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참여하세요참여하세요

아.. 간만에 남겨두고 읽을만한 글을 발견했네요..
일단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소년 '범생이'에서 진짜 '기자'로
[인터뷰] 사표낸 30대 중반 기자와의 취중 대화

 
 2008년 07월 03일 (목) 17:58:58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소년은 ‘범생이’었다. 제도교육을 누구보다 착실히 받았다. 코 밑 잔털이 굵고 뻣세지기 시작할 무렵에도, 교육받은 내용을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았다. 소년은 국가가 표상하는 반듯한 청년으로 자랐다. 대학 시절 막걸리를 마실 때도 가장 선망하는 국가는 미국이었다. 청년은 그 나라 이름에서 이성과 합리성, 자유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다. 돈을 벌면 반드시 그 나라로 유학을 가겠다는 꿈을 키웠다. 열심히 영어를 공부했다. 기자라는 직업이 멋있어 보였다. 원서를 넣어봤다. 한 번에 붙었다. 청년은 그렇게 대한민국의 기자가 되었다.
삼십대 중반의 기자는 폭탄주가 몇 순배 돌자 초저녁부터 얼굴이 불콰해졌다. 그가 회고하는 10대와 20대의 삶은 자를 대고 그은 듯한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삶의 지침(指針)을 돌려놓을 사건은 멀고도 친숙한 곳에서, 뜻밖에 찾아왔다. 성층권 밖까지 날아갔다 각도를 꺾어 돌아온 전파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스펙터클을 화면 가득 사출하고 있었다. 항공기 두 대가 잇따라 마천루로 향했고, 이윽고 분수가 꺼지듯 마천루는 쏟아져 내렸다. 미국을 바라보는 다른 한쪽의 시선은 적대적이었고, 무시무시했다. 2001년 9월11일이었다.
초년 기자에게 미국은 차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테러리스트가 그 나라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무구한 어린이들이 죽어나갔다. 다시 이라크를 침공했다. 테러리스트 비호 의혹을 사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나라에 산다는 이유로 단란한 일가족이 일쑤로 폭사했다. 미국은 이성과 합리성, 자유의 이미지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고, 외부의 적대적 시선을 강화하는 쪽으로만 멀어져갔다. 한국이 마침내 자이툰 부대를 파병하면서, 기자에게 미국은 관찰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실체가 되었다.
미국이 어디를 침공하든, 한국이 뒤쫓아가든, 신문을 통한 발언권이 그에겐 없었다. 그는 경제 담당 기자였다.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터졌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주권이 있는 나라 안에서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해외자본의 이름으로 버젓이 자행됐다. 열심히 기사를 썼다. 그러나 인쇄되어 나오는 기사는 자신이 처음 썼던 기사와 자주 달랐다. 가판에 들어간 기사가 시내판(최종판)에서 사라지는 일도 잦았다. 한-미 FTA를 취재하고 쓸 때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만 삭였다. 기자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그러다 청와대를 출입하게 됐다. 노무현 정부 후반이었다. 한-미 FTA나 쇠고기 협상 문제에 있어서, 청와대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고 싶지 않은 말은 정부 부처 소관으로 떠넘겼다. 정권이 바뀌었다. 출입기자들도 많이 바뀌었다. 정권에게 ‘프레스 프렌들리’는 기자와 취재원 사이가 형님-동생, 선배-후배가 되는 걸 뜻하는 것 같았다. 엠바고 요청이 남발되고, 대변인은 자신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라는 이름의 정치적 의인화를 요구했다. 요구는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독자와 시청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 리 없었다.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했다. 대통령이 현지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 공동취재 기자로 들어갔다. 대통령은 기쁘게 웃으며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서 발표되기 전이었다. 간담회가 끝나고,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쇠고기 관련 발언을 모두 빼도록 요구했다. 기자들이 반발하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인 대변인이 찾아와 “쇠고기 관련해서 대통령께서 웃으시면서 박수치고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TV를 통해서 보면 기분이 좋겠느냐”며 거듭 빼달라고 요구했다. 요구는 또 받아들여졌다.
귀국했을 때, 한국사회는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자로서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민심은 촛불로 들끓었다. 국무총리가 민심을 달래기 위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고 했다. 대통령 회견 때는 기자들이 순번을 정해서 질문을 하지만, 총리 회견 때는 그때 그때 질문이 가능했다. 담화는 전국으로 생중계된다고 했다. 담화문 발표장으로 가면서 그는 결심을 굳혔다. 자로 그은 듯한 삶의 궤적이 꺾이는, 생의 첫 스타카토가 될 거라고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손을 들었다. 마이크가 넘어왔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말로 옮겼다. 그 순간 그는 기자였다.
폭탄주가 얼마나 더 돌았을까. 혀가 조금씩 말려들어갈 때, 미디어스의 늙은 기자 신학림과 익명의 외부 필자 산사람이 술자리를 찾았다. 어느 범생이의 기자 생활 이야기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신학림 기자가 30대 중반의 기자를 격려했다. 잔들이 부딪쳤다. 그의 이름은 김연세. 세는 나이로 서른다섯. 그날(7월 1일)은 그가 생애 첫 직장에 사표를 낸 날이었다. 신학림과 산사람이 먼저 일어나고, 얼마 뒤 우리도 일어났다. 김연세가 말했다. "선배. 한 잔만 더 하고 갑시다." 2차에서는 내가 훨씬 많은 얘기를 했다.
  


