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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다운 원조 '개콘'

쇼오락후비기 2007/07/27 21:38 Posted by hangil



‘개그콘서트’ 400회, 그리고 공개코미디

 KBS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지난 7월 8일 400회를 맞았다. 1999년 9월 11일 첫 회를 시작한 이래 매주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며 달려온 지 햇수로 9년째다. 콩트와 슬랩스틱이 주를 이루던 기존 코미디계에 일대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코미디 프로그램의 판도 자체를 바닥부터 바꿔버린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역사가 이제 십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인터넷도 없고, 방송이라고는 지상파 채널밖에 없던, 그래서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던 70~80년대야 <웃으면 복이 와요>, <유머일번지> 같은 프로그램이 몇 년을 두고 ‘장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아니 1분 1초가 다르게 돌아가는 세상 소식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인 21세기에, 그것도 수 십 개 채널의 재미 일색, 자극 일색의 온갖 잡다한 프로그램이 리모컨만 돌리면 언제든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준비를 하고 있는 시대에, 국가기간방송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400회 동안이나 방송되다니!
  
   매번 방송 때마다 새로운 코미디, 더 웃긴 코미디를 선보여야 하는 숙명을 가진 코미디 프로그램이 ‘처음처럼’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것은 분명 예삿일이 아니다.
  
  
  ‘개콘’으로 인한 코미디계의 지각변동
  
  <개콘>의 방송 이후 국내 코미디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체제로 일대 전환을 이뤘다. 정통 코미디는 KBS 뿐만 아니라 SBS에서, 그리고 MBC에서 차례로 ‘퇴출’됐고, <웃찾사>와 <개그야>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프로그램만 새로운 형식으로 교체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정통 코미디로 대중들을 웃고 울렸던 ‘정통 코미디언’들도 시대 변화에 민감한 극소수 몇몇을 제외한 대다수가 방송계에서 ‘퇴출’되었다.
  
   <개콘> 도입의 ‘산파’ 역을 했던 전유성과 김미화는 그 공을 인정받고 살아남았다. 아니 후배들의 찬사와 존경을 받으며 정신적 지주로서 과거보다 더 높은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코미디판에 남아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임하룡은 영화판으로 진로를 옮겨 ‘어쨌든’ 살아남았고, 박미선은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경규는 이제 코미디언이기보다는 일명 ‘규라인’을 이끄는 MC로 역할을 굳혀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2년여 전 정통 코미디의 부활을 선포(MBC <웃는DAY>)하며 다시 코미디판으로 복귀한 적이 있지만 쓰디쓴 실패를 맛본 뒤에는 MC 역할에 충실하다. 물론 간혹 영화판으로 외도를 하기도 하지만.
  
   ‘정통 코미디언’의 범주에 속하는 최양락이 거의 유일하게 아직 현역에 남아 있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할 뿐(전유성은 ‘역대 최강의 개그맨은 당연히 최양락’이라고 평한 바 있다), 나머지 내노라 하던 코미디언들은 어느 순간 일제히 방송에서 사라졌고, 간혹 ‘명절 특집’이나 KBS <폭소클럽> 같은 프로그램이나 밤무대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
  
   대신, 방송계에는(지상파와 케이블, DMB, 위성 등 모든 매체를 막론하고) 20대 시퍼런 젊은이들이 그 자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젊은이들도 어느 순간 새로운 얼굴로 바뀌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도 대학로 곳곳의 공개 코미디 공연 소극장에서, 전국 각지에서 이름 없는 개그맨 지망생들이 <개콘>, <웃찾사>, <개그야>를 꿈의 무대로 삼아 절치부심 고된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개콘’의 신화창조
  
  이 모두는 <개콘>이 만들어 낸 변화다. 하지만 그런 <개콘>도 ‘시작은 미약했다’.
   <개콘>이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조연출을 맡아 전유성 등과 함께 공개 코미디의 탄생을 주도했던 서수민 KBS PD가 이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해줬던 일화를 소개한다.
  
  “<개콘>이 개그프로로서 처음 있는 공개방송이잖아요. 공개방송 녹화 들어가기 전까지 모든 사람이 걱정했어요. ‘그게 될까?’, ‘공개코미디가 될까’ 다 반대했어요. 하물며 출연자들도 반신반의하고, 스텝들은 불만이고, 그런데다 방청객으로 부른 사람들도 객석이 안차니깐 여의도공원가서 사람들 불러오기도 했으니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어쨌든 리허설을 했는데 무대로 보는 거랑 카메라로 보는 거랑 느낌이 이상해요. ‘큰일났구나, X 됐구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녹화가 딱 들어갔어요. 그 자리에 500명이 있었는데 500명이 우리가 계산했던 그 포인트에 정확히 쓰러지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에서도 쓰러지는 거예요.”
  
