/18 13:34


이경규 씨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V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온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이 돼야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며 "자극성이 없고 행복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PD저널'의 이경규 인터뷰 기사 보기 : “저는 환갑 넘어도 버라이어티 할 겁니다” )

다른 누구도 아닌 '이경규'씨가 이 같은 '철학'을 밝히다니!!
나는 '이경규' 씨가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이같은 '철학'을 밝혔다는 것이 참으로 반갑다.

나는 왜 이렇게 오버하는가.
사실 나는 이경규 씨에 대해 선입견 내지 편견을 좀 가지고 있는 편이다.

좀 거슬러 올라가보자.(이하 '이경규 씨'는 '이경규'로 통일하겠습니다.. 양해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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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이경규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요즘은 오락에서 자꾸 의미를 찾으려 한다”며 “오락물은 오락다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경규가 '무릎팍도사'에서 그같은 주장을 할 때, 이경규가 만들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돌아온 몰래카메라'였다. 당시 이경규의 '돌아온 몰래카메라'는 온갖 억지스런 설정, 자극적인 내용, 거짓방송 논란 등등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던 중이었다.

특히 당시 나는 '몰래카메라' 김제동 편을 보고, '돌아온 몰래카메라'는 당장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깊이 절감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몰래카메라-김제동'편은 이경규라는 연예계 대선배가 김제동이라는 인간성 좋은 한 후배를 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자신들의 프로그램 시청률 높이기의 ‘도구’로 ‘사용’했다.

당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강연을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던 김제동은 강연이 진행될라치면 강의실로 들이닥치는 ‘가짜시위학생’들로 인해 계속 강연을 끊을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무릎까지 꿇는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황당함을 겪어야 했다.

‘대통령에게도 마이크를 주지 않는다’는 김제동이 강의를 위해 준비했던 시간은 방송을 앞세운 선배 연예인의 ‘폭력’에 무참히 짓밟힌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당시 이경규는 오로지 어떻게 얼마나 더 김제동을 곤란에 처하게 만들 것인가만 궁리할 뿐 정말 '개념'이라고는 없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제동 편에 대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경규와 몰래카메라를 비난했었고, 김제동 편 전에도 '몰래카메라'는 각종 구설수에 올랐다. 그런 비난을 받았던 이경규가 '무릎팍'에 나와서는 '오락프로그램에서 왜 의미를 찾으려는지 모르겠다'며 '재미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고, '아 이 사람은 안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뒤 이경규가 주도하는 오락프로그램을 볼 때면, 일단 '이 프로그램은 기본 개념 없는 막가파식 방송'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되도록 피했다. '라인업'이 그랬고, '육감대결'이 그랬다.

나는 '라인업'이 태안에 가서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할 때도, '이경규가 왠일로?"라면서 정말 순수하게 보지 않았다. '무한도전 이겨볼라고 별 쌩쑈를 다한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자원봉사 참여 연예인들의 봉사태도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물론 나는 이경규가 훌륭한 코미디언이고, 끼많고 재주좋은 엔터테이너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그가 방송에 임하는 태도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런 이경규를 중용하는 방송사들이 꼭 어떤 사고를 칠 것 같은 우려를 적지아니하게 가졌다.

MBC가 이경규를 간판으로 내세워 '몰래카메라'를 부활시킬 때도, '아니 지금 왜 하필 몰래카메라?'라며 걱정했고, SBS가 이경규 김용만을 내세워 '라인업'을 만들 때도 '방송은 아예 막장방송으로 몰고 가려고 작정했구만'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다, '라인업'의 태안자원봉사가 꾸며진 것은 아니고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았다라고는 볼 수 없는 몇가지 정황증거들이 제시되고, 최근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는 '육감대결'을 보면서 어느 정도 '요즘은 좀 괜찮네' 싶었다.


그런 그가, 급기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자극적이어서 성공할 것 같았으면 케이블TV가 벌써 지상파방송을 이겨야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TV가 전 세대를 불문하고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되는 것은 ‘따뜻함이 살아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으니, 귀가 의심스러우면서도 참 다행이다 싶은 거다.