▲ 김연세 <코리아 타임스> 기자

 

이 맛깔나면서도 '인터뷰' 같지 않으면서도 그 어떤 인터뷰보다 인터뷰이를 잘 드러내는 '인터뷰 기사'는 '미디어스'(http://www.mediaus.co.kr)에서 퍼온 것입니다.

이 기사를 쓴 사람은 안영춘 기자.
한겨레 기자였다가, 얼마 전 새로 생긴 OBS의 기자였다가, 미디어전문매체 미디어스의 기자로 자리잡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안영춘 기자가 술을 마시며 인터뷰한 사람은 김연세 코리아 타임즈 기자입니다. 사표를 냈으니 '전'자를 붙여야 할 지 모르겠는데,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김연세 기자는 기사를 보다시피, 지난 5월 8일 국무총리 담화 당시 이동관 대변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 관련 발언을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폭로한 사람입니다.



그 직후,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김연세 기자에 대해 '출입정지 1개월'이라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그 징계가 풀려 이제 다시 청와대로 출입하게 되자, 이제는 김 기자의 직장인 '코리아타임즈'가 김 기자를 갑자기 '스포츠부'로 발령을 내립니다.

보복성 인사가 분명한 거지요. 이에 김 기자는 사표 제출로 항의를 표했습니다.

이 과정, 이 인터뷰 기사가 참 잘 담고 있네요.. 가슴이 쓰리기도.. 아리기도... 저랑 비슷한 세대여서 더욱 마음이 아프기도 하네요.

부디 김연세 기자가 앞으로 더욱 훌륭한 기자가 되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 http://www.mediawho.net/trackback/208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사퇴했습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농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임명된 직후 논문표절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그냥 개기더니, 이번에도 첨에 오리발을 내밀며 그냥 개길려고 했으나 끝내 성난 여론을 견디지 못한 듯 합니다.

이미 한겨레 등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듯이 박 수석은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거짓 ‘자경확인서’까지 제출해 교묘히 재산검증을 피해가려했었죠. 이런 사람이 잠깐 동안이나마 청와대에 '수석비서관'으로 몸담고 있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심히 불쾌하기도 하네요.

근데, 이번 박미석의 사퇴가 잘못에 대한 책임으로 깨끗이 물러나는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마치 도마뱀 꼬리 자르듯 다른 청와대 사람들과 이명박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도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을 살포시 덮고 가려는 술책이 아닌가 하는 건데요.

실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도부도 이날 밤 박 수석의 사퇴 소식을 전해 듣고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제 다른 사람은 더 없어야지. 자꾸 다른 사람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라고 했다” 등 정부여당은 박 수석의 사퇴로 재산의혹 파동을 마무리지으려 상황을 정리하려는 하는 것 같습니다.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도 박미석이 사퇴하자 '왜 진작 나가지 않았니?'라는 식으로 일제히 박미석에게 비난을 쏟아부으며, 모든 문제가 박미석에게만 있는 것처럼, 그래서 그가 나갔으니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도하고 나섰습니다.

이거 읽어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겁니다.
--> 조·중·동, ‘박미석 사퇴’로 끝낼 생각 말라

근데 그렇게 박미석 하나로 끝나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

첫째, 박미석이 농지법 위반 때문에 사퇴했다면, 같은 죄를 저지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4월 25일 한겨레 보도입니다. 자기가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춘천에 절대농지를 보유한 게 '농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었는데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은 처음엔 "외지인도 살 수 있었다", "현지주민과 함께 사 문제없다"는 식으로 '해명'하더니, 결국엔 "실정법을 몰랐다"며 "바로 잡겠다"고 시인했죠.

시인했든 아니든, 어쨌든 이동관 대변인은 농지법을 위반한 겁니다. 같은 죄를 저질렀는데, 누구는 사퇴하고, 누구는 개기고???? 무슨 기준이랍니까?

이동관 대변인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

둘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경우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들 또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李부총리 부인 위장전입 의혹 廣州 농지매입때… 부총리측 “美유학전 옮기고 간것”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부인이 위장전입을 통한 부동산 투자로 큰 차익을 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공직자 재산 변동 공개 결과, 이 부총리의 재산은 첫 재경부 장관직을 물러난 2000년 8월 시점에 비해 3년반 만에 이 자리에 복귀한 2004년 2월, 61억여원이나 늘어났고 지난해에 다시 4억7000여만원이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임야와 논밭 등 토지의 매매를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부등본과 이 부총리의 재산공개 내역 등에 따르면, 이 부총리의 부인 진모(60)씨는 1979~1983년에 4차례에 걸쳐 경기 광주군 초월면 지월리(현 경기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의 논과 밭, 임야 2만3000여평을 사들였다가 2003년 10월~2004년 3월에 팔아 큰 차익을 보았다.