  그리고 그때부터 <개콘>의 신화는 시작되었다.
   코미디계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개콘>도 <개콘> 나름대로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개콘>에서 다뤄진 코너만도 수 백 개, 그 중에는‘봉숭아학당’, ‘사바나의 아침’, ‘갈갈이 삼형제’, ‘생활사투리’, ‘우비삼남매’, ‘도레미합창단’, ‘언저리뉴스’, ‘대단해요’, ‘깜빡홈쇼핑’, ‘춤추는 대수사선’ 등 기억에 남는 코너만 열거해도 수 십 개는 금방 생각날 정도다.
  
   <개콘>의 미덕 중 하나, 새로운 실험을 담은 새로운 코너를 선보이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는 점. <개콘>의 시도 자체가 실험이었던 터라, <개콘>은 출연자들의 다양한 실험이 선보이고 관객의 평가를 거쳐 시청자들에게 전해진 뒤 새로운 코너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무대였다. ‘언저리뉴스’, ‘도레미합창단’, ‘깜빡홈쇼핑’, ‘GoGo 예술속으로’, ‘착한 사람만 보여요’, ‘골목대장 마빡이’, ‘고음불가’, ‘사랑의 카운셀러’, ‘지역광고’ 등은 그 시도 하나하나가 새로운 코너였고,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과 재미,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 코너들을 통해 또 다른 ‘스타 개그맨/개그우먼’이 탄생해 다시 <개콘>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백재현, 김영철, 심현섭, 강성범에서 박준형, 정종철, 김준호, 박성호, 안상태를 거쳐 이수근, 유세윤, 김병만, 강유미, 신봉선, 장동민, 황현희 그리고 최근의 변기수(‘까다로운 변선생’), 김기열(‘지역광고’), 김원효(‘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에 이르기까지 <개콘>만큼 스타 탄생의 산실이 되는 프로그램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물론 조원석과 김미려, 정성호, 김주철 등을 탄생시킨 <개그야>에서도, 윤택, 김기욱, 김경욱, 김재우, 김신영, 양세형, 이동엽 등을 낳은 <웃찾사>에서도 스타는 만들어진다. 하지만 <개콘>과 비교하자면 중량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왜 그럴까?
  
  
  원조, 이것이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비해 <개콘>의 코너들에서 캐릭터가 더 살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5~1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웃음을 만들어내야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주는 것은 유행어, 개인기, 애드립, 스토리 등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결국엔 그 모든 것을 조화시켜낸 캐릭터가 살아 있을 때 전해 받는 느낌이 강해진다. <개콘>의 경우 캐릭터와 그 캐릭터의 연기, 유행어, 애드립,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면, <웃찾사>와 <개그야>의 경우에는 캐릭터보다는 유행어나 개인기, 애드립 그 자체만 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행어는 남고 개그맨과 개그우먼은 없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디서 들어본 유행어인데 누구 유행어인지는 모른다는 의미다.
  
   스토리가 <개콘>에 비해 다른 프로그램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콘>은 짧은 한 코너라도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살아 있는데, <웃찾사>와 <개그야>는 스토리의 완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토리가 가장 강조되는 ‘뮤지컬’ 같은 코너가 아니더라도 <개콘>에는 ‘대화가 필요해’,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불청객들’, ‘내 이름은 안상순’, ‘사랑의 카운셀러’ 등 스토리가 살아 있는 코너가 적지 않다. 반면 <웃찾사>와 <개그야>에서는 스토리 보다는 비슷한 상황을 반복하며 같은 유행어와 우스꽝스런 몸짓을 계속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개콘>의 코너에 비해 <웃찾사>와 <개그야> 코너들이 대체로 수명이 짧다는 점도 <개콘>의 중량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제작진과 연기자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건 된다’ 싶은 코너는 한 번 방송으로도 판단된다고 한다. 따라서 반응이 좋지 않은 코너는 금방 내리고 새 코너로 대체하려는 것은 제작진들로서는 당연지사. 그럼에도 <개콘>의 코너들이 더 긴 생명력을 갖는 것은, 공개 녹화 전까지 5번 정도나 이뤄지는 사전 검증 과정을 <개콘>에 비해 다른 프로그램이 부실하게 하거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웃찾사>나 <개그야>보다 <개콘>이 연기자들을 몇 번 더 믿어본다거나, 아이디어를 짜내고 한 코너를 완성하는 실력이 <개콘> 출연진들이 뛰어나거나 셋 중 하나가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관객과 시청자들의 충성도와 애정이 높아 언제든 웃을 준비가 되어 있든지.
  