또 PD들에게도 "너무 시청률에 일희일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시청률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재밌고 괜찮은 프로그램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계속 끌고 나갔으면 한다. 시청률에 얽매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내가 연예계 돌아가는 판도를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경규 쯤 되는 사람이 방송계 특히 연예계 쪽에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 사람이 이런 '개념있는 의식'을 가지고 방송에 임한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고 반갑다는 거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내가 이경규에 대해 편견이 심했구나 싶은 걸 이번 인터뷰를 읽으면서 깨달았다. 이경규는 바로 '양심냉장고'를 나눠주던 '이경규가 간다'를 만든 사람이지 않았는가...

이경규는 인터뷰에서 98년 일본유학을 간 것에 대해 “양심 냉장고를 전달하면서 이미지가 공익적으로 굳어져버렸다. 사람들이 사회 저명인사처럼 나를 생각하는 것을 느꼈을 때 ‘내가 웃기는게 생명인데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 나름 망가지게 된 절박한 이유가 있겠다 싶기도 하고...

어쨌든, 이경규는 "천장이 없는 야외에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최장수로 뛰는, 그래서 환갑을 넘겨서도 프로그램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정말 환갑을 넘겨서까지 '따뜻함이 살아있는 예능 프로그램', '가족이 함께 모여 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에 완전히 얽매이지만은 않는 예능프로그램'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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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경규는 말 그대로 코메디언입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 즐겁게 해주는... 솔직히 이경규 처음엔 거부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코메디언으로써의 위트는 가지고 있는것은 확실한거 같습니다. 그의 오버액션이나 말투가 이젠 그의 위트로 다가오는것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뜨고 있는 아니 벌써 뜬 김구라는 아직 거부감이 많더군요. 싸가지없는 말투, 새로움에 재밌다 재밌다 하니까 하늘 높은줄 모르고 까부는거 같습니다.

    2008/04/04 22:44
  2. 그냥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대 안해요 실력부족

    2008/04/05 00:01
  3. 오히려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함 이 살아있는 예능프로라는 말이 가식이며 위선입니다.

    무릅팍때 했던 오락프로에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들이 오히려 이상한게 맞고요.

    TV는 재미가 없거나 안좋아 보인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아주 편리한 선택권이 있으니까요.

    거기다, 정말 괜찮은 시사프로그램들중 하나인 pd수첩은 시청률이 안나와서 포멧을 바꾼지 벌써 오래고 시사기획 쌈은 보는 사람도 얼마없고, kbs1의 다큐멘터리는 얼마나보며, 단막극은 왜 페지되겠습니까?

    애초에 괜찮은 프로들은 보지도 않는 인간들이 지들 수준에 맞게 예능오락프로나 보면 그만일 것을 괜찮은 시사프로는 아예 보지도 않으면서 무슨 예능에 따듯함이니 의미니 하는 헛소릴 하는지 모르겠군요.

    이경규씨가 따뜻함 운운하는 건 더이상 그가 재미를 줄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허영에 가득찬 가식예능시청자들을 낚아 밥벌이를 하려는 수작에 불과한겁니다^^

    2008/04/06 16:35
  4. 그냥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쉬는 게 보기 좋을 듯

    2008/04/06 22:51

  6월 항쟁이 있은 지 20주년을 맞이한 올해, 방송에서도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그 중 6월 9일 방송된 KBS <미디어 포커스> ‘각하, 만수무강하십시오!’ 편은 여러 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 방송은 87년 6월 항쟁으로 전두환이 쫓기듯 권좌에서 물러난 뒤 보안사로부터 KBS에 이관된 영상자료를 통해 방송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철저하게 군사독재세력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했던 적나라한 실상을 담았다.
  
  


  “나중에 전두환 대통령 기념관 만들 때까지 보관을 해 달라”며 KBS에 맡겨졌다는 이 영상자료에는 12.12 쿠데타가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 후 MBC가 인기 연예인을 동원해 쿠데타 세력 위문공연을 펼쳐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모습, 5월 광주를 총칼로 무참하게 짓밟은 뒤 전두환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가 피냄새가 가시기도 전인 6월 19일 연 파티에 TBC(동양방송) 관현악단이 동원돼 연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밖에 전두환의 해외순방 생중계 영상과 ‘대통령 찬양 특집 프로그램’을 별도의 테이프로 특별 제작해 ‘MBC 보도국’ 명의로 전두환에게 ‘진상’한 영상자료, ‘땡전뉴스’에만 그치지 않고 이순자의 동정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충실히 전한 뒤 그 뉴스들도 따로 묶어 ‘상납’한 영상자료 등 독재권력에 아부굴종한 방송사들의 수치스러운 과거 모습이 수두룩했다.
  