문제는 진씨가 논밭을 매입할 당시에는 농지개혁법에 따라 농지 소재지에 주소지가 돼 있고,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은 사람만 논밭을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등기부등본상에는 진씨가 광주시 초월읍의 땅을 살 때 주소지가 이 인근으로 돼 있다. 하지만 진씨가 당시 실제로는 이 주소지에 살고 있지 않았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어, 진씨가 위장전입이라는 불법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재경부측은 이에 대해 “이 부총리 부부가 1979년 중반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 부인이 경기 광주 일대 땅을 사면서 국내 주소지를 그쪽으로 옮겨놓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 기사는 지난 2005년 2월 28일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당시에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가 있었고, 그 직후 이헌재 부총리의 재산이 급증한 사실이 화제가 되더니, 곧바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투기와의 전쟁’ 令이 서겠나(동아일보 2005년 2월 28일 사설)

고위 공직자의 재산증식에는 부동산이 여전히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입법, 사법부의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지난해 재산변동 실태를 보면 재산 증가 상위 공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토지·아파트 매도금이나 공시지가·기준시가의 차익 등을 통해 재산을 늘린 것으로 돼 있다. 행정부만 하더라도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공직자 20명 중 12명이 부동산 덕이라고 했다. 입법부와 사법부도 다르지 않다.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경우 부인이 위장전입과 명의신탁으로 농지를 편법 구입해 거액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인이 1982∼86년 사들인 경기 광주시 초월면의 전답 5800여 평을 지난해 4월에 팔아 10억 원의 차익(공시지가 대비)을 냈는데, 이 과정에서 현지에 살지 않으면서 사는 것처럼 주소를 옮기거나 다른 사람 명의를 빌리는 등 불법 및 편법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의 재산은 2004년 말 기준으로 91억 원이다. 금융감독위원장이던 1998년 처음 신고한 금액이 25억 원이었으니까 지난 7년 동안 65억 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임야나 전답을 팔아 남긴 소득이라니 의혹이 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부총리 측은 “재산관리를 맡은 변호사가 알아서 주소를 옮겼을 뿐,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군색하게 들린다.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이 부총리의 경우는 명백한 불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투기와 전쟁을 해서라도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는 대통령의 말에 대한 국민의 믿음에 금이 가게 한다.

이 부총리는 직접 해명해야 한다. 문제의 부동산을 구입할 당시 공직자 신분이 아니었다고 해도 변변한 집 한 채, 땅 한 평 없는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헤아려야 한다. 공직자라면 적어도 불법 편법 의혹을 부를 부동산 거래에는 손대지 않아야 옳다. 도덕적으로 그래야 투기도 막고 국정도 끌고 갈 수 있다. “공직자들이 부동산 재테크도 잘하더라”는 비아냥거림이 국민 사이에 번지면 정책에 대한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지휘할 수 있나(조선일보 2005년 3월 1일 사설)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재산증식 과정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인이 주민등록 위장전입 같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 5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부총리의 부인이 1979년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 지역에서 2만3000여평의 땅을 산 것이 발단이다. 그중 일부는 이 부총리 부인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살 수 없는 논밭이었다. 얼마 전까지도 법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었고, 농사를 짓는지 여부는 주소지가 농지 부근으로 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이 부총리 부인도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한때 주소지만 현지로 옮겼고, 일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산 땅도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측은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매도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부총리가 1979년 공직을 그만둔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부인이 예금과 주택 전세금 등으로 구입했던 땅을 24년간 보유하다 팔았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총리가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고, 여러 차례 땅을 사고 판 것도 아니어서 공직자 윤리를 들먹이거나 투기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위장전입 문제도 농지 구입 때의 일반적인 관행 아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부총리의 해명이 국민들에게 선뜻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부총리의 처지가 일반인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만은 투기와의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바로 그 ‘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사령관이다. 투기가 아니라 부동산 재테크였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 편법이 있었다면 그것은 총사령관의 리더십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위의 사설들이 쏟아집니다.

이헌재 부총리는 결국 2005년 3월 7일 사퇴하고 맙니다.

보수신문들은 '위장전입'에 대해 칼날같은 잣대를 들이댔고, 기어이 낙마시킨 것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이렇게 떨어져나간 사람이 한둘이 아니죠. 장상, 장대환, 이헌재, 최영도, 김병준....

비록 보수신문들의 집요하고도 추상같은 검증과 지적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흔들기 위한 것이었을 수도 있으나, 결구 나가떨어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공직자에 대한 엄격한 자격기준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장전입, 자녀 이중국적 이런 전적을 가지고는 공직자가 될 수 없다는 것, 논문표절한 학자는 공직에 오를 수 없다는 것, 도덕성에 있어 아주 엄격한 잣대가 마련된 것입니다.

근데, 국민들은 흔들림없이 지키고 있는, 그래서 상식으로 자리잡은 이 잣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나서 말이죠.

'1차 강부자 파동' 때 박미석이 자리를 끝내 지켰고,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도 자리를 끝내 지켰습니다.

그리고 '2차 강부자 파동'에서 박미석 하나 내주고 나머지는 자리를 지키려 하네요...

이러면 박미석이 너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국민들도 너무 헷갈리지 않을까요?
기사 쓰는 기자들도 아리송할 것 같은데...