   사실 <개콘>에 비해 <웃찾사>와 <개그야>가 보여주는 관객들의 모습이 다소 인위적이라는 것(특히 <개그야>)도 <개콘>에 신뢰가 가는 하나의 이유라 할 만 하다. 세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콘>에 비해 다른 프로그램들은 관객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를 더 자주, 그리고 강하게 부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이 코너의 흐름과 맞지 않는 느낌을 적지 않게 준다. 그리고 <웃찾사>와 <개그야>는 화면에서도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다기보다 미모가 뛰어난 여성을 클로즈업 하는데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코너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를 종합해보면, <개콘>이 400회까지 이르는 데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고, 그것이 후발주자인 <웃찾사>와 <개그야>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여전히 공개코미디를 선두에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경쟁 또 경쟁, 그리고 그늘
  
  하지만 또 한 가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개콘>이 성공적으로 400회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인에서 <웃찾사>, <개그야>와의 경쟁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이다. 타방송사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개콘>은 주마가편의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이 과정에 한 때 휘청했던 순간도 없진 않았다. 2003년 심현섭, 강성범, 박성호, 김준호 등을 위시해 <개콘>을 이끌던 일군의 연기자들이 대거 <개콘>을 떠나 <웃찾사>로 자리를 옮겼던 것. 하지만 <개콘>은 이 위기 상황에서도 박준형을 필두로 한 이른바 ‘갈갈이 패밀리’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을 활약을 보여주며 전화위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세 프로그램이 트로이카 체제를 이뤄 경쟁 속에서 자극을 주고받으며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경쟁체제의 그늘도 무시할 수 없다.
   “공개코미디가 재미없는 아이템은 빨리 없어지고 새로운 게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재미없는 개그맨은 바로 교체된다는 것을 말한다. 못 웃기면 내려와야 된다.”(정종철)
   “항상 심판을 받으러 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떨린다. 안 웃고 썰렁하다 싶으면 땀이 흐르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게 된다.”(박성호)
  
   공개코미디라는 틀에서 연기자들은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 경쟁과 타방송사 프로그램과의 경쟁이라는 두 번의 전쟁을 매주 치른다. 이 과정에서 “목이라도 매고 싶은 압박감을 느낀다”고 털어놓는 개그맨도 있다. 최양락은 공개코미디에 대해 “쉽게 얘기해서 요즘 개그프로는 젊은 개그맨들이 ‘누가 누가 더 잘 웃기나’를 겨루는 웃기기 자랑대회”라며 “‘자 여러분들, 지금부터 이 사람이 웃길 거 에요’ 이렇게 쌈을 시키면 그게 참 얼마나 어려운 무대가 되겠냐?”라고 지적한 바 있다. “코미디를 음미할 수 있고 뭔가 여운이 남고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는 건 꿈도 못 꾸고 그냥 디립다 웃겨야 되니깐 그게 아쉽다”는 거다.
  
  <개콘> 400회, 그리고 공개코미디 9년의 역사. <개콘>이 ‘처음처럼’ 한결같기를 바라면서도 또 한 번 코미디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새로운 프로그램도 슬슬 모습을 드러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된다. 어쩌면 치열한 경쟁체제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코미디가 어딘가에서 움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글은 '월간 말' 2007년 8월호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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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웃음주며 살고 싶은 여자 '서수민'(2)

[인터뷰2]'폭소클럽' 부활 책임진 서수민 PD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끼많고 기획력 뛰어나기로 소문났는데 비결은 뭐에요?
  