  자,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이 글이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정치권력과 방송’의 관계를 되짚어 보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분은 <미디어 포커스>가 6월 16일 6월 항쟁 특집 2편 ‘하늘이 내리신 대통령’을 방송한 만큼 <미디어 포커스> 제작진들에게 맡기고,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80년대에는 정치권력과 야합해 국민들의 알 권리와 민주화에 대한 소망을 저버리고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참 나쁜 방송’이 지금에 와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쁜 방송’을 거듭하고 있는 지 비교할만한 흥미로운 사례가 80년대 영상자료 중에 있었다.
  
  장면1) 1982년 1월 18일 청와대
  청와대 비서실과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준비한 전두환의 51번째 생일 축하 깜짝 파티가 열렸다. “갑작스럽게 즐거움을 드리려고” 이순자가 전두환을 몰래 기자단이 마련한 자리로 데리고 와 이뤄진 행사였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 MBC 카메라와 제작인력이 동원됐다. MBC는 이날 ‘전두환 깜짝 생일 파티’의 이모저모와 ‘각하’와 ‘영부인’의 말씀을 고스란히 담아 ‘MBC보도국’ 명의로 <萬壽無疆(만수무강) 51회 생신>이란 제목을 달아 전두환에게 바쳤다.
  
△82년 1월 18일 MBC 보도국이 촬영, 제작한 '대통령 각하 51회 생신 비디오'의 한 장면 ⓒ미디어오늘

  이순자가 “그런 것 찍지 말아요”라고 말하자 제작진은 “보도용이 아니라 보관하시도록 비디오에 담는 겁니다”라고 답하고 계속 촬영한다. 영상에는 “생신을 맞이해서 각하 내외분 만수무강과 각하 영도 하에 이룩될 우리 조국의 무궁한 번영을 축원하는 뜻에서 건배 건의 드리겠습니다”라는 ‘전두환 팬 집단’의 낯 뜨거운 찬사도 고스란히 담겼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장면2) 1986년 6월 16일을 전후한 청와대 및 모처
  1986년 6월 16일 전두환 장녀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결혼식에는 KBS 카메라가 적어도 2대 이상 동원돼 결혼식 모습을 입체적으로 촬영했다. 뿐만 아니라 함 들어오는 날, 신랑 친구들이 함을 지고 오는 모습과 이순자가 그들에게 “우리 큰아이한테 칙사대접 하라고 부탁해봤는데 혼내줘야 되겠네”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는 모습, 그리고 전두환이 술이 거나하게 취해 비틀거리며 좌우의 부축을 받고 “한 잔 더하고 갈까?”라고 말하는 모습 등 전두환 일가의 내밀한 사생활도 담고 있다. 여기에 신랑, 신부의 야외 사진촬영 모습까지 공영방송 KBS는 전두환 일가 대소사의 처음과 끝을 촬영, 편집 및 테이프 제작까지 마무리해 바치는 ‘무보수 비디오 기사’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것 역시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전두환 일가 대소사나 연예인 대소사나
  
  <연예가중계>, <생방송 TV연예>, <섹션TV 연예통신> 등 방송3사 연예정보프로그램에 매일같이 등장하는 ‘스타’들의 생일파티, 결혼식 등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내는 요즘 방송과 이 영상에 등장하는 장면은 거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5월 한 달과 6월 초에만 윤다훈, 하리수, 심혜진, 김승환, 손미나 등의 결혼식 모습이 이들 프로그램에서 소개됐고, 박경림은 ‘결혼할 예정’이라는 발표만으로 이들 프로그램의 아이템이 됐으며, 축구선수 김남일과 아나운서 김보민의 ‘극비 약혼식’ 소식은 이들로 인해 ‘극비’가 될 수 없었다. 이밖에 ‘누가 누구와 사귀었다더라’ 또는 ‘헤어졌다더라’는 소식과 ‘2세 출산’ 등 연예인들의 대소사는 이들이 경쟁적으로 챙기는 단골 메뉴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방송3사 연예정보 프로그램에는 매일같이 '스타'들의 생일, 결혼식 등 대소사가 등장한다.