헷갈리지 않고, 아리송하지 않으려면 조용히, 지금 당장 나머지 인사들도 물러나야 할 겝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 http://www.mediawho.net/trackback/170

  1. 박미석 땅, 수사의뢰하면 포상금 받을 수도...

    Tracked from 후회하지 않도록-  삭제

    청와대의 공직자 재산 공개의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나 박미석 사회복지정책수석의 경우는 야 3당의 집중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박 수석은 '문제없다'는 반응이지만 자꾸 터져...

    2008/04/29 14:04
  2. 권력의 핵심으로 가는 길! - 이동관대변인에게 보내는 권력의 변두리인의 소고

    Tracked from To be, or not to be  삭제

    다음 인물 검색 프로필 캡처 이동관씨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이 말을 아시나요? 공부를 미국에서 하셔서 이러한 한자말은 모른다고요? 그럼 다음을 한번 공부하세요. 출처 : 사이버고사(http://cybergosa.net/) 위 고사에서 회자된 우희는어굴한 경우에 사용된 이야기라서 자신도 어굴하다 하시겠지만, 현재의 상황은 절대 어굴한 상황이 아님니다. 당신의 현 직업은 대통령 비서실의 대변인입니다. 바로 대통령의 생각을 국민에게 알리는 임무를 행..

    2008/05/01 19:11

현재는 '고문'이라는 직책을 맡고 계시는 조선일보의 김대중 전 주필.
지금은 그냥 '언론인'이라고만 되어 있는 역시나 조선일보의 류근일 전 주필.
정말 그 이름만으로도 빛이 번쩍번쩍 나는 분들이시죠~~ --;

헌데, 김대중 전 주필도 '고문'을 맡은 뒤로 예전처럼 활발하게 글을 쓰지 않는 것 같고, 류근일 전 주필도 그 이름을 접하기가 대단히 뜸한 것 같습디다.

아쉬운 참에 드디어 그분들의 뒤를 이을만한 분을 발견했습니다.
이번에는 조선일보가 아니고 동아일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장 먼저 인터뷰를 하고, 인수위와 정부 내의 각종 은밀한 정보를 빼내 특종을 하는 등 이명박 정부 하에서 가장 영향력 막강한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동아일보니만큼 당연한 거겠죠. ^^

그 이름은 바로, 배·인·준!!
동아일보의 배인준 논설주간입니다.
'거성'보다는 감히 '거필(巨筆) 배인준'이라 불러드릴까 합니다.

그 분의 그야말로 '명문' '명칼럼' 몇 개를 소개해드리지요~

[배인준 칼럼]치명적 대통령病 (2007년 11월 6일)

출판사 지인이 보내온 진융(金庸)의 무협소설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를 잠시 읽었다. ‘당국자미, 방관자청(當局者迷, 傍觀者淸)’이란 말이 거기 나온다. 바둑을 두는 사람은 미혹에 빠지나, 곁에서 보는 사람은 맑은 정신으로 대세를 읽는다는 뜻이다. 5년 전 대선의 승자와 패자, 노무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함께 생각났다.

노 대통령이 독선(獨善) 망집(妄執)을 억누르고, 국내외 비판 의견을 반쯤만 새겼더라도 본인과 친노(親盧)그룹의 처지가 지금보단 나을 것이다. 반노(反盧) 이노(異盧·노무현과 다름) 극노(克盧·노무현식 정치 깨기)가 이번 대선의 큰 흐름이 돼 버린 현실 앞에서 후회해 봤자 늦었다.

이 전 총재는 세 번째 출마 여부를 장고(長考) 중이다. 60% 안팎의 민심(民心)이 반대하고, 거의 모든 신문이 부당성을 지적하는데도 끝내 출마한다면 이 또한 ‘미혹에 빠진 것’이라 해야겠다.

대통령병(病)만 고치면 이 전 총재의 입지가 노 대통령보다 훨씬 좋다. 국민 5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의 창업자급 원로(元老)로서 원칙과 상식 수준의 훈수나 덕담만 가끔 해도 존경 받을 위치다.
極右장사, 승산 없다

10년 전엔 정권 재창출을, 5년 전엔 정권 탈환을 장담하며 한나라당 후보 자리를 수임(受任)했지만 절호의 기회를 살리는 데 연거푸 실패한 그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은 ‘이회창이 두 번 죄지었다’는 말을 아끼고, 잇단 패배를 위로하며 멋진 원로 역할을 기대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진 못했지만, 경제나 대북(對北) 문제에서 역사적 빚이 무거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꿀릴 것도 없다.

한나라당의 올해 경선은 과거와 비교해도, 여권(與圈) 경선과 비교해도 훌륭한 선거였지만 이 전 총재는 치하(致賀)에 인색하고 오히려 이 후보를 타박했다. 이 전 총재가 이미 2년간 대선 3수(修)를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한다.

그렇다면 이 전 총재는 왜 경선에 떳떳하게 나서지 않았을까. 1년 이상의 여론 흐름에 답이 숨어 있다고 추측된다. 한마디로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었던 거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핑계를 지어내 탈당 후 출마를 강행한다면 4등도 못된 등외자(等外者)의 경선 불복이다.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승산이 없자 중도 탈당해 잡탕 신당의 경선에 도전했던 손학규 씨보다 더 기회주의적이다.