  아이구 아니에요. 내가 전생에 무슨 업보인지 폭소만 이렇게 잡고 있습니다. 처음 폭소1로 입봉(PD가 처음으로 자기 이름 걸고 프로그램 연출하는 것)했고, 이번에도 사실 ‘엔돌핀 업’같은 정통 코미디를 할 수도 있었지만 폭소는 내가 안하면 없어지는 프로그램이거든요. 만약 내가 해서 성공 못하면 다음 개편에 없어질 수도 있어요. 또 내가 만약 폭소 안하겠다고 하면, ‘그래 그거 없애버리자’ 그렇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1TV에서 오래갈 수 있는 코미디 프로로 만들고 싶어요. 걱정이 많아요.
  
  내가 보기엔 KBS가 승부수를 띄웠다고 보이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관료적이어서 ‘1TV에서 코미디가 가당키나 하냐’는 생각도 많이 해요. 그래서 그게 ‘가당하다’고 보여줘야 되는데, 폭소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깐 걱정입니다. 개콘은 웃찾사에서도 볼 수 있고 개그야에서도 볼 수 있고 얼마든지 볼 수 있잖아요. 근데 폭소클럽은 KBS밖에 없다구요. KBS에 가요무대가 있듯이 폭소클럽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모르겠어요. 똥이 될지 된장이 될지….
  
  폭소클럽 한참 뜰 때 아이 낳는다고 잠시 일을 쉬었잖아요. 블로그에도 한 번 들어가봤는데 아이가 정말 귀엽더군요. 일이 너무 바빠서 그 이쁜 아기와 같이 놀아주지 못하고 아쉽진 않으세요?
  
  많이 아쉽죠. 요즘 애가 막 삐뚤어지고 있어요. 폭소를 하면서 첫째 애 태교를 했잖아요. 그래서 애가 코미디 프로를 좋아해요. 나는 내가 코미디 PD니깐 코미디 프로를 안보여주고 싶거든요. 근데 웃찾사 ‘이건 아니잖아’ 이런 거 따라하고 그래서 가슴이 아파요.
  
  내 친구가 유명한 사진작가거든요, 걘 진짜 못생겼어요. 나보다 훨씬 못생겼어요. 남편도 못생겼어요. 근데 애를 낳았는데 남자애가 너무 예쁜 거예요. 왜 그럴까 생각했더니 걔는 임신 내내 우리나라 톱클래스 연예인들은 다 보고 살았잖아요. 그랬더니 애가 그렇게 예뻐요. 우리애는 웃겨요. 애가 매일 사람 웃기는 거 좋아하고, 함성 박수 소리에 막 흥분하고, 내 친구 애는 셔터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든요. 그래서 ‘태교가 되게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폭소를 그만뒀다가 다시 폭소를 시작하면서 또 임신을 했어요. 솔직히 진중히 고민했어요. 둘째애도 이렇게 웃기는 애를 낳아야 될까, 첫째가 그렇게 웃긴데? 그래도 방법이 없잖아요. 나중에 쌍으로 웃기겠죠. 하하하.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대한민국 대부분 여성 직장인들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방송계는 오래 버티는 여성이 많이 드물잖아요. 여성 PD로서 부딪치는 문제가 많을 텐데
  
  지금 KBS의 여성 PD 중에는 나보다 11년 선배가 있고, 그 다음에 내가 있어요. 그 사이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 조연출들은 여자가 더 많아요. 신입이 4명 들어오면 여자가 3명이에요. 지금 예능국에 여성 PD 8명으로 구성된 진달래회라고 있거든요. 이름이 진달래에요, 하하하. 보면서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죠. 예전에는 내가 어딜 가든 여자 PD라는 걸 먼저 알리려고 고민했지 프로그램은 그 뒤였어요. 근데 요즘 여성 PD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다른 것보다 우선하고, 여성적인 개념이 아예 없을 정도로 일하는 것 같아요.
  
  내가 애를 늦게 낳았던 이유 중 하나가 일을 해놓고 애를 낳아야 흠이 안 된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거든요. 근데 요즘 그런 분위기가 거의 없어졌어요. 애를 낳고 일을 해도 그 일만 잘 하면,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나도 역시 둘째를 낳건, 셋째를 낳건 맡은 일만 잘 하면 돼요. 여자 PD라는 거에 대해서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서로 적응이 된 거죠. 그게 굉장히 좋고, 그게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한편에선 걱정들이 많아요. ‘여자가 너무 많아지면 이 팀은 누가 이끌어 가냐’, 이런 흰소리도 하는데 뭐 여자가 이끌겠죠. 하하하.
  