  80년대 전두환 일가의 대소사를 챙기는 방송이나 90년대~2000년대 연예인의 대소사를 챙기는 방송이나 모두 자발적이다. 그리고 그 자발성은 시청자들의 요구나 알 권리, 이익과는 무관하게 방송사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데서 비롯된다. 그리고 다른 점은, 80년대에는 군부정권의 폭압정치가 두려워 그 속에서 살아남고 출세하려는 생존본능과 기회주의적 속성으로 절대 권력자의 사생활을 담았다면, 지금은 시청률 경쟁 속에서 광고로 대변되는 자본의 요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담고 있다. 물론 80년대 영상은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도 다르다. 하지만 ‘땡전뉴스’와 민주화 세력에 대한 온갖 ‘왜곡보도’ 등 권력에 잘 보이려는 방송사의 일관된 태도에서 ‘진상용 테이프’가 나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결정적 차이가 하나 있긴 있다. 80년대 영상은 지금이라도 공개돼 지난 역사를 반추하고 거울로 삼을 수 있는 반성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사료’의 구실이라도 하지만,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이 매일 같이 담아내는 연예인 사생활은 무엇을 위해 다시 쓸 수 있을까? 길이 남을만한 대스타 관련 자료 외에는 죄다 ‘쓰레기’와 뭐가 다를까?
  
  연예인 사생활, 시청자에게 그렇게 중요해?
  
  같은 점 또 하나, 80년대 방송사 카메라에 자신의 대소사를 노출시킨 전두환이나 지금 방송사 연예정보프로그램에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연예인이나 모두에게 득이 되면 득이 되지 해가 될 건 없다는 점이다. 전두환은 자신의 대소사를 일일이 챙기고 테이프로 특별 제작해 보내오는 방송사를 보며 자신이 가진 권력의 단맛을 즐겼을 것이고, 연예인들은 자신의 결혼 발표에, 연애소식에, 출산 소식에 하이에나처럼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는 방송사를 보며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고, 그로 인해 다시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음에 ‘좋아라’ 할 것이다.
  
  혹자는 ‘대중들이 연예인들 사생활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데 뭣도 모르면 입 닥쳐라’고 말할 수도 있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 제작진이라면 십중팔구는 그럴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연예인정보’프로그램은 더욱 질 나쁜 프로그램이 된다. 연예인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은 누가 불러일으킨 것인가. 대중에게 연예인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그들의 삐까뻔쩍한 결혼식에 대중들의 동경을 자아내게 만드는 등 끊임없이 시청자들을 한없이 가벼운 이야기에 목매달게 만든 것은 대중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바로 방송 제작진 자신들의 필요에 따른 요구였을 뿐이다. 이들이 끊임없이 사생활을 들춰낼수록 대중들은 더욱 강도 높은 사생활에 길들여져 갈 수밖에 없다.
  
  지난 2003년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여론조사기관 '인사이트리서치'에 의뢰해 연예오락프로그램 제작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시청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연예오락프로그램 장르’로 제작자들 중 가장 많은 36%가 ‘연예정보프로그램’을 꼽았다. 당시 제작진들은 ‘연예인 신변잡기’를 좋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평가한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2003년과 비교해 연예정보프로그램의 문제가 커졌으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방송은 이미 연예인의 있는 그대로의 사생활을 담아내는 것도 부족해 그들의 사생활을 조작해 보여준 지 오래다. 가장 최근의 사례 하나만 살펴보자.
  
  ‘이경규 몰카’는 나쁜방송의 전형
  
  지난 6월 3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김제동을 속였다. 설정은 이렇다. 서울 D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는 개그맨 이윤석이 친분 있던 김제동을 ‘특강 강사’로 초빙한 것. 입담과 재치가 좋은 김제동은 평소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강사였고, 이날도 ‘대중 앞에 서는 법’을 주제로 2시간짜리 강연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경규와 제작진은 '가짜 D대 학생’들로 청중을 채우고, 강의 도중 ‘가짜 시위학생’들을 동원해 ‘학교 식당 개선과 관련해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말로 김제동을 당황하게 만들고, 급기야 ‘가짜 시위학생’과 ‘가짜 청중’ 사이에 싸움을 불러 일으켜 강연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이날 ‘몰래카메라’의 초점은 착하기로 소문난 김제동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여부.
  