이 전 총재 측은 이명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못 견딜 거라고 걱정한다. ‘핑계가 좋아 사돈네 집에 간다’(속내는 다르면서 겉으로만 그럴듯한 핑계를 댄다)는 우리 속담이 있고, ‘늑대가 양을 잡아먹을 핑계는 언제나 있다’는 서양 속담도 있다.

요즘도 각종 여론조사의 이 후보 지지율은 55% 안팎이다. 10년 전 이인제 씨가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을 탈당할 때의 이회창 후보 지지율은 7∼11%였다. 이처럼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던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 씨의 독자 출마를 “민주주의 원칙을 부정하는 배반(背反)”이라고 규정했다. 이 전 총재가 과반(過半)의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를 부정하고 독자 출마한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자 자신에 대한 배반이다. 설혹 후보를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이변’이 법정시한인 12월 1일 이전에 생기더라도 대안은 박근혜 전 대표다.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북관, 안보관이 애매하다는 것도 그저 핑계다. 맥아더 동상을 쓰러뜨리려는 극좌(極左)가 더 문제이지만, 극우(極右) 장사로 안보가 지켜지는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 국가 정체성을 부정한 적도 없다. 이 전 총재가 ‘직업적 보수’ 극우 운동권의 궤변을 빌려 출마하더라도 중원 장악에는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다.

이회창 씨, 더 추락할 건가

무엇보다도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다. 이 전 총재에게 영향을 미치는 한 극우 인사는 “이번 선거의 의미는 좌파세력을 교체해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대선 후보의 경제 제일주의는 타락”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시장경제를 제대로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좌파세력 교체의 지름길임을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

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사라져 갈 뿐이다. 그러나 망가져 가는 노병을 지켜보기는 안타깝다. 이 전 총재가 끝내 출마해, 앞의 두 번에 이어 세 번째 ‘죄’를 짓는 모습은 정말 보고 싶지 않다.


이 칼럼은,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씨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될 무렵 나온 것입니다.
이회창 씨의 출마를 기필코 막아야겠다는 '결기'가 느껴지십니까? ^^

[배인준 칼럼]한 시간의 발품, 그리고 5년 (2007년 12월 4일)

‘이달 중순엔 맑은 날이 많겠고, 기온은 평년(평균 영하 5∼9도)과 비슷하겠으며, 강수량은 평년(3∼20mm)보다 적겠음.’ 기상청이 어제 발표한 예보가 19일에도 맞는다면 대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투표보다는 놀러나 가자는 사람이 많을지, 날도 괜찮은데 집에만 있느니 잠깐 찍고 오자는 사람이 많을지….

‘하늘’도 투표율의 변수가 되겠지만 선거 종반의 후보 구도와 판세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보수(保守)는 완전 분열된 가운데 여권(與圈)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 내면, 범여(汎與) 선호층이 심기일전해 대역전(大逆轉)을 꿈꾸며 투표소로 몰려갈지 모른다. 5년 전의 추억도 생생하다. 노무현 정몽준 단일화가 깨지면서 오전 투표까지 이회창 후보가 앞서 나가자, 노 후보 지지층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서로에게 비상(非常)을 걸어 투표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이 후보 지지층은 오후에 많이 놀러 가 버렸다. 집념과 방심이 승패를 뒤집어 버렸다.

이번에는 이명박 이회창의 격돌이 여권에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안길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에 범우파(汎右派) 유권자들이 바빠질지 모른다. 10여 년간 선거 여론조사를 해 온 리서치회사 A 부장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02년보다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내다본다. “호남은 낮아지겠지만 영남은 높아질 것이다. 연령층별 투표 성향도 중요한데 5년 전 27.8%이던 20대 유권자가 이번엔 21%로 줄었다. 이번엔 고연령층 투표율이 그렇게 낮지 않을 것이다.”

超人(초인)대통령은 없다

A 씨는 많은 데이터를 근거로 이런 관측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도 공상(空想)투표만 하고, 실제로 투표장에는 가지 않는 사람이 많지 않겠느냐”는 추측 또한 강하다. 어느 후보나 티가 많아 찍을 마음이 안 생긴다거나, 선거가 싱겁게 끝날 것 같다는 이유들이 열거된다. 우파 사이에선 “보수층은 좌파만큼 악착같지 못하다”는 말이, 좌파 사이에선 “이번 선거는 백약(百藥)이 무효”라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1987년 직선제 대선이 부활된 뒤 투표율은 89.2%(1987년 노태우 당선) 81.9%(1992년 김영삼 당선) 80.7%(1997년 김대중 당선) 70.8%(2002년 노무현 당선)로 계속 낮아졌다. 이번에는 60%대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물론 유권자의 절반이 기권하더라도 새 대통령은 탄생한다. 하지만 국민이 나라의 진짜 주인이 되려면 행동으로 주권(主權)을 행사해야 한다. 기권도 행동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택으로부터의 도피이거나 방관이다. 유권자들이 ‘선택의 고통’을 감당해야 새 대통령의 잘잘못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민의(民意)를 결집해 보여 줄 수 있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는 참정권(정치참여권, 투표권) 확대를 위한 투쟁의 역사였음을 상기할 것도 없이, 민주주의는 선거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

국민은 어차피 새 대통령과 함께 5년을 동고동락(同苦同樂)할 수밖에 없다. 국민 팔자가 대통령 한 사람의 수완에 달린 것은 아니지만 최선(最善)이 못 되면 차선(次善)을, 그도 못 되면 차악(次惡)이라도 잘 골라야 국민 성공의 가능성도, 가족 행복의 가능성도 조금은 높아진다.