  남편이 같은 방송국 드라마 PD인걸로 아는데, 부부가 둘 다 PD면 얼굴보기도 힘들 것 같은데.
  
  요즘은 둘 다 기획파트에서 준비하고 있어서 많이 보고요. 같이 바빠질 때는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살죠, 뭐. 애기는 시어머니께 신세를 좀 지고 있구요.
  
  
△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다시 코미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최근 KBS 개콘, SBS 웃찾사, MBC 개그야 등 방송3사 코미디 프로가 모두 선전하면서 ‘개그 삼국시대’라는 말까지 들리거든요. 요즘 코미디 프로 어때요?
  
  일단 다 재밌는 거 같아요. 웃찾사는 웃찾사대로 정신없이 웃기는 재미가 있고, 개콘은 개콘대로 재밌고, 개그야는 재미없었는데 요즘 재밌어요. 나는 그 ‘사모님’이라는 코너가 근 5년 만에 나타난 아주 재밌는 코너가 아닌가 싶어요. 너무 재밌어요. 또 ‘명품남녀’도 재밌게 보고요. 내가 지금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MBC 코미디에 대해 걱정이 많았어요. <웃으면 복이 와요>도 그랬고, <웃는day>도 그렇고… 아 저거 어떻게 하려고 저러나 싶었는데 요즘 재밌던데요.
  
  그런데 MBC가 개그야를 너무 띄우는 것 같던데요.
  
  MBC가 너무 우려먹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이해돼요. 왜냐면 근 5~6년 만에 코미디프로가 부활했으니깐 이후로 뒤 타자들이 곧 나오겠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조금 걱정이 돼요. 다른 프로에서도 막 띄우고. 예전에 개콘에서 뜨는 코미디언들이 일요일 낮에도 나오고 저녁에 개콘에도 나오고, 월요일 폭소클럽에도 나오고 예능프로 패널로도 나가더군요. 그거 보면서 회의하고 아이디어내고 연습할 시간은 있나 이런 생각이 들던데요.
  
  그게 막 돌고 도니깐 연기자들 단물이 빨리 빠지고 수명도 빨리 떨어지고, 그랬더니 개콘 하는 코미디언들은 수명이 길지 않다는 말이 있었어요. 개콘 초창기 때는 원수를 져 가면서까지 코미디언들을 다른 프로 패널로 안보내고 그랬는데, 요즘은 한편으로 그 사람들 그렇게 나가줘야 되는 것 같아요. 개콘만으로 살 수가 없거든요.
  
  MC가 못 받아도 300~400 받는데 코미디언들은 한 프로 찍고 30~40 받아요. 며칠 동안 아이디어 회의하고 연습하고 30~40 받는다구요. 기초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피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딴 일을 만들어줘야 하는 게 있어요. 정말 코미디를 사랑하는 사장님이 오면 코미디언들의 출연료를 지금의 3배 정도는 파격적으로 올려줘야 된다고 봐요. 그게 적정가라고 보거든요. 왜냐면 이들은 그 후가 없으니깐, 더더욱 그렇게라도 해줘야지 그들이 먹고 살면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어요. 작가료도 그렇고 방송이 착취가 심해요.
  
  요즘 개콘 보니깐 지나치게 ‘자학’ 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요. 마빡이라든지, 네박자, 폭탄스, 패션 7080도 그렇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이건 유도심문인데, 하하하. 그런 게 아쉬울 수 있죠.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재밌어하기 때문에 자학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자학으로 추하지 않게 웃기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 그게 또 개콘만의 장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학개그를 장르로 승화시킬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물론 그게 싫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물 흐르듯 변하게 되어 있어요. 곧 피디가 바뀌니깐 개콘에도 다른 물이 흐르지 않겠어요?
  
  개인적으로 개콘의 개그맨들 가운데 유세윤, 강유미, 정경미, 황현희, 김병만 등을 좋아해요. 정말 끼와 재능, 아이디어까지 톡톡 넘치는 것 같은데, 특별히 좋아하는 코미디언 있어요?
  
  난 유미랑 세윤이요. 강유미는 나를 보는 것 같아요. 하체가 뚱뚱해서… 하하하. 세윤이는 에너지도 많고 아이디어도 너무 많고 성실하고 연기를 너무 잘해요. 지금 개콘의 젊은 친구들이 그 다음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연기를 못한다는 거거든요. 개콘 밖에 못 하면은 다른 걸 못시키니깐 그게 걱정이죠. 옛날 코미디언들은 연기 잘해요. 그런데 세윤이랑 유미는 연기도 잘하고 남들을 세련되게 웃기는 게 어떤 건지 아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을 아주 좋아해요.
  