  
△몰래카메라는 애초 의도부터 납득하기 힘들뿐더러 설정에서 진행과정까지 '참 나쁜 방송'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날 ‘몰래카메라’는 애초 의도부터 납득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설정에서부터 김제동을 속이는 과정 전반에 이르기까지 한 마디로 ‘참 나쁜 방송’의 전형을 보여줬다. 딱 2가지만 지적해보자.
  
  첫째, ‘몰래카메라’ 제작진과 이경규는 김제동이라는 한 사람을 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자신들의 프로그램 시청률 높이기의 ‘도구’로 ‘사용’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강연을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던 김제동은 강연이 진행될라치면 강의실로 들이닥치는 ‘가짜시위학생’들로 인해 계속 강연을 끊을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황당함을 겪어야 했다. “강의 전에 말을 했다면 모르지만 강의 중에 시간을 내는 것은 사회자로서의 도리도, 학생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면서도 “저 학생들도 학교에서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애쓰는 학생들이다.
  
  강의가 끝난 뒤, 저 학생들이 다시 들어오면 이야기를 경청해 달라”며 품격 있는 태도를 보인 김제동이지만 ‘기어이 김제동의 화를 북돋우고야 말겠다’는 제작진의 계속된 수준 이하의 방해공작으로 인해 “제가 무릎을 꿇을게요. 나가주세요”라며 ‘가짜 시위학생’들에게 무릎을 꿇을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몰래카메라에 비춰진 김제동의 얼굴에는 방송 내내 진땀이 ‘줄줄’ 흘렀고, 보는 이들 또한 재미와 즐거움은커녕 안쓰러움과 불편함만 느낄 뿐이었지만 숨어서 그 광경을 보는 이경규의 모습은 줄곧 희희낙락이었다. 이날 방송은 육체적 가학 그 이상의 정신적 고통을 김제동에게 안겼고, 바로 그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김제동의 모습을 시청률의 도구로 삼은 것이다. ‘대통령에게도 마이크를 주지 않는다’는 김제동, 그가 강의를 위해 준비했던 시간은 방송을 앞세운 선배 연예인의 ‘폭력’에 무참히 짓밟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둘째, 이경규와 제작진은 방송이라는 거대권력이 ‘재미’삼아 묘사하는 어떤 설정으로 인해 누군가가 입을 피해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개념’조차 가지지 못했다. 이날 ‘가짜시위학생’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무개념’의 극치를 보여줬다. 아무리 학생운동이 쇠퇴일로에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교수(강사)에게 아무런 사전고지 없이 막무가내로 들어와 ‘발언시간을 달라’며 떼쓰고 이에 항의하는 학생들과 주먹질을 벌이는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경규와 제작진은 이 방송으로 시청자들이 이른바 ‘운동권 학생’들에 대해 가질 편견과 이로 인한 운동권 학생들의 상처 따위는 처음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이경규는 지난 3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요즘은 오락에서 자꾸 의미를 찾으려 한다”며 “오락물은 오락다워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몰래카메라’가 오락답고 즐거움을 준다고 여전히 생각한다면 당장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 보길 바란다. ‘몰래카메라’와 이경규를 비난하는 수십 건의 시청자 의견을 읽는다면 자신의 말에 책임지고 당장 ‘몰래카메라’의 문을 닫는 것이 마땅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김제동 특강’을 방송하는 편이 훨씬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여 년 전 독재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만 믿어라’고 했던 방송은, 2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상업주의와 시청률의 굴레에 스스로를 묶고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대로 즐겨라’고 강요하고 있다. 그 같은 ‘나쁜방송’들에게서는 최소한의 인권에 대한 개념도 ‘대중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존재’라는 인식도 찾을 수 없다. 20년 전이나 20년이 지난 지금이나 방송을 보며 똑같이 화가 나는 이유다.


(이 글은 '월간 말' 2007년 7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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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풀이눕는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 몰래카메라 전두환 시절에는 권위에 도전한다는 재미가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도리어 그들이 또다른 권력이 되고 만 상황이네요... 몰래카메라같은 프로그램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지요. 그러나 몰카보다 너 나쁜 프로그램은 공중파가아닌 케이블이지만, 모 방송국의 스캔들인가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의 Cheaters를 흉내낸 모양인데요, 보면 끔찍합니다. 저는 Cheaters를 보며 미국의 종말을 느꼈는데, 그것을 수입해 오다니...