결함 없는 후보는 없다. 후보들은 국민에게 하늘의 별이라도 따 줄 듯이 하지만 ‘초인(超人) 대통령’을 기대한다면 실망만 커질 것이다. 민생의 모든 문제에 개입해 전천후 해결사가 되겠다는 후보보다 ‘정부가 하지 않아야 될 일’을 자제(自制)할 것 같은 후보가 시장(市場)을 통해 경제를 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굿뉴스’ 더 만들 후보는?

대다수 국민에게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 재도약’이다. 앞으로 5년, 10년 안에 성장의 파이를 최대한 키워 놓지 못하면 당대(當代)는 물론이고 고령화가 급속해질 10년 뒤, 20년 뒤의 국민 삶은 더 힘겨워질 것이다. 이는 모든 세대의 발등에 떨어질 문제다.

또 하나의 시대정신이 있다. 국민통합이다. 지난 5년간 정권이 부채질한 국론 분열과 사회 갈등을 방치하거나 악화시키고는 국민 잠재력과 경쟁력을 결집할 수 없다. 그러면 경제 재도약도 멀어진다. 어느 후보가 가장 통합 지향적인 자질을 지녔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3767만 유권자 모두가 한 시간의 발품을 팔아 자신들의 내일을 바꿀 선택에 나설 일이다. 보름 남았다.


이 글은 또 어떻습니까?
독자들에게 시간을 조금만 내어 투표하러 가자~고 호소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근데 그 호소 속에 뭔가 속내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배인준 칼럼]유권자發 정치 개혁의 날 (2007년 12월 18일)

미국 대통령 후보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1960년 TV토론에서 격돌했다. 유머작가 레니 브루스는 시청자 반응을 간명하게 묘사했다. “케네디 지지자들의 논평은 늘 ‘닉슨을 골로 보내 버렸어’라는 식이다. 닉슨 지지자들이 있는 곳에 가면 ‘묵사발이 된 케네디 꼴이 어때요?’라고 말한다.”

17대 대선 D-1이다. 각 후보가 3700만 유권자의 진짜 ‘한 방’을 기다릴 차례다.

이명박 후보가 1 대 5로 싸웠다고 개탄할 일은 아니다. 만약 정동영, 이회창, 문국현, 권영길, 이인제 후보 중에 부동(不動)의 1위가 있었다면 그가 네거티브 난타(亂打)의 표적이 됐을 게 뻔하다. 누구에게나 아킬레스건(腱)이 있고, 해묵은 재료도 먼지를 털면 근사한 새 타깃이 되는 법이다.

이번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추악한 선거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만인의 축제(祝祭) 같은 화기애애한 페어플레이 대선이 언제 있기라도 했던가. 기억이 무디어져, 지금 상황이 가장 생생할 뿐이다. 1992년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후보가 붙었을 때 양김의 ‘민주화 동지 관계’는 제각각 내동댕이쳐진 헌신짝 꼴이 됐고, 초원복집 사건 같은 ‘음모 대 음모’가 판을 쳤다. 1997년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3파전 때는 지역감정과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라는 해괴한 좌우(左右) 짝짓기, 그리고 경선 불복이 판을 갈랐다. 5년 전의 노무현, 이회창 결전은 이른바 ‘3대 의혹’ 흑색선전으로 얼룩졌다.

이번 대선, 긍정적 변화 많았다

이번 대선은 좌파정권의 속살이 거의 드러난 탓에 일찌감치 우열이 확연했다. 그 점이 오히려 여권(與圈)을 악에 받치게 했다. 10년 집권이 끝나 가는 상황의 권력 금단(禁斷)현상과 집단적 공포심이 사투(死鬪) 에너지로 변환됐다. 그 집요한 파괴적 공세는 대선이 끝난 뒤에도 멈추지 않을 공산이다.

이회창 후보는 과거 두 번이 너무 억울했다는 피해자 의식과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에 쫓기고 있을 것이다. 지난날 국민이 알고 있었거나 믿고 싶었던 이회창의 모습을 스스로 벗어 던진 것은 한 인간의 한계라 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에선 ‘정치 개혁’ 구호가 실종됐다. 이명박 후보가 가끔 “여의도식 정치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한 것이 고작으로, 정치 개혁 공약이 없는 대선은 처음이다. 그러나 정치 공급자들이 뭐라 하건 말건 정치 수요자, 즉 국민이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적지 않은 정치 개혁을 이뤄 냈다.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미래가치 창출 능력을 보여 달라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하라는 도도한 민심(民心)의 표출이야말로 정치 개혁의 뚜렷한 신호탄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DJ와 노무현 대통령의 공동 후원을 받았고 한명숙, 유시민 씨와 다단계 예선 이벤트까지 연출했지만 신당 경선에서 3위로 패퇴했다. 정치 공급자의 독선(獨善)에 대한 정치 수요자의 분명한 거부 또한 ‘손에 잡히는’ 정치 개혁이다. 손학규 씨가 여권 경선에서 탈락하고, 5년 전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다수가 한나라당 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은 정당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님, 제가 ‘목포의 눈물’을 불렀습니다”라며 DJ에게 매달려도 호남 표심이 예전 같지 않고, 영남도 ‘우리가 남이가’ 같은 옛 가락만으로는 통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DJ가 혼신의 힘을 다해 몰아붙였지만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후보 간의 ‘묻지 마 짝짓기’는 물거품이 됐다.