  아직 뜨지는 않았지만 흙속에 묻힌 진주처럼 앞으로 기대할만한 코미디언로 꼽을 만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김기열을 꼽을 수 있어요. 그 친구가 지금은 별 다른 역할은 안하고 그냥 ‘오빠 오빠’에서 조역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잘 할 것 같아요. 내가 개그사냥에서 너무 이뻐했던 친구에요. 많은 피디나 선배들이 그 친구를 좋아해요. 신동엽 어렸을 때 보는 것 같다고…. 그 친구만의 뭐가 있는데 아직은 덜 영글어서 빛을 못 보고 있지만 조금 더 영글어야겠죠. 잘 할 것 같아요.
  
  
△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이제 정리해볼까요. 앞으로 어떤 예능PD로 살아가고 싶으세요?
  
  예능PD 좋죠. 그냥 폭소클럽만 하고 싶어요. 남들 편안하게 웃음 주면서 살고 싶어요. 하지만 아마 그렇게 안 되겠죠. 예능PD라 하면 ‘경쟁력과 수익력, 시청률 이런 것을 담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PD’라는 전제가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부담이 커요. 폭소2를 1TV로 가야한다고 주장한 이유도 1TV로 가면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런 것에서 벗어나야 내가 하고 싶은 내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예능PD로서 산다는 건 그렇게만 못하거든요. 템포도 빨라져야 되고 인기에 영합도 해야 되고… 뭐 그런 것도 좋다고 보는데 그렇게만 살 수는 없지 않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양한 걸 보여줄 수 있는 예능PD가 되고 싶어요.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예능프로에서 한 명 뜨면 그 사람을 다른 프로에도 출연시켜야 사람들이 봐줘요. 사람들이 안보는 예능프로는 예능프로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겹치기도 하고 아이템도 겹치고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다보니 예능PD도 쳇바퀴 돌 듯 돌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시청자도 손해고 우리도 손해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건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하시고, 나는 쉽진 않겠지만 좀 다르게 ‘이런 것도 웃겨요, 재밌어요’라고 만들고 싶어요.
  
  
△예전 '폭소클럽' 엔딩. '여러분 오늘도 즐거우셨나요? 그렇다면 우산을 펼쳐주세요'

  
  KBS1TV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코미디. 한 번 폐지되었다 다시 부활하는 프로그램. 시끌벅적 요란하기보다 다양한 소재와 내용으로 승부하는 코미디. 방송계에 드물 디 드문 스타급 여성 예능 PD가 ‘장고’처럼 돌아와 연출을 맡은 프로그램. 폭소2에 대해서만큼은 큰 기대를 가져도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이 글은 2006년 10월 29일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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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웃음주며 살고 싶은 여자 '서수민' 

[인터뷰1]'폭소클럽' 부활 책임진 서수민 PD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사추위 구성이다, 파행이다’, ‘3배수다, 5배수다’, ‘정연주다, 아니다’ 그동안 KBS와 관련해 그다지 즐겁지 않은 이야기만 듣다 최근 크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지난 3월 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던 <폭소클럽>이 11월 다시 부활해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것도 토요일 밤 KBS1TV로.
  
  당시 <폭소클럽> 폐지 소식은 대단히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게 했고, 각 매체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언론관련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까지 내고 “신선한 형식과 내용, 풍자 넘치는 웃음을 시청자에게 선사한 것은 물론 신인 코미디언을 발굴·양성하는 산실의 역할도 톡톡히 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시청률 경쟁’에 떠밀려 사라지게 된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KBS가 <폭소클럽> 그대로이든, 다른 이름이든 <폭소클럽>의 장점을 이어가는 코미디프로그램을 다시 편성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락프로, 그 중에서도 코미디 프로그램의 폐지 소식에 대해 시민단체가 ‘논평’까지 내면서 ‘규탄’하기는 초유의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예전 '폭소클럽'이 100회를 맞았을 때. ⓒKBS

  
  KBS는 ‘다른 형태로 방송할 가치가 있다’며 부활의지를 살짝 비추긴 했지만, 방송계 관행상 한 번 없어진 프로그램이 다시 생겨난다는 건 실제 그런 일이 생기기 전까지 결코 믿을 수 없는 일. 그런 만큼 이번에 ‘부활’ 날짜와 시간, 채널까지 확정된 소식을 접한 후 반가움을 커질 수밖에.
  