    2007/07/10 21:43
    • hangil  수정/삭제

      말씀하신 프로가 tvN의 '독고영재의 스캔들'이죠...'치터스'의 경우 실제 상황을 그대로 담는데 비해 '스캔들'은 실제로 벌어지는 일처럼 꾸며서 방송을 하는데, 그런 것을 두고 '페이크 다큐'라고 합니다. 시청자들이 '스캔들'을 보면서 방송 내용이 마치 실제 상황으로 오해할 수 있고, 실제 '사실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든 아니든, 극단적인 상황을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시청자들만 모으려는 그 발상 자체에 있겠죠. 하지만 또 이런 프로그램이 케이블에서 인기 좋은 프로그램인 게 사실이니, 어떻게 해야 할 지 참으로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점점 늘어날 거고, 어쩌면 정말 치터스와 같이 실제상황을 그대로 담는 프로그램도 나올 지 모르겠습니다.

      2007/07/11 13:20
  2. 따따뿌따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래카메라가 모에여? 이경규가 대통령인가여? 김제동이 무슨 박사인가여? 뭐가 진지하고 뭐가 들을 내용이 있다구? 연예계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은 걸 보니 할 일이 없으시군여. 그냥 열심히 자기 할 일 하세여. 서영춘이 영화를 하든지, 장동건이가 코미디를 하든지....

    2007/07/10 22:16
    • hangil  수정/삭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감이 잘 잡히는데... 방송에 신경 끄라는 말씀 맞나요? 만약에 그렇다면, 님은 '자기 일 열심히 하시지, 왜 여기에 댓글 쓰고 짜증을 내시는지요?'

      2007/07/11 13:21
  3. 두주불사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래카메라 문제 많은 프로지요 이경규씨가 먹고 살기 힘들어 지니 다시 꺼네들은 카드가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굳이 티비 쑈프로 보면서 그리 많은걸 생각 할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보다 웃기면 웃고 아님 딴데 틀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아직도 그 프로가 방송 된다는건 많은 시청자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그냥 짜증 나시면 보지 마세요 시청율 떨어지면 방송 해달아고 안달을 내도 않하는곳이 방송사이니 깐요,,

    2007/07/11 08:38
    • hangil  수정/삭제

      흔히들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라고 하죠. 실제, 지상파 방송은 KBS의 경우 수신료라는 제도로 특히 그렇고, MBC와 SBS만 하더라도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국가로부터 잠시 빌려서 방송사업을 하는 것 뿐입니다. 제도적으로 방송위원회라는 곳에서 전파 사용 권리를 '허가추천' 받고, 정보통신부에서 '허가'를 받는 건데, 사실상 우리 모두가 그런 국가적 기구를 통해 MBC와 SBS, KBS 아울러 케이블까지 전파를 사용할 권리를 빌려주는 겁니다. 당연히 내가 주인이니깐 나를 짜증나게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할 말은 해야 하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지적한 '김제동' 편은 절대 다수의 시청자에게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경규 몰카 또한 시청자들이 '화내면서도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된 건데, 보는 시청자들에게 문제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시청자들의 시청패턴을 그런 쪽으로 만드는 방송사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7/07/11 13:21
  4. BlogIcon 유기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쓰신 분을 어떨지 몰라도, 김제동 본인은 아마 그다지 방송에 대해서 불만이 없을 것입니다. 김제동은 그가 당한 어려움을 뛰어넘는 보상을 받았지요. 몰래카메라가 단순히 권력으로 출연자들을 농락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출연자를 '인간적인' 모습으로 포장하여 이미지를 재생산하고, 신인들의 지명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출연자들도 대부분 만족하게 되어 있지요.