세상은 결국 투표자가 바꾼다

진정 생산적인 정치인, 국민에게 함께 뛰자며 앞장서 뛰는 정치인이 승리하는 선거가 반복된다면 이보다 확실한 정치 개혁은 없을 것이다. 국민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 어디 있는지 똑바로 읽고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국익을 창출하려는 정치인과 정당이 국민의 선택을 계속 받는다면 그 자체가 가장 성공적인 정치 개혁이다.

내일의 대선은 유권자발(發) 정치 개혁의 큰 일보(一步)가 돼야 한다. 내년 4월 9일의 18대 총선이 또 한 번의 기회다. 더디고 지루하지만 정치를 바꾸는 것은 결국 투표자들의 한 방, 한 방, 또 한 방이다. 이 한 방들이 국민의 삶을 바꾸고, 자식들을 세계에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키울 수 있는 에너지다.


이 칼럼은 또 어떠신지요?
2002년 조선일보의 그 유명한 사설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보다는 못하지만, 유권자들에 뭘 요구하는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까? '네거티브'를 극복한 국민발 정치개혁, 즉 BBK에 흔들리지 말고 표로써 한 방 날려줘라~

사실 이때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근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배인준 주간께서 더욱 빛을 발하시더군요.

[배인준 칼럼]‘참 쉬운 회견’ 2008년 1월 16일

50분간 TV를 시청하기가 우선 편했다. 약간 느린 저음에 실려 나오는 말들은 쉬웠다. 표현에 꼬인 구석이 없고 표정에 여유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어제 기자회견 분위기가 5년 뒤 퇴임 무렵까지 이어진다면 그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동시에 이명박을 상머슴으로 뽑은 국민도 성공한 국민이 된다.

추상명사보다 動詞가 많았다

당선인은 자신이 할 일에 대해 기자회견문 끝부분에서 정답을 말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제나 초심으로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연설은 “감사합니다”로 끝난다. 하지만 어제 당선인의 ‘감사합니다’에는 의례(儀禮) 이상의 항심(恒心)이 담겨 있기를 바란다. 길고 험한 난관을 자력(自力)으로 뚫고 대선 승리를 쟁취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숱한 고비마다 국민이 덮어 주고 감싸 주지 않았다면 어제 그 자리가 없었을지 모른다. 앞으로 5년간 때론 민심이 모진 매를 들더라도, 그래서 한없이 섭섭하더라도 ‘감사하며 섬기겠다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현직 대통령도 5년 전 당선 직후엔 여유를 보였다. 국민에게 감사할 줄도 알았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최고의 헌사(獻辭)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임기 초반 언젠가 “나에 대해서는 대통령인 내가 평가할 것이다”라고 말해버렸다. 민심을 하찮게 여기는 오만(傲慢)이 고개를 들면서 민심도 그에게서 멀어져 갔다.

당선인은 어제 “정책을 이해(利害) 당사자와 전문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다짐을 지켜낸다면 ‘국민의 정부’라 외치지 않아도 국민의 정부요, ‘참여정부’라 자칭하지 않아도 (국민) 참여정부가 된다. 반대자들을 4000번 설득했다는 청계천 사업처럼 완강한 반대를 지지로 바꿔 내야 할 일이 실제로 적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 대한 설득 능력과 노력 없이는 실용적 리더십이 성공하기 어렵다.

지난 5년간의 노무현 대통령은 독선(獨善)도 문제였지만, 땀보다 수사(修辭)로써 나라를 너무 쉽게 주무르려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지 싶다. 요컨대 일보다 말이 앞섰다. 그러다 보니 추상명사가 자주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노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에서 노사모 회원 300여 명을 만나서도 “노무현의 역사보다 노사모의 역사가 더욱 중요하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같은 구름 잡는 말을 했다.

해야’를 ‘했다’로 바꾸는 게 리더십

‘실용주의 개혁으로 프랑스를 변화시키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등장 이후 프랑스 정계에서 추상명사가 퇴조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한 달 전 이렇게 보도했다.

어제 당선인의 회견에 추상명사가 적고 동사가 많았던 것은 다행이다. 이것부터가 이념 과잉의 좌파정권을 교체한 실익(實益)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당연한 ‘have to do(해야 한다)’가 많다고 해서 국민 삶의 질이 당장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did(했다)’가 필요하다. 현 정부는 ‘did’를 창출하는 데 무능했다.