  특히 2003년 원래 <폭소클럽>(이를 폭소1이라 부르자)이 탄생할 때 연출을 맡았던 서수민 PD가 부활하는 <폭소클럽>(이것은 폭소2)의 지휘를 다시 맡았다는 소식은 더욱 반가웠다. ‘개콘’ 시절 무대에 올라 직접 코미디까지 선보였던 스타PD 서수민. 당장 서 PD에게 연락해 약속을 잡고 여의도로 달려갔다.
  
  새 프로그램 준비한다고 바쁠 텐데 시간 내주어 고맙습니다. 어제도 밤 샜다구요? 요즘 하루를 어떻게 보냅니까?
  
  하하하, 그렇게 바쁜 건 아니구요. 3월 내릴 때 1TV로 가기로 하고 내렸기 때문에 그 동안 편하게 잘 놀았어요. 폭소가 원래 있던 포맷이잖아요. 한 명씩 나와서 이야기하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다른 거랑 차별성이 있는 거고, 그 범위 안에서 프로그램 준비하기 때문에 크게 회의를 벌이는 건 없어요. 다만 콘텐츠나 새로운 사람 개발하는 게 문제라서 작가들이 고민이 많아요. 어떤 말 잘하는 새로운 사람이 없을까 찾고 있고, 작가들이 찾아오면 난 보고 ‘재미있다, 없다’를 판단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한가해요.
  
  
△폭소클럽 부활을 책임진 서수민 PD.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폭소클럽 부활 소식은 정말 반갑더군요. 근데 가을 개편에서 또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인 <엔돌핀 업>도 생긴다고 하는데, 그러면 지금 <개그콘서트>랑 <개그사냥>이랑 코미디 프로가 네 개나 편성되는 건가요?
  
  개그사냥은 없어져요. 사실은 폭소가 가지는 가장 큰 문제가 개콘과의 차별화였거든요. 희곡실에 있는 개그맨은 다 같은 KBS 개그맨인데, 개콘이랑 폭소랑 포맷이 거의 다르지 않으니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포맷인데 그것을 버리기도 아깝고, 하지만 그런 문제가 2TV에 그대로 있으면 넘기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 우리는 1TV로 가자, 1TV로 갔을 때는 공영적인 코미디를 할 수 있다고 윗분들을 설득했어요. 근데 아직 1TV에서 코미디를 한 적이 없거든요. 공영적인 코미디가 뭔지 윗분들도 모르고 나도 잘 모르구요. 하지만 코미디가 극히 오락적이고 말초적인 것만 상상할 게 아니라 공영적인 코미디도 가능하다는 포맷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폭소가 아닐까했는데, 그 부분에서 윗분들이나 연출진의 마음이 맞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우리의 최대 고민은 1TV적인 코미디는 뭘까 그거에요.
  
  말씀 하신 게 바로 1TV의 공영성을 더욱 활성화시켜내는 이른바 ‘K1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건데, 나도 의구심이 조금 들긴 듭니다. 수많은 교양프로와 수많은 시사프로 사이에서 예능 특히 개그프로로서 폭소2가 공영방송 활성화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세요?
  
  솔직히 오늘 오전까지도 윗분들이 걱정이 많았어요. 정치풍자를 한다니깐, 이거 참 이러다 잘못되면 괜한 구설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시는 거죠. 2TV에서 하면 그냥 이건 오락이다하고 가볍게 넘어가면 되는데, 1TV에서 하면 이건 KBS가 책임져야 될 문제가 되거든요. 그러니깐 굉장히 조심스러운 것 같더라구요. 원래 우리는 수위를 막 올릴 생각이었어요. 독한 것도 몇 개 있고…, 하지만 그런 걱정들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중이에요.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조금만 소개해주세요. 누가 어떤 걸 하는지…
  