    2007/07/11 08:44
    • hangil  수정/삭제

      결과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 약 2시간 동안 김제동이 겪었던 고통과 황당함은 방송 이후의 이미지 제고로 인한 보상과 비교해도 결코 받고 싶지 않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제동을 비롯한 몇몇 프로그램 외에 대부분 몰카는 님의 말씀대로 출연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돌아온 몰카'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심스럽니다. 첫 몰카는 연예인들의 솔직한 모습,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라도 있었지, 지금은 그저 황당하게 속이는 그 자체에만 의미를 둘 뿐이지요.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끼리의 공생관계만 추구하는 수명이 다한 프로그램이 계속 방송되는 상황 또한 지적할 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7/07/11 13:23

‘이경규’만으로 MBC 예능프로 살릴 수 없다

<내이름은 김삼순>과 <굳세어라 금순아> 이후 총체적인 시청률 난조에 휩싸였던 MBC가 지난 10월 31일 대대적인 가을개편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하지만 개편 1주일을 갓 넘긴 현재 MBC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MBC
<추리다큐 별순검>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고, 다시 돌아온 <베스트극장>의 ‘태릉선수촌’이 호평을 받는 등 몇몇 프로그램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MBC의 가을개편은 실망스럽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번 가을개편에서 MBC가 가장 내세웠던 것은 바로 간판 버라이어티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대변신’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비록 ‘몰래카메라의 부활’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개편 이후 첫 회 시청률이 이전보다 크게 뛰어올랐지만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부은 몰래카메라에 대해 ‘식상하다’는 시청자들의 냉랭한 반응이 적지 않고, ‘행복한 나눔, 고맙습니다’는 ‘정치인 이미지 홍보가 아니냐’는 반갑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나마 ‘천사들의 합창’이 나름대로 ‘감동’을 전하려 하고 있으나 이전 ‘GOD의 육아일기’ 같은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에 비해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고, 개편 전의 ‘진호야 사랑해’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높이려는 ‘처절한 노력’ 안쓰러워

앞으로 <일요일 일요일밤에>가 어떻게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일밤의 부활’을 책임지듯이 전면에 나선 이경규를 보면 ‘업그레이드 몰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첫 회부터 “14년 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앞으로 사람 속일 생각하니깐 흥분된다”며 ‘몰래카메라’라는 것이 무슨 대단한 것인 양 추켜세우고, 사람들에게 만세삼창을 시키는 등 ‘오버액션’을 펼치더니, 2회 때는 ‘가짜 결혼식’까지 연출해 ‘저렇게까지 해야하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갖 민망한 상황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냈다. 이경규는 ‘60대 가짜 장인’ 역할을 맡아 40분 동안 얼굴에 석고를 바르는 ‘곤욕’까지 치렀지만 ‘철저한 프로정신’보다는 어떻게든 시청률을 높여보려는 ‘처절한 노력’이 안쓰러울 따름이었다.

이경규가 10여 년 만에 정통코미디 프로그램에 복귀했다며 화제가 된 <웃는Day>도 안쓰럽긴 마찬가지다. <웃는Day>는 <코미디하우스>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진 MBC의 코미디 프로를 살리기 위해 각종 연예프로그램에서 MC와 보조출연자로 ‘맹활약’하던 개그맨들을 대거 투입한 ‘야심작’이었고, 그 선두 주자가 바로 이경규다.

시청률 지상주의 편성 두 마리 토끼 놓쳐

이 프로에서 이경규는 김국진 등과 함께 거의 모든 코너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경규는 ‘별들에게 물어봐’의 ‘바보연기’를 부활시킨 ‘라이브 요리쇼 간단합니다’에서 제대로 익지 않은 낙지를 춤까지 추며 씹어먹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주접’ 이상의 코미디를 기대하긴 힘들었다. ‘정통코미디’를 내세우는 <웃는Day>의 다른 코너들도 시원한 웃음을 찾기 어려웠다.

수요일 밤 11시에 편성된 <웃는Day>의 고전은 MBC의 ‘철학 없는 편성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그나마 수요일 밤 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상위를 차지하던 <생방송 섹션TV 연예통신>을 목요일 11시로 옮기고, 간판 토론프로그램 <100분토론>을 1시간 늦춰 방송하는 ‘시청률 지상주의’ 편성으로 수요일 밤도 잡고, 목요일 밤도 잡아보려고 했겠지만 결국 MBC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친 채 ‘공익성 퇴보’라는 비난만 사고 있다.

예능프로가 연예인의 명성이나 과거의 영광만으로 성공하리라 여겼다면 이는 MBC의 착각이다. MBC는 ‘몰래카메라’의 재미에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아울러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며 편성을 늘이고, 줄이고, 없애고, 옮기는 식으로 멋대로 운용한다면 더욱 헤어나기 힘든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 또한 새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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