당선인은 “변화는 정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이 ‘정부부터 시작했고 성공했다’로 바뀌어야 진정한 긍정적 변화다. 당선인은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민간에게 돌려주고…, 일자리 창출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도 이번만은 규제 개혁이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 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또한 설득과 결단을 통해 과거완료형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자회견문 내용대로 ‘국민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공직사회가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당선인 몫이다. 그러자면 가까운 데서부터 헌신과 희생이 불가피하다.

물론 국민도 찍어 준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생각에서 정부에 모든 것을 미루고 요구만 하는 태도로는 선진화 시대와 세계일류국가를 앞당길 수 없다. 대다수 국민이 정부에 지나친 기대만 갖는다면 경제와 민생의 정부 주도(主導)가 심해지고, 민간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 각계와 개개인이 법치(法治)와 시장원리를 능동적으로 실현하고,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실제로 하지 않도록 민의(民意)를 모아야 한다. 국민과 정부의 손발이 맞아야 한다.


"50분간 TV를 시청하기가 우선 편했다. 약간 느린 저음에 실려 나오는 말들은 쉬웠다. 표현에 꼬인 구석이 없고 표정에 여유가 있었다." 

아~~ 정말 감동 먹었습니다.
대통령이든 누구든 기자회견을 하고 난 뒤 이런 식으로 목소리와 표정을 가지고 칼럼에서 평가한 것은 정말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칼럼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나 할까요?

배인준 주간은 지난 3월 10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친노인사 척결론'을 들고나오기도 전에 <노무현 食客들의 농성>이라는 칼럼을 씁니다. 막강한 영향력도 선보인 것이지요.

여기서 배 주간은, "정권교체의 본질은 인적 교체다. 누가 정권을 잡든 가장 중요한 첫 6개월을 인적 교체 문제로 시름하다가 탈진한다면 국정 성공을 기약하기 어렵다. 전임(前任) 대통령이 임기 말에 기관장과 산하단체장 자리에 코드 인물들을 앉혀놓고 후임(後任) 대통령 골탕 먹이는 행태가 5년 뒤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 그 이전에 ‘정연주 식 버티기’가 국민 사이에서 통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 식객(食客)들은 한 정권이 끝나면 곧장 자리를 털고 사라질 줄 알아야 식객 자격이나마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그 이름을 혁혁하게 드러내신 배 주간께서 마침내, 3월 25일 <李대통령에게 ‘쓰지만 좋은 약’>이라는 칼럼을 선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칼럼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 파동을 두고 "이 대통령 첫 인사(人事)의 부분 실패"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합니다. '부분실패'라고!
그리고,
"내가 보기에 이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잘 들어선 정부다. 내정 및 외교 문제에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게 대처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를 지키려는 자세가 분명하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인(信認)도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 전(前) 정부가 보여준 것과 같은 국정운영의 아슬아슬함은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국민은 정부가 큰 흐름에서 잘하는 것보다 작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천둥벌거숭이 같던 노(盧)정권의 좌충우돌에 지쳐 정권을 교체했지만 지난날의 고통은 어느덧 잊고, 새 정권의 허물을 확대해서 본다."
고 합니다.

이 칼럼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민언련 논평을 한 번 참고하시구요.

자, 어떻습니까?
김대중 주필과 류근일 주필을 이어갈 만한 자질이 충분히 보입니까?
민언련에서는 아예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지냈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을 따라 청와대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는데, 그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구요.

배인주 동아일보 논설주간.
앞으로 5년 동안 과연 어떤 글을 쓸지, 과연 동아일보에서 글만 쓸지 뭘할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안~놔 주간의 은밀한 칼럼' 앞으로 기대됩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 http://www.mediawho.net/trackback/150



이 영상이 ytn에선 '잘렸다'는 댓글이 확인해보니, 역시 ytn 돌발영상 페이지(http://www.ytn.co.kr/movnews/mov_list.php?s_mcd=0302)에서는 찾을 수가 없더군요..

참 대단하신 청와대, 대단한 이동관 대변인입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 http://www.mediawho.net/trackback/139

  1. 뻔뻔함과 악성(惡性) ; 돌발영상을 보고

    Tracked from 일체유심조  삭제

    고소영 정부의 본질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뇌물 수수자 명단을 발표하기 1시간 전 청와대 기자실에서 몇몇 방송기자들이 뇌물 수수자 명단에 대한 청와대의 ...

    2008/03/10 10:11
BLOG main image
미디어 비평 전문 블로그 : 미디어후비기
콧구멍에 코딱지가 앉았을 때, 코에 먼지와 온갖 잡것들이 쌓였을 때, 그래서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고, 때론 숨쉬기가 힘들 때, 코 한 번 시원하게 후비고 큰 덩어리를 파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함을 느낍니다. 방송을 보면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뭔가 찝찝함', '뭔가 불편함', '뭔가 파헤쳐야 하는 궁금함'을 시원하게 후벼볼랍니다. 미디어, 누구나(who) 후벼팔 수 있습니다.
by hangil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07)
뉴스후비기 (25)
드라마후비기 (12)
쇼오락후비기 (25)
다큐후비기 (17)
코후비기(잡설) (76)
찌라시후비기 (40)
조중동 잡다구리 후비기 (5)
관련글 모음 (0)
관련자료 모음 (0)
오늘의 사진 (5)

달력

«   200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267,039
  • 43394
textcube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