  뭐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어서 소개할만한 건 없는데요…. 이제 3김시대의 정치풍자는 끝났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지금 대두되고 있는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개그를 준비했었는데 너무 조심스러웠어요. 사실 개그맨들도 3김은 끝났다고 보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 성대모사를 준비하는 남자 개그맨도 있어요. 그런 것을 가지고 기획안을 올렸더니 ‘아이구야’하시면서 ‘이거 이러다 큰일나겠구나’라는 반응이 나왔어요. 그래서 우리도 지금은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메인은 아니고, ‘여당야당뉴스’도 있었는데 그것도 좀 어려울 것 같고… 라디오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시는 김용민 씨가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왔어요. 그 분이 말씀을 되게 재밌게 하더라구요. 성대모사도 잘하고, 개그감각도 있고 그 분이 ‘뉴스 바로잡기’ 그런 내용을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황의건 씨라고 커밍아웃한 게이 CEO가 있거든요. 그 사람이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 등과 관련한 개그를 준비하고 있어요. 근데 그런 부분도 기독교를 가지고 있거나 하신 윗분들께서 ‘굳이 커밍아웃을 방송에서 해야겠냐’며 많이 걱정하시고 있어요. 하하하.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역시 기대한 만큼 새로운 것들이 많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 정도 새로움은 있어야 될 것 같아서 배치했는데 1TV라 더 조심스러워들 하십니다. 나도 지금 수위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있는 중이긴 한데 폭소2 준비하는 사람들 열의는 대단합니다. 미국과의 외교단절까지 갈 수 있는 멘트들도 있고, 하지만 그런 부분을 다 못할 거에요, 하하하. 게이도 만약 방송 나가면 마치 우리나라에 게이가 급증할 것 같은 그런 선동성 발언들도 준비했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그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지금은 일단 게이는 묻어야 될 것 같아요.
  
  요즘 판소리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아져서 인터넷뉴스를 판소리로 전하는 그런 형식도 있구요. 한옥정이라는 탈북자 가수가 ‘북한에 뭐가 있다, 없다’ 이런 내용으로 북한이야기를 준비했는데 되게 재밌어요.
  
  폭소1에서도 사회풍자, 정치풍자가 적지 않았잖아요. 혹시 서 PD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나는 정말 시사는 몰랐어요. 우리나라에 정당이 ‘여당’, ‘야당’ 이렇게 있는 줄 알았어요. 세상에 불만도 없고, 결혼도 마음대로 되고 입사도 마음대로 되고, 배고픈적도 없고 솔직히 불만이 없었어요. 하지만 회사 들어와서 폭소클럽 하다보니깐, 가장 아쉬운 게 그것인 것 같았어요. 다양하지 않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않고 우리 생각도 다양하지 않구나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방송국에 있는 PD로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합니다.
  
  폭소클럽 같은 경우도 요즘 개콘 같은 프로그램들이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 또 다른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긴다고 봐주면 좋은데 그렇게 여유 있지 않으니깐 그런 것들이 아쉽고, 폭소클럽에서 저렇게 떠들 수 있지, 게이가 나와서 ‘게이 너무 좋아요. 남자들 다 게이하세요’라고 말 할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안하잖아요. 그런 게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폭소가 1TV로 가서 그런 얘기를 더 많이 해서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마찬가지로 정치도 다양하게 생각하면 될 텐데 그죠?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왜 방송국 들어와서 하필 코미디 프로를 하게 됐어요?
  
  나는 남들 웃기는 게 좋아요. 그게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개콘 맨 처음 할 때 조연출이었는데, 그게 개그프로로서 처음 있는 공개방송이잖아요. 공개방송 녹화 들어가기 전까지 모든 사람이 걱정했어요. ‘그게 될까?’, ‘공개코미디가 될까’ 다 반대했어요. 하물며 출연자들도 반신반의하고 스텝들은 불만이고. 방청객으로 부른 사람들로 객석이 안차니깐 여의도공원가서 사람들 불러오고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는데 녹화가 딱 들어갔어요. 정말 그 자리에 500명이 있었는데 500명이 우리가 계산했던 그 포인트에 정확히 쓰러지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에서도 쓰러지는 거예요. ‘우와~~’ 그때 저는 PD로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은 다 느낀 것 같아요. ‘이게 방송국 PD가 느끼는 거구나’, ‘남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이거구나’. 방송만 하면 잘 모르잖아요. 그땐 인터넷도 잘 없으니깐, 그 즉시 사람들이 열광하고 좋아하는 리액션이 바로 나오니깐 그때부터 코미디를 좋아했던 건줄 모르겠어요. 정말 남들 웃기는 건 너무 재밌어요.
  
  (계속해서 관련기사 '서수민 PD 인터뷰2'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2006년 10월 29일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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